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이재명정부 2기 내각이 '부실 검증'으로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갑질·부동산 차명 관리·논문 표절 등 각종 논란이 일었던 1기 내각의 인사 난맥상이 반복되는 모양새입니다. 4연속 장관급 낙마 대참사로부터 학습효과가 전혀 없었다는 질타가 나옵니다.
'최단명' 오명까지 배출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정부 인사 참사의 시작은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입니다. 오 전 수석은 지난해 6월8일 이재명정부 초대 민정수석에 임명됐습니다. 특수통 검사 출신으로 여권의 우려가 있었지만 청와대는 "대통령의 검찰개혁 철학을 대해 깊이 이해하고 있는 인사"라며 이를 잠재우기도 했습니다.
정작 문제는 오 전 수석이 소유한 부동산에서 터졌습니다. 지명 다음 날 한 언론 보도를 통해 오 전 수석의 부동산 차명 관리 전력이 드러났습니다. 오 전 수석의 배우자가 부동산실명법을 위반해 명의신탁을 했고, 오 전 수석은 이를 고위공직자 재산공개에 신고하지 않은 것입니다. 이에 청와대는 "일부 부적절한 처신이 있었다"면서도 "본인이 안타까움을 잘 표현하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경질에 선을 그었습니다.
민정수석이 고위공직자 인사 검증을 책임져야 하는 주요 직책인 만큼 여아를 막론하고 도덕적 흠결을 넘어 자질 부족이라는 질타가 쏟아졌습니다. 곧이어 차명 대출 알선 논란까지 덮치자 오 전 수석은 같은 달 13일 사의를 표명했고, 이 대통령도 이를 수용했습니다. 임명 6일 만의 사임으로 '최단명 민정수석'이라는 오명을 얻었습니다.
1기 내각이 본격적으로 꾸려진 뒤엔 인사청문회 이후 연쇄 낙마가 벌어졌습니다. 이진숙 전 충남대 총장은 지난해 6월29일 이재명정부 초대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서울대 10개 만들기' 공약을 뒷받침할 적임자로 평가받으며 많은 기대를 모았습니다. 하지만 지명 직후부터 불통·권위주의 등 교육기관의 수장으로서 자질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낙마에 결정타를 날린 건 논문 표절 의혹입니다. 지난해 7월4일 충남대 교수 재직 당시 제자의 논문을 표절했다는 의혹이 최초 보도됐고, 이진숙 전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통해 해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인사청문회에선 표절 외에도 자녀 초고가 유학·전문성 미비 등을 놓고 공방이 오갔고 이진숙 전 후보자는 명확한 해명을 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같은 달 20일 우상호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이 지명 철회를 공식화했습니다. 청와대 "개인의 신상에 관련된 내용이라 대통령이 여러 의견을 수렴하여 인사권자로서 결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재명정부 출범 후 장관 후보자로서 첫 번째 낙마 사례입니다.
이혜훈 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지난 1월23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했다. (사진=뉴시스)
'갑질 여왕'만 두 명 배출
'갑질'로 인한 낙마자만 두 명에 달합니다. 강선우 무소속 의원은 지난해 6월23일 여성가족부(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같은 해 7월9일 보좌진에게 쓰레기 처리, 변기 수리 등 사적 업무를 시켰다는 갑질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잦은 보좌관 교체도 갑질의 연장선상이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나왔습니다.
강 전 후보자는 허위 제보를 주장하며 갑질 의혹을 제보한 보좌진의 근무 태도를 문제 삼았습니다. 7월14일 인사청문회 자리에선 '왜곡'이라는 입장과 함께 제보자에 대한 법적조치를 한 적 없다고 증언했지만 실제로 법적조치를 진행 중임이 밝혀졌습니다. 청문위 위증 논란까지 불거지자 강 후보자는 잘못을 시인하고 같은 달 23일 자진 사퇴를 표명했습니다.
강 전 후보자의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지난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 헌금을 목적으로 김경 당시 민주당 시의원에게 1억원을 건네받았다는 공천 헌금 의혹에 휩싸였습니다. 강 전 후보자는 이듬해인 올해 1월1일 민주당 탈당 의사를 밝혔고, 당에선 탈당 여부와 관계없이 제명을 결정했습니다.
이혜훈 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도 인사청문회를 거치며 '갑질 여왕'의 대명사가 됐습니다. 지난해 12월28일 이재명정부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으로 지명된 이헤훈 전 후보자는 지명 당시 국민의힘 중구·성동을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어 타 정당에 속한 인물을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헌정사 최초의 사례가 됐습니다.
진영을 뛰어넘은 실용주의 인사로 많은 주목을 받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현역 의원 시절 보좌진에 대한 갑질·폭언·욕설 발언이 공개되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습니다. 배우자의 인천 영종도 땅투기 의혹, 아들 명의 대부업 투자 등 국가의 예산을 관장하는 수장으로서 자질이 의심되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인사청문회 개최 후에도 논란이 오히려 커지며 이틀 뒤인 25일 이 대통령이 지명을 철회했습니다. 청와대는 "후보자는 보수 정당에서 세 차례나 국회의원을 지냈지만 안타깝게도 국민주권정부의 기획예산처 장관으로서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지 못했다"라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야권에선 이를 '꼬리 자르기'로 규정했습니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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