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글로벌 자동차업계가 미국의 관세정책과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 중국 업체들의 공세 등으로 불확실성을 겪는 가운데 주요 완성차업체들의 브랜드 가치에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는 혼다와 테슬라를 제치고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 순위에서 처음으로 4위에 올랐습니다. 하이브리드차 판매 확대와 로보틱스 등 미래 모빌리티 기술경쟁력이 브랜드 위상을 높이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입니다.
현대자동차는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업체 '인터브랜드'가 발표한 '2026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서 브랜드 가치 250억달러를 기록하며 종합 브랜드 순위 29위에 올랐다고 28일 밝혔다. (사진=현대자동차)
28일 현대차와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업체 인터브랜드에 따르면 ‘2026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서 현대차의 브랜드 가치는 250억달러로 평가됐습니다. 지난해 246억달러보다 약 1.6% 증가한 규모입니다. 전체 브랜드 순위는 지난해 30위에서 29위로 한 계단 올랐고, 자동차 브랜드 부문에서는 6위에서 4위로 두 계단 상승했습니다.
현대차가 자동차 브랜드 순위에서 4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2005년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 처음 이름을 올린 이후 2010년부터 올해까지 17년 연속 브랜드 가치 상승 기록도 이어갔습니다. 주목할 부분은 브랜드 가치 증가 폭보다 순위 상승 폭이 컸다는 점입니다. 현대차의 브랜드 가치 증가율은 지난해 6.9%에서 올해 1.6%로 둔화했지만, 자동차 부문 순위는 오히려 두 계단 뛰었습니다. 경쟁 브랜드들의 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현대차의 상대적인 위상이 높아진 것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자동차 브랜드 순위에서 현대차보다 앞섰던 테슬라와 혼다는 올해 나란히 현대차에 밀렸습니다. 테슬라의 브랜드 가치는 지난해 295억달러에서 올해 183억달러로 37.8% 감소했고, 혼다는 248억달러에서 194억달러로 21.8% 줄었습니다. 현대차는 지난해 두 브랜드에 뒤진 6위였지만 올해는 이들을 모두 제치고 4위에 올랐습니다.
상위권 브랜드들의 하락세도 두드러졌습니다. 자동차 브랜드 1위인 도요타의 브랜드 가치는 지난해 742억달러에서 올해 595억달러로 19.9% 감소했습니다. 2위인 메르세데스-벤츠는 501억달러에서 408억달러로 18.6%, 3위인 BMW는 468억달러에서 384억달러로 17.9% 각각 줄었습니다. 인터브랜드는 올해 주요 산업 가운데 자동차 업종의 브랜드 가치 하락 폭이 가장 컸다고 평가했습니다.
반면 현대차는 17년 연속 브랜드 가치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현대차는 지난해 매출 186조2545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으며, 하이브리드 라인업 확대에 힘입어 미국 시장 연간 판매 100만대와 글로벌 친환경차 판매 96만대를 각각 돌파했습니다. 제품 경쟁력도 강화했습니다. 전동화 플래그십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이오닉 9은 ‘2026 세계 여성 올해의 차’ 대형 SUV 부문을 수상했고, 팰리세이드는 ‘2026 북미 올해의 차’ 유틸리티 부문에 선정됐습니다. 투싼 하이브리드 역시 친환경차 판매 확대를 이끈 주력 모델로 자리 잡았습니다.
완성차 사업을 넘어 로보틱스와 피지컬 인공지능(AI)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는 점도 브랜드 평가에 반영됐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초 CES 2026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비롯한 AI 로보틱스 전략을 공개했습니다. 현재 미국 조지아주 로보틱스 메타플랜트 응용 센터(RMAC)에서 아틀라스의 작업 훈련과 검증을 진행하며 2028년 자동차 생산 현장 투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엔비디아와의 전략적 협력,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전환을 위한 기술 플랫폼 ‘플레오스’ 등도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인터브랜드 관계자는 “현대차는 로보틱스와 전동화 등 미래 모빌리티 기술에서 실질적인 경쟁력을 입증하며 브랜드의 차별성과 신뢰를 강화했다”며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의 견고한 브랜드 기반도 브랜드 가치 상승의 주요 동력이 됐다”고 했습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자동차 브랜드 부문 4위로의 도약은 현재의 제품 경쟁력은 물론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과 피지컬 AI 등 미래 기술 경쟁력까지 보여준다”고 했습니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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