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고려아연(010130) 임시주주총회가 약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주총에서 선임할 ‘감사위원 1석’에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감사위원은 회계와 내부통제 등 주요 업무를 감독하며 경영진을 견제하는 역할을 하는 데다, 경영진과
영풍(000670)·MBK 중 어느 측 후보가 선임되느냐에 따라 이사회 세력 구도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감사위원 선임에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이른바 ‘3% 룰’이 적용되는 만큼 기관투자자와 외국인, 소액주주의 표심이 승부를 가를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3월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이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오는 9일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호텔에서 임시주총을 개최하고 집중투표 방식으로 뽑는 독립이사 4인,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독립이사 1인 선임 등의 안건을 처리할 예정입니다. 오는 10일 본격 시행되는 상법 2차 개정안에서는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인 기업에 2인 이상의 감사위원을 분리해 선임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이번 임시주총 및 감사위원 선임은 이에 대한 대응인 셈입니다.
우선 독립이사 4석은 고려아연 측과 영풍·MBK 측이 각각 2석씩 나눠 가질 것으로 분석됩니다. 양측이 후보를 2명씩 추천한 데다, 투표도 집중투표로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예정대로 선임될 경우 고려아연 이사회 구도는 경영진 측 11명과 영풍·MBK 측 7명으로 재편됩니다. 집중투표는 선임할 이사 수만큼 주식 1주당 의결권을 부여해 특정 후보에 몰아주거나 여러 후보에 나눠줄 수 있는 제도입니다.
업계에서는 마지막 한 자리인 감사위원 인선이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감사위원 선임 결과에 따라 이사회 내 수적 구도가 12대7 또는 11대8로 달라지는 데다, 감사위원 업무 자체가 업무 집행 감독, 재무보고 및 회계 검증, 내부통제 등 경영진 견제에 집중되기 때문입니다. 경영진과 영풍·MBK 측의 경영권 분쟁이 이어지는 상황인 만큼 감사위원의 역할이 주목될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이미 양측은 각각 후보를 내세우고 감사위원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고려아연은 백인규 단국대 데이터지식서비스공학과 산학협력중점교수를, 영풍·MBK는 박유경 타라기후재단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장을 감사위원 후보로 추천했습니다. 백 후보는 딜로이트안진에서 약 30년간 근무하며 회계감사 및 재무 자문 경험을 쌓았으며, 박 후보는 네덜란드 연기금 운용사 APG에서 약 17년간 아시아·태평양 책임투자와 기업지배구조 업무를 맡은 바 있습니다.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사진=고려아연)
국내외 주요 의결권 자문사들의 판단은 현 경영진 측에 우호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ESG평가원을 비롯한 자문사 8곳은 백 후보 인선에 찬성표를 던진 반면, 한국ESG기준원은 박 후보를 추천했습니다.
업계는 기관투자자와 외국인, 소액주주가 감사위원 선임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봤습니다. 이번 선임에서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합산해 3%까지만 인정하는 ‘3% 룰’이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양측 모두 의결권을 제한받는 상황에서 제3주주의 표심이 중요해진 것입니다.
이창민 한양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감사위원의 권한이 적지 않다. 감사위원이 어느 쪽이냐에 따라 경영진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며 “특히 경영권 분쟁이 있는 곳이 더 그렇다. CEO와 대립하는 쪽 인사가 감사위원이 된다면 부담이 클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양측 모두 감사위원 인선을 위해 소액주주 등을 설득하기 위해 고심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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