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가전기업
신일전자(002700)가 실적 회복과 적극적인 주주환원에도 주가 부진을 겪고 있습니다. 양호한 펀더멘털에 비해 계절성에 취약한 본업 경쟁력과 저조한 R&D 투자 등 성장 모멘텀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18일 기준, 신일전자 주가는 시초가 965원, 시가총액은 661억원을 기록 중입니다. 특히 주가가 1000원을 밑도는 '동전주' 상태가 9월2일부터 12거래일째(개장일 기준) 지속됐습니다. 30거래일 연속 동전주 상태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상장폐지 룰에 직면합니다.
본업 성과는 긍정적입니다. 2025년 영업이익 52억원을 기록하며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했고, 올해 상반기에도 6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습니다. 주주친화 정책에도 비교적 적극적입니다. 상반기에만 250만 주의 자사주를 이익소각했습니다.
하지만 시장 일각에서는 펀더멘털의 구조적 한계와 맞물려 새롭게 적용되는 시장 규정이 신일전자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습니다. 신일전자의 지난해 연간 연구개발비 총액은 4억1000만 원으로 연 매출액 대비 약 0.2% 수준에 그칩니다. 반면 올해 상반기 기준 김영 회장의 보수 총액은 6억4700만원, 사내이사 3인의 지난해 연간 보수 합계는 16억원대 수준이었습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경영진의 보수는 실적 회복에 따른 정당한 보상일 수 있으나, 시장 투자자들의 자금을 유인하기 위해서는 자체 기술 개발과 신제품 혁신에 대한 투자가 좀 더 공격적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며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비중이 높아질수록 장기적인 기업가치 제고에 불리할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기후 변화에 민감한 사업 구조도 기업가치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올 상반기 매출액 중 약 65.5%가 선풍기를 비롯한 하절기 가전에서 발생했습니다. 여름철 폭염 여부에 따라 한 해 실적이 크게 좌우되는 구조입니다.
원가 부담도 더해지고 있습니다. 선풍기 등의 뼈대가 되는 주요 원재료(플라스틱 수지 등)의 매입 단가는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지만, 치열한 시장 경쟁으로 인해 주력 제품의 판매 단가는 소폭 하락(5만8000원대 → 5만5000원대)하며 수익성 방어에 과제를 안겼습니다. 상반기 수출액 역시 약 3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0.3% 수준에 그쳐, 내수 100% 기업이라는 한계가 부각됩니다.
주식 수가 시가총액 대비 지나치게 많다는 점도 주가 상승을 억누르는 요인으로 지목됩니다. 신일전자는 꾸준한 자사주 소각을 통해 유통 주식 수를 줄이고 있지만, 여전히 총 발행 주식 수는 6854만주에 이릅니다.
대주주 지분율이 11.66%로 다소 낮은 상황에서 현 경영진이 보여주는 주주친화적 행보는 주가에 긍정 요인입니다. 다만 관리종목 지정 위협이 가시권에 들어온 만큼, 단기적인 처방을 넘어선 강도 높은 쇄신이 필요하다는 관측입니다.
한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는 "자사주 소각 기조는 주주친화적이지만, 새롭게 적용되는 동전주 규정을 돌파하려면 근본적인 펀더멘털의 확장이 시급하다"며 "R&D 비중 확대와 해외 시장 진출은 물론, 당장의 관리종목 지정 리스크를 피하기 위한 자본 구조 개선 방안이 다각도로 검토되어야 할 시점"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신일전자 가전제품(AI음식물처리기). 사진=신일전자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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