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국내 중소 가상자산 거래소에 상장돼 있지만 하루 동안 단 한 차례도 거래되지 않는 알트코인이 상당수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거래소가 거래를 지원하고 있음에도, 사실상 거래 기능이 멈춘 종목도 적지 않았습니다.
8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코빗은 원화마켓 195개 가운데 90개, 코인원은 364개 가운데 128개의 24시간 거래대금이 0원이었습니다. 비율로 보면 코빗은 약 46.2%, 코인원은 약 35.2%입니다. 다만 두 거래소에 중복 상장된 경우가 있어, 이를 곧바로 고유 가상자산 수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거래대금이 '0원'은 아니지만 사실상 거래가 멈춘 것과 다름없는 종목도 많았습니다. 24시간 거래대금 1만원 미만까지 범위를 넓히면 코빗은 97개, 코인원은 142개로 늘어납니다. 각각 전체 거래 지원 종목의 절반과 40%에 가까운 수준입니다.
거래 공백이 발생하는 배경에는 중소 거래소의 낮은 유동성, 일부 알트코인에 대한 이용자 관심 저하가 있습니다. 이들 거래소는 신규 거래 지원 자산을 중심으로 에어드롭이나 입금·거래 이벤트를 실시해 거래를 유도하지만, 행사가 끝난 뒤 참여를 계속 유지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거래소 관계자들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가 증권시장과 달리 거래소별 오더북을 공유하지 않는 구조여서, 이용자가 적은 거래소의 유동성이 한 번 낮아지면 그 상태가 고착되기 쉽다고 지적해 왔습니다.
하지만 해외 거래소와의 오더북 공유 역시 자금세탁방지(AML)와 상대 거래소 고객정보 확인, 개인정보 국외이전 등 규제 문제와 맞물려 있습니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은 해외 거래소의 자금세탁방지 체계가 미흡할 경우 관리·감독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자금 흐름 추적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장시간 거래가 이뤄지지 않으면 해당 거래소의 가격은 마지막 체결 가격에 머무르게 됩니다. 다른 거래소에서 가격이 움직여도 이를 반영할 새로운 거래가 없기 때문에 동일한 가상자산임에도 거래소별 가격 차이가 크게 벌어질 수 있습니다.
때문에 시장조성자(MM)나 유동성공급자(LP)의 필요성이 업계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전문적인 유동성 공급자가 매수·매도 호가를 지속적으로 제시하면 호가 간격과 가격 충격을 줄일 수 있다는 겁니다. 다만 시장조성이 시세조종이나 거래량 부풀리기로 이어질 가능성도 풀어야 할 과제입니다.
국내에서는 이를 곧바로 도입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는 LP·MM 도입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DAXA 관계자는 "해외의 시장 조성 제도는 각국 시장 구조와 법제·감독 체계를 전제로 운영되는 만큼 효과를 국내 시장에 그대로 대입하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현행 법령상 가상자산사업자의 거래 관여 범위에 제한이 있어 LP·MM 도입 여부는 입법·감독당국의 정책적 판단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결국 제도적 해법이 마련되지 않는 동안 중소 거래소의 저유동성 종목에서는 거래 공백과 거래소 간 가격 괴리가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입니다.
국내 중소 가상자산 거래소에 상장돼 있지만 하루 동안 단 한 차례도 거래되지 않는 알트코인이 상당수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뉴시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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