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한국은행이 별다른 사전 설명 없이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의 세계 순위 공개를 돌연 중단했습니다. 외환위기 극복 과정에서 외환보유액 국제 비교에 전국민적 관심이 쏠렸던 지난 2001년 이후 25년여 만에 처음 관련 항목을 사실상 비공개로 돌린 것입니다. 한은은 논란이 일자 외환보유액 국제 순위는 국가별 경제 규모와 대외 포지션 차이를 통제하지 않은 단순 비교에 불과해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지난달 말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크게 증가한 가운데, 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5년 만에 조용히 사라진 국가별 외환보유액 순위
한은은 3일 발표한 '2026년 8월 말 외환보유액' 보도자료에서 그동안 매달 제공해 온 국가별 외환보유액 순위표를 삭제했습니다. 한은이 월별 자료에서 우리나라의 세계 순위를 별도 항목으로 제시하지 않은 것은 2001년 2월 말 이후 25년6개월 만에 처음입니다.
장기간 제공해 온 순위표를 별도 안내 없이 삭제하면서 논란이 일자, 한은은 별도의 보도 참고 자료를 내고 "국제 순위는 잠재적 충격에 대한 버퍼로서 어느 정도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정보를 전혀 유추할 수 없어 분석적 가치가 미미하다"며 "순위가 국가별 경제 규모와 대외 포지션의 이질성 등을 전혀 통제하지 않은 단순 비교 통계"라고 해명했습니다.
아울러 금값이 출렁이는 것도 순위가 자주 바뀌는 요인으로 지목했습니다. 한은은 "올해 들어 금 가격변동 등으로 순위가 자주 바뀌는 과정에서 대외 부문의 기초체력과 괴리된 해석이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이에 대한 시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한은은 "우리나라 외환건전성이 안정적으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는 등 대외 부문의 큰 변화가 없다"면서 "올해 들어 금 가격변동으로 순위가 바뀌는 빈도가 높아지는 과정에서 순위 상승과 하락이 외화건전성 변화와 연관 지어 해석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습니다.
한편 지난달 말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422억8000만달러로 집계됐습니다. 전월 말(4279억5000만달러)과 비교하면 143억3000만달러 증가한 규모로, 증가 폭은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역대 최대입니다. 종전 최대 기록은 2009년 5월 142억9000만달러로, 이를 4000만달러나 웃돌았습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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