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해외여행객 사이에서 여행용 이심(eSIM) 이용이 빠르게 늘면서 이동통신 3사가 로밍 고객 사수에 나섰습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이심이 특히 20·30대를 중심으로 확산하자 통신사들은 데이터 제공량을 늘리고 가족·청년 할인과 무료 통화 등 혜택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로밍은 통신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수익성이 높은 사업으로 꼽히는 만큼 이심의 성장세를 예의 주시하는 모습입니다.
9일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최근 1년 내 해외 방문 경험자 149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상반기 해외 체류 중 이심 이용률은 36%로 통신사 데이터 로밍(34%)을 앞섰습니다. 지난해 상반기 28%였던 이심 이용률은 하반기 32%, 올해 상반기 36%로 반기마다 4%포인트씩 상승했습니다. 같은 기간 로밍은 32%, 31%, 34%로 30%대 초반에 머물렀습니다.
특히 젊은층의 이심 선호도가 높았습니다. 20대와 30대의 이심 이용률은 각각 50%, 53%에 달했습니다. 반면 50대와 60대 이상에서는 로밍 이용률이 각각 46%, 48%로 가장 높았습니다. 이심을 선택한 이유로는 저렴한 요금이 64%로 가장 많이 꼽혔고 가격 대비 많은 데이터 용량(43%), 간편한 신청·개통(41%)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로밍은 국내 통화·문자 이용 편의성(45%)이 강점으로 꼽혔습니다.
이심의 성장세는 세계적으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시장조사업체 CCS인사이트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여행용 이심 사용량은 1억3400만개로 전년 대비 약 32% 증가할 전망입니다. 여행용 이심 시장 규모도 2025년 6억4900만파운드에서 2030년 32억파운드로 약 5배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통신사 전체 매출의 3~5%가량을 차지하는 로밍은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사업으로 평가됩니다.
이통 3사도 로밍 혜택을 잇달아 강화하고 있습니다.
SK텔레콤(017670)은 바로 요금제 가입 시 최대 16GB의 데이터를 추가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당초 지난달에서 연말까지 연장했습니다. 프로모션 시행 이후 바로 8GB 이상 요금제를 선택한 고객 비중은 약 15%포인트 증가했습니다. 3000원을 추가하면 최대 5명이 데이터를 공유하는 '가족 로밍'도 누적 이용자 505만명을 넘어섰습니다.
KT(030200)는 이달 대표 로밍 상품을 개편했습니다. 함께 쓰는 로밍의 데이터 제공량을 요금 구간에 따라 기존 4·8·12GB에서 5·10·20GB로 확대하고 40GB 상품도 신설했습니다. '하루종일 로밍'도 하루 데이터 제공량을 기존보다 2배 늘렸습니다. 만 34세 이하 고객에게는 일반 상품보다 요금을 40% 할인하고 데이터를 추가 제공합니다.
LG유플러스(032640)는 통화와 가족·청년 혜택을 강화했습니다. 인공지능(AI) 통화 에이전트 익시오 기반의 '익시오 로밍콜'을 통해 와이파이 연결 시 해외에서도 국내외 음성 통화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가족 고객에게는 '로밍패스 나눠쓰기' 이용 시 추가 3GB를 제공하고 청년 고객에게는 데이터 로밍을 최대 2GB 지원합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최근 통신사들이 데이터 제공량을 확대하고 가족 단위로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을 강화하는 등 로밍 혜택을 늘리는 분위기"라며 "기존 번호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편의성과 가족·청년 고객을 대상으로 한 혜택 등을 통해 로밍 서비스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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