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장 사의에도 '정책 전환' 미지수…지지율 추가하락 우려
하마평에 김정관·이한주·윤창렬·하준경 등
관료 중심 경제 라인 교체…경질론에 거리두기
2026-09-02 16:30:24 2026-09-02 16:52:27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이재명정부 1기 왕실장으로 불리던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물러나면서 차기 '경제 사령탑'에 시선이 이동하고 있습니다. 다만 현재 거론되는 후보군 중 누가 사령탑을 맡는다고 해도 정책 기조의 전환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합니다. 이 경우 '쇄신'을 위한 교체가 오히려 지지율의 추가 하락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지난달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주권정부 제1차 반부패정책협의회에 참석한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 (사진=뉴시스)
 
후임 인선 작업 개시…기조 전환 대신 '속도'
 
2일 청와대에 따르면 김 전 실장에 대한 사표 수리에 이후 정책 공백 방지를 위한 후임 인선 작업이 개시됐습니다. 청와대는 김 전 실장의 사의 표명이 사전에 논의된 게 아닌 만큼 후임 인선 작업도 이제 개시했다는 설명을 내놓고 있습니다. 
 
왕실장으로 불리며 이재명정부 경제정책 전반을 총괄하던 김 전 실장은 사의 표명 직전까지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성장의 불씨를 되살려야 한다"며 정책 구상을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국정 지지율이 연일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내부 기류가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부동산과 증시와 관련한 민심 악화를 버텨낼 수 없던 겁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책 집행에 원활한 동력을 제공하기 위해 참모가 바뀐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청와대는 차기 경제 사령탑 자리를 오래 비워둘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이와 관련해 차기 정책실장 후보군이 거론되고 있는데요.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게 관료 출신입니다. 
 
이미 2기 개각 인선을 보더라도 '경제 라인'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차관 출신들의 승진 인사가 이어졌습니다.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에 이형일 재경부 1차관이 이름을 올렸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는 홍지선 국토부 2차관이 지명됐습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한 정부 1기 내각이 '안정'에 방점을 찍었다면, 2기 내각에서는 실무자들을 통해 '속도'를 올리겠다는 구상입니다. 청와대는 이미 1기 내각에서 정책의 큰 그림은 완성돼 있다는 입장입니다.
 
즉 차기 경제 사령탑에 누가 온다고 해도 현재의 정책 기조를 전환하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이미 이 대통령은 정책 전환이 아닌 현 정책의 '속도'에 방점을 찍고 있습니다. 또 전날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 참모는 평균 1년 2개월~1년 6개월 재임하고, 정책 집행에 원활한 동력을 제공하려고 교체된다"며 김 전 실장에 대한 '경질'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2기 개각 발표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던 김 전 실장이 유임되는 듯했지만, 여론 악화에 '자진 사의'로 정리한 겁니다. 부동산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등 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은 묻지 않은 셈입니다. 
 
때문에 현재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이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입니다. 관료 출신인 김 장관은 기업 경험도 동시에 갖고 있습니다. 게다가 3대 메가프로젝트와 대미 투자 등의 최전선에 있어 '연속성'을 지닌 인물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관세 협상 과정에서 김 장관을 '아주 터프한 협상가'라고 거론한 바 있는데, 이 대통령의 신임도 두텁습니다. 하지만 김 장관이 정책실장으로 이동할 경우 장관 공백이 추가로 발생해 추가 개각이 필요해지는 데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과 대미 투자 협의를 진행 중인 만큼 차질이 불가피합니다.
 
관료 출신으로는 현 정부 초대 국무조정실장을 지낸 윤창렬 전 실장과 문재인정부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이호승 전 실장 등이 거론됩니다. 정부 출범 당시 초대 정책실장 후보군이었던 고형권 BS그룹 부회장, 김이태 삼성카드 사장 등도 기용 가능성이 있습니다.
 
청와대 내부에서 하준경 경제성장수석 또는 류덕현 재정경제보좌관의 승진도 점쳐집니다. 하지만 청와대 내부 승진의 경우 쇄신의 의미가 반감되는 데다 '정책 전환'이 없다는 선언에 가까운 인사로 꼽힙니다.
 
이 대통령의 '경제 책사'인 이한주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 겸 대통령정책특별보좌관과 미래에셋대우증권(현 미래에셋증권) 사장 출신인 홍성국 민주당 국가경제자문회의 의장도 후보군에 올랐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지지율 하락 원인은 '부동산·코스피' 정책
 
현재 거론되고 있는 후보군의 공통점은 '연속성'입니다. 정책 기조의 전환보다는 현 정책의 연속성을 바탕으로 실행력에 방점을 찍은 겁니다. 이 대통령도 전날 X(엑스·옛 트위터)에서 "사필귀정(모든 일이 결국 옳은 이치대로 돌아간다)"며 "민생·개혁·통합은 종합 실적으로 마지막에 평가받는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지지율 추이는 심상치 않습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이날 발표한 정기조사 결과(8월31일~9월1일 조사,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 ARS 조사)에 따르면 9월 첫째 주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 긍정 평가는 41.2%로 조사됐습니다. 
 
같은 조사기관의 직전 조사를 보면, 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는 명확합니다. 8월 첫째 주 47.8%였던 지지율은 8월 셋째 주 42.8%를 기록하는 등 꾸준히 하락했습니다.
 
<리얼미터·에너지경제>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ARS 조사)에서도 비슷한 기간 흐름은 유사하게 나타났습니다. 7월 다섯째 주 45.9%였던 지지율은 8월 둘째 주 43.0%를 기록한 뒤 8월 넷째 주 38.9%까지 떨어졌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각각의 여론조사 기관에서 동일한 하락세가 나타나는 건데요. 각 기관들이 공통으로 분석하는 '지지율 하락 원인'은 부동산과 증시 등 경제 정책입니다. 때문에 2기 경제 사령탑의 인선에 '정책 기조' 변화가 담기지 않는다면 지지율 하락세를 면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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