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수도권 집값과 전월세 가격이 동반 상승하며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민심이 들끓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옳았다고 평가하며 "정책이 결국 시장을 이긴다"고 했습니다. 시장 불안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도 정책 실패를 인정하지 않는 듯한 장관의 답변을 두고 논란이 예상됩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1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머리를 짚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권서도 부동산 시장 파동 '우려'
김 장관은 11일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재명정부 지난 1년 동안 수도권의 부동산 정책들이 옳았다고 보나"라는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예"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매매·전세·월세 가격이 지금 모두가 상승하는 트리플 강세로 지금 거의 부동산 불지옥이라고 한다. 그런데도 지금 잘하고 있다는 건가"라는 김정재 의원의 물음에 다시 "하여튼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응수했습니다.
곧장 김정재 의원이 "이재명 대통령이 '정부 정책을 이기는 시장은 없다'고 얘기했다. 그것도 동의하나"라고 하자 김 장관은 "예"라고 했습니다. 김정재 의원이 재차 "정책이 결국 시장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나"라고 쐐기를 박자 김 장관은 웃으며 "네"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월25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시장을 이기는 정부도 없지만, 정부를 이기는 시장도 없다"고 적은 바 있습니다. 부동산에 쏠린 자금을 주식 등 다른 시장으로 돌릴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겁니다. 하지만 반년 뒤 주가 하락과 주택 가격 상승 등이 이어지며 정작 정부가 시장 역공에 속수무책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에 김정재 의원은 "공급이 부족하다 보니까 집값이 올라간다. 당연히 시장이 그렇다"며 "그래서 집값이 올라가니 세금을 때리고, 세금을 낼 형편이 안 되니 지방으로 가야 한다. 왜 거주 이전의 자유를 빼앗고 재산권을 침해하나"라고 일갈했습니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도 거들었습니다. 김미애 의원은 "'세금으로 집값 잡는 일 하지 않겠다. 집값을 억지로 누르면 반드시 튀어 오른다'고 했는데 거짓말"이라며 "집권하자마자 꺼낸 게 대출 규제였고 세금으로 잡지 않겠다더니 비거주 1주택자의 보유세·양도세까지 한꺼번에 올린다"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시장은 규제를 집값 상승 신호라고 경고했는데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다수를 규제지역으로 묶었다"며 "국민은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심정일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여권에서도 시장 파동에 대한 우려가 나왔습니다. 강득구 민주당 의원은 "비거주 1주택을 규제하게 되면 소유자는 그 주택에 실거주하거나 매도해야 한다"며 "기존 세입자가 시장으로 나면 전월세 수요가 늘고 또 전월세 가격은 상대적으로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짚었습니다.
아울러 "그렇기 때문에 실제로 전셋값 상승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서 시장에서 계속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며 "전월세 가격 상승 내지는 좀 극단적인 내기로 폭등에 대한 우려 이런 것들에 대한 좀 디테일한 대응도 동시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1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참모진에게 답변 '폭탄 돌리기'
복잡한 질문에 김 장관이 즉답을 피하는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정부 한쪽은 결혼을 장려하고 한쪽은 분가 혹은 이혼을 독려하는 게 말이 되나. 내년에 주택 구입 혹은 전세자금 융자 예산 어느 정도 신청할 계획인가"라며 부부 공동명의 1주택 과세안과 관련해 세부적 설명을 요구하자 김 장관은 "디테일한 내용이라 정확한 숫자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을 얼버무렸습니다.
결국 참모진에게 답변을 떠넘겼습니다. 김은혜 의원이 다시 "올해보단 정책대출 규모를 늘릴 생각인가"라고 질문을 선회했지만 김 장관은 "그 문제에 대해서 우리 주택실장이 답을 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답을 회피했습니다.
'폐버스'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황희 민주당 의원은 이날 전체회의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황 의원은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버스 하우스'를 청년 임시 주택 공급 방안으로 제시했습니다. 폐버스를 개조해 청년에게 제공하자는 구상에 여론의 비판이 쏟아졌고, 황 의원은 발언 사흘 만에 공개 사과했습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적어도 국민, 특히 청년들이 느끼는 감정에 대한 조금의 고려가 있었다면 이런 제안을 할 수 없지 않겠나"라며 "어려운 상황에서 주거 불안으로 부동산 불안으로 고통받는 상황에서 국민에게 염장을 지르는 이런 제안은 더 이상 있을수록 없지 않겠나"라고 질타했습니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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