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상담 답답한데"…은행들 '멀티모달'로 확대
상담원 연결 지연·반복 답변에 소비자 불편
2026-09-03 15:29:48 2026-09-03 15:54:21
[뉴스토마토 이지유 기자] 은행들이 인공지능(AI) 상담 서비스를 앞다퉈 확대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이 겪는 불편은 여전합니다. AI가 질문의 맥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거나 상담원 연결을 지연시키면서 원하는 답변을 받지 못하는 이른바 'AI 뺑뺑이'가 대표적인데요. 멀티모달 등 AI 고도화 과정에서 이런 문제 해결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생성형 AI와 기존 상담 시스템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AI 상담봇' 구축에 나섰습니다. 계좌 조회나 서류 발급처럼 업무 절차가 명확한 경우에는 기존 시스템을 활용하고 복잡한 질문은 생성형 AI가 고객의 의도를 파악해 답변하는 방식입니다. 음성 상담과 스마트폰 화면을 연계하는 기능도 도입합니다. 고객이 음성 안내를 들으면서 화면에서 약관에 동의하거나 서류를 확인하고 제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도록 하는 구조입니다. 우리은행은 오는 12월 10개 업무에 우선 적용한 뒤 내년 5월 전체 구축을 완료할 계획입니다.
 
KB국민은행은 기존 콜봇을 생성형 AI 기반 음성 상담 에이전트로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대규모언어모델(LLM)에 검색증강생성(RAG), 음성인식·합성 기술 등을 결합해 정해진 문구가 아닌 일상적인 질문의 의도와 앞선 대화 내용을 파악해 상담을 이어가는 방식입니다. 전화와 스마트폰 화면을 하나의 상담 과정으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통화 내용을 화면에 문자로 보여주고 필요한 경우 관련 화면으로 이동시키며 콜봇과 보이는 자동응답시스템(ARS) 등도 연계합니다. 음성으로 전달하기 어려운 정보는 화면을 통해 확인할 수 있도록 해 상담 과정에서의 반복 질문과 채널 이동을 줄이겠다는 취지입니다.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도 대고객 생성형 AI 서비스 확대에 나서고 있는데요. 신한은행은 자연어 금융상담과 외국어 번역 등을 제공하고 있으며, NH농협은행은 올원뱅크에서 고령층을 대상으로 쉬운 금융 상담을 제공하고 외국인에게 13개 언어 상담·번역 서비스를 제공 중입니다. 
 
한 은행 관계자는 "AI 상담을 고도화하는 것은 단순 문의를 자동으로 처리하는 데서 나아가 상담과 금융 업무를 하나의 디지털 채널에서 끝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며 "AI가 단순·반복적인 문의를 맡으면 상담원은 설명이나 판단이 필요한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문제는 기술 고도화가 곧바로 소비자 편의 개선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AI 상담원은 학습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답변하기 때문에 고객의 구체적인 상황이나 복잡한 질문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할 수 있는데요.
특히 분쟁이나 피해 구제처럼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책임 소재를 판단해야 하는 민원에서는 사람이 개입할 필요성이 더욱 커집니다.
 
실제로 AI 상담이 고객의 문의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상담원 연결까지 지연시키면서 소비자 불편 목소리도 잇따릅니다. 한 금융소비자는 "간단한 문의인데도 AI가 질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비슷한 답변만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며 "상담원과 통화하고 싶은데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해서 오히려 시간이 더 오래 걸리는 느낌"이라고 말했습니다.
 
금융사들이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상담원 인력을 줄이고 AI 상담을 확대할수록 이런 불편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는데요. 금감원은 은행 등 금융권의 콜센터 운영 현황과 민원·분쟁 처리 시스템 전반을 점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특히 상담원 연결 지연으로 민원 접수 단계부터 소비자가 불편을 겪는 문제 등을 살펴볼 것으로 전망됩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콜센터 상담원과 연결이 지연되는 문제부터 금융사들이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할 민원을 금감원에 의존하는 등 각종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며 "금융사 민원 처리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KB국민은행이 운영 중인 생성형 AI 상담 챗봇 화면. (사진=국민은행 앱 캡처)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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