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홈과 B2B…IFA서 재확인된 삼성·LG 차세대 전략
가전 넘어 플랫폼·서비스로 사업 확장
중국 추격 속 새 성장동력 확보 ‘속도’
2026-09-07 15:04:45 2026-09-07 15:11:55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가 올해 유럽 최대 가전·정보기술 전시회 ‘IFA 2026’에서 가전 사업 확장 전략을 다시 한번 분명히 했습니다. 양사는 인공지능(AI) 홈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기업간거래(B2B)와 플랫폼·서비스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목표입니다. 가전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거세지는 가운데 제품 판매를 넘어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됩니다.
 
삼성전자 모델이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6 에서 훔볼트 카레(Humboldt Carré)에 위치한 삼성전자 전시관 입구에 관람객을 새로운 차원으로 이끄는 콘셉트로 설치된 '포털(Portal)'을 소개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7일 업계에 따르면 8일 폐막을 앞두고 있는 ‘IFA 2026’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가전 중심의 AI홈을 생활 전반으로 확장한 생태계를 선보였습니다. 단순 세탁기와 냉장고 등 한 대의 가전제품 성능을 겨루는 것이 아닌 집 안팎의 생활 권역을 AI 가전으로 묶어 확장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먼저 삼성전자는 올해 IFA에서 ‘AI 리빙’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특히 기존에 사용했던 ‘메세 베를린’ 전시장을 벗어나 베를린 도심의 ‘훔볼트 카레’에 별도 체험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제품을 나열하는 전시에서 벗어나 실제 생활 속에서 삼성의 AI 생태계를 경험하도록 하겠다는 취지입니다. 메세 베를린에는 글로벌 인플루언서와 콘텐츠 제작자를 위한 ‘삼성 크리에이터 허브’도 별도로 꾸려 미디어와 크리에이터, 파트너 등과의 접점을 넓혔습니다. 전시 공간은 엔터테인먼트와 홈, 셀프케어 등 생활 영역별로 구성했습니다.
 
삼성전자는 통합 연결 플랫폼 ‘스마트싱스’를 통해 가전과 모바일·웨어러블 기기를 연동하고, 에너지 관리와 건강관리 등으로 활용 영역을 확대했습니다. TV와 모바일·PC까지 아우르는 AI 생태계도 강조했습니다. 유럽 시장을 겨냥해 에너지효율 A등급보다 에너지 사용량을 70% 줄인 세탁기 등 고효율 가전을 선보였습니다.
 
LG전자 역시 이번 IFA에서 AI 홈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특히 B2B 사업 확대가 두드러졌습니다. 전체 전시 공간 3745㎡ 가운데 약 46%를 현지 유통업체와 B2B 고객을 위한 상담 공간으로 꾸렸습니다.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냉장고와 세탁기 등을 비롯해 빌트인 패키지와 AI홈 플랫폼, 상업용 가전, 냉난방공조(HVAC) 관리 솔루션도 공개했습니다. AI홈 허브 ‘씽큐 온’과 플랫폼 ‘씽큐’를 중심으로 가전과 공간, 서비스를 연결하는 한편, 상업용 공간에서 가전과 HVAC를 통합 관리하는 ‘씽큐 프로’를 선보였습니다.
 
LG전자가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된 ‘IFA 2026’에 참가해 집 안 공간과 제품, 서비스를 AI로 연결하는 ‘AI 홈’을 선보였다. (사진=LG전자)
 
LG전자는 가전, 부품 사업을 중심으로 생활가전 사업 내 B2B 비중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도 내놨습니다. 백승태 LG전자 HS사업본부장은 현지에서 “현재 B2B 매출 비중이 10%를 조금 웃돈다”며 “빌트인과 상업용 세탁기, 부품 사업 등 3가지 축에 많은 자원을 쏟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부품 분야에서는 “로봇 관절에 쓰이는 액추에이터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여러 빅테크와 수주 활동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삼성과 LG가 이처럼 AI 홈과 B2B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것은 기존 가전 판매만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기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대형가전 시장 판매량은 5억7000만대로 전년보다 1.4%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판매량 증가율은 2024년 2.7%에서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습니다. 업계에서는 고금리와 주택시장 부진 등으로 가전 수요가 크게 늘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중국 업체들의 추격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TV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판매대수 기준)은 36.1%로 한국 업체(30.6%)를 앞섰습니다. 냉장고에서도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은 41.7%로 한국 업체(15.0%)의 두 배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이번 IFA에서도 샤오미와 TCL, 하이센스, 미데아 등을 비롯한 중국 기업이 900곳 넘게 참가해 전체 기업 약 1900곳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가전 시장이 크게 성장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까지 치열해지고 있다”며 “기존 제품 판매에만 머물기보다 사업 범위를 넓히려는 시도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한편, 올해 ‘IFA 2026’ 행사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한 49개국에서 1900개 이상의 기업이 참가해 AI와 스마트 홈, 로봇 등 차세대 기술을 선보였습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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