대세론 없는 '초박빙 승부'…선호투표제가 가른다
송영길 2순위 변수로 부상…65.2%가 김민석 선택
정청래 1차서 1위, 김민석 역전시 '후유증' 우려도
2026-08-03 18:00:33 2026-08-03 18:53:23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차기 민주당 당대표 선출을 위한 시도당 권리당원 순회경선에서 김민석 전 국무총리와 정청래 전 대표의 1승씩 나눠 가졌습니다. 두 후보 모두 압도적 지지를 등에 업지 못했는데요.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3위 후보의 2순위 표가 선거를 좌우할 것으로 보입니다. 선호투표제 특성상 김 전 총리의 역전 가능성도 점쳐지지만 저조한 득표율로 당 장악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왼쪽)와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지난 2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민주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합동연설회에서 미소 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선호투표제가 키운 '3위 존재감'
 
3일 민주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정 전 대표는 전날 발표된 부산·울산·경남(부·울·경, PK) 권리당원 순회경선에서 46.65%(2만5189표)를 얻어 43.85%(2만3675표)의 김 전 총리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습니다. 하루 전 발표된 충청권 경선 결과를 합치면 정 전 대표는 총 45.51%(5만518표)를 기록했습니다. 김 전 총리 득표율 44.52%(5만307표)와 비교하면 불과 0.99%포인트 차이입니다.
 
충청권 경선에서 패한 뒤 부·울·경에서 승리한 정 전 대표는 경선 결과 발표 직후 "역전승을 하게 해준 부·울·경 당원 동지들께 감사드린다"고 밝혔습니다. 2위로 충청권과 부·울·경 1라운드를 마감한 김 전 총리는 페이스북에 "국민 여론조사까지 감안하면 첫 주 결과는 약간 우세로 마감된 듯하다"고 총평했습니다.
 
친명(친이재명)계 김 전 총리와 정 전 대표가 접전을 펼치면서 두 지역에서 9.97%(1만2156표)로 3위를 기록한 송영길 전 대표의 존재감이 커지는 양상입니다.
 
이번 당대표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변수로 부상한 건 선호투표제 때문입니다. 선호투표제는 후보별 순위를 매긴 뒤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탈락한 최하위 후보가 받은 2순위 표를 1위와 2위 후보에게 재분배하는 방식입니다. 역대 민주당 당대표 선거에선 적용되지 않았던 선호투표제는 최근 '현직 대통령 연임 개헌' 논란을 빚은 조정식 국회의장 선출에 활용되긴 했습니다.
 
지금 추세가 이어진다면 결선으로 치러지는 선호투표에선 송 전 대표가 받은 2순위 표가 누구에게 흘러가는지가 선거 판도를 바꾸는 셈입니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김 전 총리가 송 전 대표의 2순위 표를 대다수 가져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달 30일 공표된 <미디어토마토> 194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7월27~28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자동응답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차기 당대표 2순위를 묻는 질문에 33.9%가 송 전 대표를 선택했습니다. 김 전 총리는 12.9%, 정 전 대표는 9.0%로 나타났습니다.
 
같은 달 27일 공표된 <여론조사 꽃> 여론조사 결과(7월24~25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무선전화면접)를 보면 민주당 차기 당대표로 송 전 대표를 고른 응답자 중 65.2%는 2순위 선호 후보로 김 전 총리를, 16.9%는 정 전 대표를 선택했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송 전 대표도 이 같은 선호투표제 특성을 의식한 듯 이날 순천 시민 공감 토크에서 "선호투표제로 송영길을 찍어도 아무 사표가 없다"며 "2번(2순위로) 김민석을 찍으면 표가 다 합쳐진다"고 말했습니다. 뒤이어 "이번 충청 (경선)을 보더라도 어느 한 사람이 과반수를 얻을 수가 없게 돼 있다"면서 "송영길이 10% (득표율)만 나오더라도 (누구도) 과반수가 안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대표는 김민석에게…명분은 정청래에게
 
친명계 내부에선 김 전 총리가 3위 후보의 2순위 표 없이도 과반 득표를 달성할 것이란 예측을 내놨습니다.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당대표 선거가) 선호투표까지 안 갈 거라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김 전 부원장은 그러면서 "'(표를) 몰아주자' 이런 걸로 돼서, 그걸 감안하면 (김 전 총리 득표율이) 50% 넘지 않을까 전망한다"고 내다봤습니다.
 
당 밖에서 바라본 시각은 달랐습니다. 김 전 총리가 선호투표 도움을 받아 역전에 성공할 경우 당 장악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핵심입니다. 
 
김봉신 메타보이스 대표는 "1위 후보가 (3위 후보의) 2순위 표까지 합쳐도 득표율 60%를 넘지 못한다면 그립감(장악력)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가능하다"며 "이렇게 되면 계파 경쟁이 대등한 어깨 싸움으로 계속될 여지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이어 "경쟁으로 인한 균열을 봉합하는 통합 행보가 나올지, 분열 상황을 계속 이어갈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으로 전개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관옥 시그널 정치연구소 소장은 "이번 당대표 선거는 김 전 총리의 확장력과 정 전 대표의 1순위 표 결집 대결"이라며 "어느 후보든 1위를 지키다 최종 당선된다면 선호투표는 기능적인 보완재 역할에 그치지만, 반대의 경우 선호투표 덕분에 이겼다는 뒷말도 나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전 총리가 선호투표제를 통해 당선된다면 법적 권한을 갖겠지만 정치적 명분과 목소리를 키울 수 있는 근거는 정 전 대표에게 주어질 수 있다"며 "정 전 대표가 1위를 지켰지만 선호투표로 패배한다면 더 많은 당원들의 표를 받았다는 명분이 있기 때문"이라고 짚었습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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