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근육은 부풀리는 것이 아니라 덜어내는 것으로 완성됩니다. GM이 쉐보레 브랜드에 담아낸 디자인 철학도 이와 닮아 있습니다. 묵직한 존재감은 유지하되 군살은 걷어내고, 그 위에 날렵한 선을 더하는 방식으로 정통 아메리칸 헤리티지를 오늘날의 조형 언어로 재해석하고 있는 것입니다.
쉐보레 2026년형 트랙스 크로스오버. (사진=한국GM)
근육질의 강인함과 날렵한 세련미를 동시에 구현하는 이 디자인 철학은 ‘린 머스큘래리티(Lean Muscularity)’로 불립니다. 말 그대로 ‘군살 없는 근육질’을 뜻하며, 차체 표면에 불필요한 장식을 덜어내는 대신 바퀴를 감싸는 차체 부위(펜더)와 엔진룸 덮개(후드) 라인에 입체적인 볼륨을 살려 근육질의 힘을 표현하고, 여기에 날렵하게 떨어지는 캐릭터 라인을 더해 무겁지 않으면서도 강인한 인상을 완성하는 방식입니다. 이는 과거 아메리칸 머슬카에서 이어져온 다부진 이미지를, 오늘날의 세련된 조형 언어로 재해석한 결과로 풀이됩니다.
쉐보레의 100년이 넘은 상징인 ‘보타이(Bowtie)’ 엠블럼도 이런 흐름에 맞춰 진화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골드 컬러 대신 블랙 보타이와 글로스 블랙 시그니처를 적용하며 전면부 디자인에 미래지향적인 정체성을 더했습니다. 여기에 날렵하게 다듬어진 듀얼 포트 그릴과 유기적으로 연결된 분할형 헤드램프 디자인을 적용해, 쉐보레 특유의 날카로운 주간주행등(DRL)과 입체적인 리어램프 그래픽을 통해 도로 위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완성한다는 설명입니다.
쉐보레 소닉 RS 티저에 등장한 새 엠블럼. (사진=GM 쉐보레)
실내 디자인에서도 강인함과 세련미를 동시에 담아내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표 모델인 트레일블레이저의 경우 운전자 중심의 플로팅 타입 계기판과 인체공학을 기반으로 한 대형 터치스크린을 나란히 배치한 듀얼 스크린 형태의 인테리어를 적용했습니다.
역동성과 실용성을 결합해 대담하고 강렬한 존재감을 시각적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 이 디자인 철학의 핵심입니다. GM 디자인팀은 근육질의 볼륨감이 단순히 힘을 과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주행성과 실용성으로 이어지도록 설계하는 것을 지향점으로 삼고 있습니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실내. (사진=GM 쉐보레)
디자인 진화는 GM 글로벌 디자인 총괄인 브라이언 네스빗 수석부사장의 지휘 아래 이뤄지고 있습니다. 네스빗 총괄은 캐딜락 디자인을 이끌던 시절 콘셉트카 ‘오퓰런트 벨로시티’와 ‘솔레이’ 등을 선보인 바 있으며, 지난해 7월 마이클 심코의 뒤를 이어 GM 디자인을 총괄하게 됐습니다.
그는 전통적인 묵직함을 넘어 공기역학적 효율성을 극대화한 슬릭(Sleek)하고 미래지향적인 실루엣으로 디자인을 진화시켜 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네스빗 총괄은 최근 인터뷰에서 업계의 디자인 다양화 흐름을 두고 “예상 밖의 해법이 나올 때 반갑다”고 말했습니다.
지속가능성 측면에서는 얼티엄(Ultium) 플랫폼 기반의 미래지향적 아키텍처가 디자인 전반에 반영되고 있습니다. 가벼우면서도 견고한 친환경 소재와 디지털화된 하이테크 인테리어를 도입해, ‘스마트하고 책임감 있는 모빌리티 디자인’을 새로운 시각적 언어로 정립해 나가고 있는 것도 최근 GM 디자인 전략의 특징으로 꼽힙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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