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광동제약, 퍼스트 제네릭 따냈지만…약가인하에 실익 줄어드나
약가 16% 인하에 조기발매 독점권 실익 축소 우려
기존 항암 제네릭도 순차적 약가인하 영향권
병원영업 매출 27%…항암 포트폴리오 수익성 시험대
2026-09-14 17:10:14 2026-09-14 17: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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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권영지 기자] 광동제약(009290)이 국내 항암제 시장에서 특허 소송까지 벌여가며 확보한 '퍼스트 제네릭' 조기 발매 독점권이 정부의 제네릭 약가인하 정책으로 실익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케이티닙정과 알렌시캡슐뿐 아니라 이미 매출을 내고 있는 레날도, 에리니토정 등 기존 항암 제네릭 라인업까지 이번 약가 개편의 영향권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특허소송에서의 승소가 곧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해졌다.
 
(사진=광동제약)
 
특허소 송  끝에 '조기 발매 독점권' 획득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광동제약은 아스트라제네카의 폐암 치료제 '타그리소' 제네릭인 '케이티닙정'(40mg, 80mg)에 대해 우선판매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케이티닙정은 타그리소의 제제특허에 대한 소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에서 청구인용 심결을 받아내며 특허 회피에 성공했고, 이를 바탕으로 우판권도 함께 확보했다.
 
케이티닙정의 우판 효력기간은 2033년 12월28일부터 2034년 9월27일까지로, 타그리소의 물질특허가 만료되는 시점부터 약 9개월간 독점적으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지위다. 현재 아스트라제네카가 특허심결에 불복해 특허법원에 심결취소소송을 제기한 상태지만, 광동제약은 이번 반기보고서에서 타그리소의 국내 시장규모를 약 2000억원 규모로 직접 명시하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화이자의 유방암 치료제 '임랜스' 제네릭인 '알렌시캡슐' 역시 오랜 특허 분쟁 끝에 우판권을 확보한 품목이다. 1심에서 패소했던 광동제약은 특허법원 2심에서 역전승을 거두며 결정형특허 회피에 성공했고, 최초 허가신청 요건까지 충족해 우판권 확보 경쟁에서 대웅제약(069620), 삼양홀딩스(000070) 등 경쟁사를 앞질렀다.
 
임랜스 물질특허가 만료되는 내년 3월부터 발매가 가능해지며, 회사는 임랜스의 국내 시장규모를 약 500억원으로 공시했다. 두 품목 모두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압도적으로 빠른 시장 진입이 예정돼있어, 업계에서는 광동제약의 항암 제네릭 전략이 상당한 수익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약가인하 정책에 실익 축소 우려 확대
 
문제는 해당 '조기 발매 독점권'의 실질적 가치가 정부의 약가제도 개편으로 애초 기대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3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기등재 제네릭 및 특허만료 의약품의 약가 산정률을 기존 53.55%에서 45%로 낮추는 내용의 약가제도 개편안을 최종 의결했기 때문이다.
 
산술적으로 제네릭 최고가격이 약 16% 인하되는 이번 개편안은 올 하반기부터 등재 시점에 따라 그룹별로 단계적으로 적용된다. 여기에 더해 어느 시점의 약가를 기준으로 45%를 적용할지를 둘러싼 정부와 업계 간 이견까지 겹치면서 실제 인하폭은 품목별로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제약업계 영업이익률이 대체로 10%를 밑도는 상황에서 개별 품목 수익률이 16%가량 낮아지면 기업이 체감하는 손실 폭은 상당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케이티닙정과 알렌시캡슐은 오리지널 특허가 만료되는 시점에 맞춰 조기 발매를 준비해온 품목인 만큼 실제 발매 시점이 도래했을 때 적용받을 약가 수준 자체가 애초 특허소송을 준비하던 시점의 예상치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특허 회피와 우판권 확보라는 지난한 법적 절차를 거쳐 얻어낸 시장 선점 효과가 정작 실제 매출로 전환되는 시점에는 제도 변화로 상당 부분 희석될 수 있다는 뜻이다.
 
회사 스스로도 이 같은 리스크를 부인하지 않는 분위기다. 광동제약은 반기보고서에서 정부의 약가제도 개편 내용을 소개하며 관련 업계의 수익구조 변화가 예상된다고 명시했다. 다만 희귀질환 치료제 등 혁신신약에 대해서는 신속 등재와 접근성 제고 정책이 병행 추진되고 있어 제품 포트폴리오와 연구개발 전략에 따라 기업별 영향이 상이하게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담았다.
 
하지만 광동제약의 연구개발비는 올 상반기 기준 약 69억원으로, 매출액 대비 1.4% 수준에 그쳐 혁신신약보다는 제네릭 중심 포트폴리오에 무게가 실려 있는 사업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 때문에 제네릭 약가 인하라는 정부 정책이 부정적인 방향으로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리스크는 케이티닙정과 알렌시캡슐에 국한되지 않는다. 광동제약은 다발성골수종 치료제 레블리미드의 퍼스트 제네릭 '레날도', 유방암 치료제 아피니토의 퍼스트 제네릭 '에리니토정' 등 이미 시장에 출시돼 매출이 발생하고 있는 항암 제네릭 포트폴리오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실제로 광동제약의 올 상반기 병원영업부문 매출은 1337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27.5%를 차지하는데, 유방암 치료제 레나라(73억원)와 전립선암 치료제 비카루드(25억원) 등 항암 관련 품목이 병원영업부문 매출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정부의 약가 개편안이 신규 발매 예정 품목뿐 아니라 기등재 품목에 대해서도 등재 시점별로 그룹을 나눠 단계적으로 약가를 조정하는 방식인 만큼, 이미 팔리고 있는 항암 제네릭들의 수익성도 순차적으로 영향권에 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IB토마토>는 광동제약 측에 약가 인하 정책에 따른 연간 매출 추정치 변화와 현재의 제네릭 중심 사업구조에서 자체 신약 개발 등으로 사업 방향을 틀 계획이 있는지 등에 대해 질의하고자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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