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브런슨, 군정위 수석대표 8개월째 임명 보류
유엔사 "교육·자격 인증 절차 때문"이라지만 '경비여단' 구상과 맞물려 주목
2026-09-10 15:26:34 2026-09-10 15:35:47
제이비어 브런슨 유엔군사령관과 진영승 합참의장이 9일 동부전선 비무장지대(DMZ)내 경계초소(GP)를 방문해 대비태세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유엔군사령부)
 
[뉴스토마토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제이비어 브런슨 유엔군사령관이 정전협정을 관리하는 군사정전위원회 수석대표 임명을 8개월가량 보류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립니다. 일각에서는 브런슨 사령관이 구상하는 경비·정전집행여단 창설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10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한·미 연합군사령관과 주한미군사령관을 겸직하는 브런슨 유엔군사령관은 한국군 인사명령에 따라 지난 1월 부임한 문병삼 육군 소장을 연합사 부참모장에 임명했지만, 유엔사 직위인 군사정전위원회 수석대표에는 아직까지 임명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1991년 황원탁 육군 소장이 한국군 최초로 유엔사 군정위 수석대표를 맡은 이후부터 줄곧 한국 육군 소장이 연합사 부참모장과 유엔사 군정위 수석대표를 겸직해 왔습니다.
 
이에 대해 유엔사는 "군사정전위원회 유엔군사령부 측 대표 임명은 정전협정 제20항과 확립된 절차에 따라 진행되며, 여기에는 필요한 교육 및 자격 인증 절차가 포함된다"며 "인사 사항이나 임명이 최종 확정되기 전에는 관련 사안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해왔습니다. 사실상 임명 유보 사실을 확인하면서 그 이유로 교육과 자격 인증 절차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군정위 수석대표를 한국군이 맡기 시작한 1991년 이후 이런 이유로 8개월 넘게 이 자리를 비워둔 건 처음 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군 안팎에서는 단순한 인사 문제가 아니라 최근 브런슨 사령관이 추진하고 있는 '경비·정전집행여단' 구상과 연결해 봐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현재 유엔사에는 군정위 사무국과 유엔사 경비대대(JSA 경비대대)가 별도의 조직으로 존재합니다. 군정위 사무국은 북한군과의 연락·협상, 비무장지대(DMZ) 출입통제, 군사분계선(MDL) 통과, 정전협정 위반 조사 등 정전관리 업무를 수행합니다. JSA 경비대대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의 경비와 정전협정 이행을 지원합니다.
 
브런슨 사령관이 구상 중인 경비여단은 이 같은 기능을 하나의 지휘 체계로 통합하는 것이 핵심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기존 인력과 시설을 활용해 정전협정 이행과 DMZ 경비 기능에 대한 지휘통제를 강화하고, 군정위 비서장이 여단장을 맡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유엔사는 지난달 14일 관련 보도가 나오자 "현재의 계획은 기존 자원의 내부적 재편만을 반영한 것으로 1953년 정전협정에 따라 기존에 존재하는 유엔사의 책임을 유지하면서 지휘통제(C2), 협조 및 지원 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며 "한국 측 파트너들에게도 이러한 검토의 전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내용을 알려왔다"고 설명했습니다.
 
같은 날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기자들과 만나 "유엔사 경비여단 창설은 하지 않기로 서로 간에 합의를 봤다"고 밝히면서 이 문제가 정리되는 듯했지만, 브런슨 사령관의 경비여단 창설 구상이 철회되지 않고 계속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DMZ 관리 권한'이 배경으로 추정됩니다. 비군사적 목적의 DMZ 출입에 대해 한국 정부가 일정한 승인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는 취지의 법·제도 개선 논의가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유엔사가 정전집행 기능을 강화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이 문제는 전시작전통제권 회복과 연결됩니다. 한·미는 현재 전작권 회복 목표연도를 정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028년 전후로 전작권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대체의 전망입니다. 전작권 회복 이후 한국군 대장이 연합사령관이 됩니다. 연합방위체제의 주도권이 한국군으로 넘어오게 되는 것입니다.
 
미군 대장이 연합사령관과 유엔군사령관을 겸직할 때와는 상황이 다릅니다. 현재는 두 직책의 경계가 애매한 상황이지만 전작권 회복 이후에는 분명한 구분이 필요합니다.
 
이 때문에 브런슨 사령관이 정전협정 관리, DMZ 출입, JSA 경비 업무를 하나의 지휘 체계로 묶어 유엔사의 임무를 명확히 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차원에서 한국군 소장이 맡고 있는 연합사 부참모장과 군정위 수석대표를 분리해 유엔사에서 한국군의 역할을 배제하려는 의도도 있을 수 있습니다. 향후 브런슨 사령관의 결정에 관심이 집중됩니다.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sto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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