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민주당이 지지율 하락 등 악재가 계속되는 가운데 신천지 의혹까지 재점화하면서 8·17 전당대회를 전후로 극에 달했던 친석(친김민석)계와 친청(친정청래)계의 계파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당시 친청계 후보들을 겨냥해 "반명(반이재명)·분열주의·신천지 3자 연합"을 거론했던 김민석 민주당 대표가 신천지 조사에서 "의미 있는 증언을 축적했다"고 하자, 친청계 최고위원들은 공개회의에서 강하게 반발했는데요. 향후 신천지 의혹 조사 결과의 공개 범위와 후속 조치를 둘러싸고 이른바 제2의 석·청 갈등(친석계·친청계 갈등)이 발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김민석 "상당한 집단 가입 확인"…친청계, 공개회의서 '반발'
김 대표는 14일 민주당 유튜브 채널 '민티07'에 출연해 신천지 교인의 당원 가입 의혹과 관련 "상당한 정도의 집단적 가입이 있다는 것은 확인됐고 그 외에 상당히 의미 있는 증언들도 축적했다"고 밝혔습니다. 조직적인 경선 개입 여부에 대해서도 "증언들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토론, 검증 등을 거친 뒤 의원총회 공개나 수사 의뢰 여부 등을 논의해 가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김 대표는 전당대회 직후 당원 정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친석계로 분류되는 박선원 최고위원에게 신천지 집단 가입 의혹 조사를 비롯해 이중 당적 정리 등의 업무를 지시했습니다. 최근 최고위에서 결과가 보고됐고, 그 규모가 수만 명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수도권과 호남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상당한 규모가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대표는 당내 분란의 가능성을 의식한 듯 "당 전체를 생각하겠다"며 "민감한 문제이니만큼 매우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조계원 민주당 대변인은 신천지 당원 집단 가입과 관련한 최고위 추가 보고 시기는 10월 국정감사 이후로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친청계 최고위원들은 해당 방송 직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신천지 의혹을 언급한 김 대표를 앞에 두고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우선 당 내부에선 비공개 사안이었던 내용이 외부에 알려진 것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습니다. 이성윤 최고위원은 김 대표가 취임 직후 '비공개 사안이 공개되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퇴출하겠다'고 한 발언을 꺼내 들며 "누가 흘렸는지 밝히고 퇴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민수 최고위원은 또 지난 전당대회 당시 김 대표가 제기했던 '반명·분열주의·신천지 3자 비밀 연합' 의혹에 대해 "서로를 의심하게 만든 당내 분란의 씨앗을 심은 주장"이라며 "분란의 내막을 제대로 밝힐 수 없다면 사과부터 하는 게 도리"라고 맹비난했습니다. 이어 "3자 비밀 연합이 허위라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전당대회 당시 김 대표와 맞붙었던 정청래 전 대표도 가세했습니다. 정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있는 대로 공개하는 것이 먼저"라며 "꼼수는 통하지 않는다. 절대 적당히 덮지 말라"고 했습니다. 최민희 수석최고위원도 "반명·신천지·분열주의 3자 비밀 연합의 존재는 반드시 밝혀야 하고 진상규명 결과는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와 정청래 전 대표가 지난 8월26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계파 갈등에 기름 붓는 꼴"…전대 이후 석·청 대전 '우려'
이번 논란은 지난 전당대회 당시 김 대표가 반명·분열주의·신천지 세력의 연합 가능성을 주장하면서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습니다. 당대표 경선에 참여했던 정 전 대표 측은 근거 없는 정치 공세로 당과 당원을 공격하고 있다며 반발하기도 했습니다. 이로 인해 김 대표와 정 전 대표 간의 석·청 갈등이 재연된 바 있습니다. 앞서 전당대회 이후 의원 워크숍에서 노선 차이를 두고 공개 충돌한 데 이어 김 대표의 '서울시장 후보군' 수첩으로 인해 석·청 갈등이 재점화할 조짐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당 지도부는 진상규명의 투명성과 당내 갈등 확산 방지라는 상충하는 과제를 안게 됐습니다. 조사 결과를 공개할 경우 전당대회 당시의 계파 대립이 재연될 수 있고, 공개를 미루면 의혹을 축소하거나 은폐한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특히 지지율 반등이 시급한 상황에서 당내 갈등이 다시 부각되는 것은 김 대표의 리더십에도 부담인데요. 전당대회 후유증이 정국의 전면에 다시 등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민주당 한 의원은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정치적으로 좀 시끄러울 수 있겠지만 그냥 넘어갈 일은 아니다"라며 "결국엔 수사를 통해 신속하고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현 상황에서 민주당의 신천지 문제가 불거진 것은 또 하나의 악재로 봤습니다. 김철현 경일대 특임교수는 "계파 갈등이 (검찰 개혁 문제로) 증폭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신천지 문제가 나오는 것은 여기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습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민주당의 또 다른 악재인 것만은 분명하다"며 "신천지와 관련한 추가 증거가 나올 경우 민주당 지지율이 더 하락할 것"이라고 봤습니다.
다만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계파 갈등의 여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