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리베이트 의혹 이어 배값 미지급…한강버스 107호, 조선소서 '유치권'
12척 중 유일하게 미인도…성진중공업, 선체에 '유치권 행사' 걸어
"잔금 3억 못 받고 지체상금 5억 공제"…성진, 9월 29억 소송 제기
한강버스 "소송 중 답변 부적절"…서울시 "부품 문제로 검사 지연"
2026-10-28 17:10:50 ㅣ 2026-10-28 17:26:37
[뉴스토마토 김현철·남윤서 기자] 한강버스 12척 가운데 유일하게 인도되지 않은 107호가 경남 사천의 건조사에 유치권이 잡힌 채 묶여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건조사인 성진중공업은 한강버스㈜가 배값 잔금을 주지 않고 지체상금까지 물렸다며 지난 9월 소송을 냈습니다. 한강버스㈜는 배를 짓다 만 가덕중공업에 선지급금 210억원을 먼저 내줘 리베이트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데, 정작 그 배를 넘겨받아 완성한 조선소에는 잔금 3억원을 주지 않아 배를 못 받고 있는 겁니다.
 
28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성진중공업은 지난 10월11일 사천 작업장에 정박한 107호 선체에 '유치권 행사 중'이라고 적은 현수막을 내걸었습니다. 한강버스㈜가 배값 잔금 약 3억원을 주지 않자 배를 넘기지 않고 붙들고 있는 겁니다. 성진 측은 한강버스㈜가 시운전을 하기 전날 서울시에 유치권 행사를 알렸습니다. 서울시와 한강버스㈜는 인도가 끝나야 잔금을 준다는 계약 조건을 들어 지급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한강버스 107호가 경남 사천 작업장에 정박해 있다. 선체에 '유치권 행사 중'이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인도가 늦어진 책임을 두고는 양쪽 말이 다릅니다. 성진중공업 대표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계약서상 추진체는 선주 공급품인데, 그 추진체 세팅이 오류 때문에 10개월째 끝나지 않고 있다"며 "발전기도 불안정해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이 다시 확인을 받으라고 한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애초 8주 걸린다던 작업이 10개월을 넘겼고 시운전을 할 때마다 1500만원씩 들어간다"고 했습니다. 배를 세워둔 용지도 유람선협회에서 월 300만원에 빌려 쓰고 있다고 했습니다.
 
성진 측은 한강버스㈜가 지체상금을 공제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한강버스㈜가 올해 5월쯤 8월30일 이후 인도 지연을 이유로 호선당 하루 230만원씩 계산한 지체상금 5억원을 잔금 8억원에서 빼고 5억원만 줬다는 겁니다. 성진 대표는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우리가 받을 돈은 20억원이 넘는다"며 "실비로 정산하면 4월까지만 8억원이 넘는다"고 했습니다.
 
성진은 지난 9월 약 29억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습니다. 성진 측은 한강버스㈜가 유치권을 풀지 않으면 운영 손실에 대해 소송을 걸겠다고 했고, 서울주택도시공사(SH)도 근거 없는 얘기를 퍼뜨리면 대응하겠다는 문자를 보냈다고 주장했습니다.
 
107호 인도는 거듭 미뤄져왔습니다. 서울시는 지난해 9월 가덕중공업 관련 해명 자료에서 105~108호를 “10월 이후 순차적 인도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이후 107호 인도 시점은 올해 5월 초로, 다시 8월로 밀렸습니다. 서울시는 7월 당시 8월이면 12척 인도가 모두 끝난다고 설명했지만, 두 달이 지나도록 107호는 사천에 묶여 있습니다.
 
가덕중공업과 성진중공업에 대한 대우는 대조적입니다. 한강버스㈜는 2024년 3월 설립 석 달 된 가덕중공업과 6척 건조 계약을 맺고 210억원을 선지급했습니다. 이 가운데 103·104호 2척은 척당 55억원씩, 105~108호 4척은 공정률 30~50% 수준의 부분 건조 금액으로 척당 25억원이었습니다.
 
가덕은 4척을 완성하지 못했고, 서울시는 지난해 분쟁 끝에 건조사를 성진으로 바꿨습니다. 서울시 감사위원회는 가덕 계약대금 가운데 약 15억원이 사업 목적과 무관하게 쓰인 것으로 의심된다며 수사를 요청했고, 서울시는 지난 16일 서울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박진영 서울시 미래한강본부장은 지난 19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척당 납품가가 은성중공업 37억원, 가덕중공업 61억원, 성진중공업 59억원이라고 밝혔습니다. 배를 완성하지 못한 가덕에는 가장 비싼 값이 돌아갔고, 그 배를 마무리한 성진은 잔금 3억원을 못 받고 소송 중인 셈입니다.
 
한상균 한강버스㈜ 대표는 "성진에서 우리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한 상태라서 관련 내용을 구체적으로 답하기에는 적절치 않은 상황"이라면서도 "어제 우리 실무자가 현장에 내려갈 일이 있었는데, 유치권 행사 중이라는 플래카드가 배에 걸려 있는 걸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유치권 행사에 대해서는 보고를 받았다"며 “107호는 시운전과 공식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부품 문제도 있어 지연된 상황이고, 올라오는 데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한강버스 사업은 예산 압박도 받고 있습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 2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서울시가 중앙투자심사를 의뢰한 내년도 한강버스 운항 결손 지원 135억9100만원에 대해 "사실상 불승인"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시의회 민주당도 다음 달 3일 시작하는 행정사무감사에서 한강버스를 중점 검증 대상으로 정했습니다.
 
김현철 기자 scoop_press@etomato.com
남윤서 기자 nyyyse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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