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삼성전자 최대 노동조합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가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중심의 ‘반도체 노조’로 재편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올해 임금·단체협약 과정에서 디바이스경험(DX) 부문과 성과급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갈리면서 DS 중심의 독자 노선으로 방향을 튼 것입니다. 다만 조직 재편을 둘러싼 내부 갈등에 노조위원장의 장인 업체 계약 논란, DS부문 일부 직원의 주거비 부정수급 의혹까지 잇따라 불거지면서 내부 파열음도 커지고 있습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강남 사옥. (사진=뉴시스)
10일 업계와 노조 등에 따르면 초기업노조는 오는 16일 오후 2시부터 22일 오전 10시까지 모바일 전자투표 방식으로 ‘2026년 5차 총회’를 진행합니다. 이번 총회에는 조합원 가입 자격을 DS부문 소속 노동자로 한정하는 규약 개정안과 함께 이송이 초기업노조 부위원장, 이원일 초기업노조 광주지회장에 대한 불신임안이 상정됐습니다.
초기업노조는 당초 DS와 DX부문을 모두 아우르는 노조로 출범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임단협 과정에서 성과급 재원과 배분 방식을 놓고 노조 간 이견이 커졌습니다. 특히 DX부문 중심의 동행노조가 전사 재원을 활용한 성과급 통합 분배를 요구하며 공동교섭단에서 이탈한 이후 갈등이 본격화됐습니다. 이에 초기업노조는 내년부터 DS 구성원의 이해관계를 중심으로 별도 교섭에 나서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노조 재편 과정에서 내부 갈등이 격화됐다는 점입니다. 앞선 3월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공동투쟁본부 활동 당시 집회용 조끼 등 준비 물품을 장인이 대표로 있는 업체와 계약했습니다. 노조와 해당 업체 간 거래 규모는 약 3억7000만원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를 두고 최 위원장의 장인 특혜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초기업노조 측은 이 부위원장과 이 지회장이 관련 내용을 외부에 제보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또 두 사람이 DS 중심의 노조 재편을 막기 위해 최 위원장을 끌어내리는 방안을 논의한 메신저 대화 내용도 확인했다는 게 노조 측 주장입니다. 두 사람에 대한 불신임안이 이번 총회에 함께 상정된 배경입니다.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지난 5월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노사협상 결렬에 따른 총파업 강행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 위원장은 장인이 해당 업체 대표라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특혜 의혹은 부인하고 있습니다. 복수 업체의 가격과 품질, 납품 가능 일정 등을 비교한 결과 해당 업체의 견적이 가장 저렴했고 집행부 동의를 거쳐 계약했으며, 리베이트나 수수료 등 자신에게 돌아간 부당한 금전적 이익도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또 해당 결정은 공동투쟁본부 집행부의 동의하에 이뤄졌으며, 전삼노 등도 관련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취지로 해명했습니다.
이에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입장문을 내고 즉각 반박했습니다. 전삼노는 당시 공동 행사 비용의 40%를 부담한 것은 맞지만, 장인 업체라는 사실을 보고받거나 사전에 인지한 적이 없고 해당 계약을 승인한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당시 행사 준비에 참여했던 전삼노 측 인원들이 현재 초기업노조로 이동한 상태라고 밝히면서, 장인 업체 계약을 둘러싼 노조 간 책임 공방으로 확산하는 모습입니다.
논란은 일부 조합원들의 법적 대응 움직임으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부 조합원들은 최 위원장을 포함한 집행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 위해 별도의 소송단을 꾸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현재 실제 소송이 접수된 단계는 아니며, 참여자를 모집하고 법적 쟁점을 검토하는 수준으로 파악됩니다.
DS부문에서는 평택사업장 일부 직원의 주거비 지원금 부정 수급 의혹까지 불거졌습니다. 삼성전자는 출퇴근 여건이 어렵거나 교대근무를 하는 평택사업장 저연차 직원 가운데 일정 요건을 충족한 직원에게 월 최대 70만원의 주거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 직원들이 실제로는 지원 기준을 넘어서는 주택이나 투룸에 거주하면서 회사 제출용 계약서에는 면적이나 주택 형태를 다르게 기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관리비 일부를 월세에 포함하거나 실제 계약서와 회사 제출용 계약서를 별도로 작성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사내에서는 비슷한 방식으로 지원금을 받은 직원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현재 관련 사실관계를 확인 중입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관련 의혹에 대해 내부적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으며, 별도로 밝힐 입장은 없다”고 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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