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화학상 '비대칭 화학' 연구 주목…"장기간 연구할 환경 조성돼야"
비선형 효과 및 자가촉매 발견 카강·소아이 교수 공동수상
2026-10-08 12:17:42 ㅣ 2026-10-08 12:22:06
[뉴스토마토 김형준 기자] 올해 노벨 화학상 공동 수상자에 앙리 카강 프랑스 파리 남부대학교 명예교수와 소아이 겐소 도쿄 이과대학 명예교수가 선정됐습니다. 이 수상 결과는 우리 과학계가 한 연구를 장기간 이어갈 수 있는 환경 조성이란 화두를 던져 눈길을 끕니다. 
 
최태림 취리히연방공대 재료과학과 교수의 도움으로 이번 수상의 의미와 연구 성과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우선 카강 교수는 비선형 효과(Non-linear effect)로 촉매의 비대칭 비율이 합성된 물질의 비율과 선형의 비대칭함을 발견했습니다. 소아이 교수는 이것을 활용해서 1%의 작은 비대칭 촉매만 있어도 자연의 아미노산, 설탕, DNA처럼 99% 이상의 비대칭 물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고했습니다. 이런 방법으로 하나의 거울상만 만들어질 수 있다는 가설을 발표한 것입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이 7일 스톡홀름에서 2026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선정 발표한 프랑스의 알리 카간과 일본 소아이 겐소의 사진이 화면에 비춰지고 있다.[스톡홀름(스웨덴)=AP/뉴시스]
 
약물 분자 중에는 서로 거울상인 두 형태가 있는데, 한쪽은 약효가 있고 다른 쪽은 효과가 없거나 원치 않는 작용을 할 수 있습니다. 원하는 한쪽 거울상 분자만 최대한 많이 생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카강의 비선형 효과와 소아이의 자가촉매 연구는 바로 이런 ‘한쪽 형태를 선택적으로 만들어내는 화학’의 발전에 핵심 기반이 됐습니다. 현재 의약품 합성에서 비대칭 유기합성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지난 2001년 노벨화학상이 윌리엄 놀스, 료지 노요리, 배리 샤플리스 등에게 수여되면서, 카강 등 여러 연구자의 기여가 충분히 조명되지 못했다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당시 주목받지 못했던 연구들이 특정 반응이나 촉매 개발을 넘어, 비대칭성이라는 화학의 근본적인 현상을 이해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상엽 KAIST 생명화학공학과 특훈교수는 “왜 두 가지 거울상 분자 중 한쪽 형태를 선택해 사용하는지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화학적 실마리를 제공했다”며 “결과는 생명체에서 한쪽 거울상 선택 현상을 이해하는 데 길을 열었을 뿐 아니라, 우리의 질병 치료에 필수적인 의약품 등에서 약효를 나타내는 원하는 거울상 분자만 선택적으로 만드는 기술 발전에 크게 기여하여 수상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국내에서 비대칭촉매, 새로운 유기 반응, 천연물 및 의약품 합성, 촉매화학 등 연구가 진행돼왔습니다. 연구 규모와 인력 측면에서 중국의 부상은 우리 화학계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오경수 중앙대 약대 교수는 연구결과의 양적이나 질적 확대만이 아닌, 하나의 연구 주제를 장기간 발전시킬 수 있는 연구 환경 복원이 해법이라고 말합니다. 오 교수는 “노벨상은 거대 연구비나 대규모 연구팀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라며 “한 연구자가 수십 년 동안 하나의 근본적인 질문을 붙들고 기존 설명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현상을 발견하고, 그것을 새로운 개념으로 발전시킨 결과가 오늘날의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습니다.
 
김형준 기자 joon011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