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GA 자회사, 모회사 상품 97.9% ‘몰빵’
미래에셋·삼성 등도 쏠림
다양한 상품 비교 취지 무색
2026-10-30 15:16:16 ㅣ 2026-10-30 15:43:02
[뉴스토마토 배희 기자] 대형보험사의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이 모회사 상품을 파는 데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경우 상반기 생명보험 수수료의 97.9%가 한화생명(088350)에서 발생했는데요. GA는 여러 상품을 비교추천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장할 의무가 있는 만큼 정치권과 언론 등에서 모회사 상품 쏠림에 대해 여러 차례 지적이 이어졌지만,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30일 법인보험대리점 통합공시에 따르면 상반기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생명보험 수수료(1조1669억원) 중 한화생명에서 받은 금액은 1조1425억원으로, 모회사 비중이 97.9%에 달했습니다. 2024년 98.1%, 지난해 97.7%에 이어 생보 수수료 대부분을 모회사에 의존하는 구조가 유지됐습니다.
 
다른 자회사형 GA들의 양상도 비슷했지만, 한화생명금융서비스만큼 모회사 상품 판매 비중이 크지는 않았습니다. 삼성생명금융서비스는 상반기 생보 수수료 1667억원 중 1468억원이 삼성생명(032830)으로부터 나와 모회사 비중이 88%였습니다. 삼성화재금융서비스는 손해보험 수수료 모회사 비중 84.2%를 기록했습니다.
 
이어 △미래에셋금융서비스 93.18%(1303억원) △KB라이프파트너스 89.4%(606억원) △매트라이프금융서비스 56.92%(194억원)를 보였습니다. DB금융서비스는 손보 수수료의 70.4%(63억원)가 DB손해보험(005830)에서 나왔습니다.
 
자회사형 GA는 보험사가 별도 판매회사를 설립하거나 기존 GA를 인수해 운영하는 형태입니다. 보험사들이 자회사 GA를 운영하는 배경에는 설계사 이탈을 막고 영업망을 유지하려는 목적이 있습니다. 여러 보험사 상품을 취급할 수 있는 외부 GA로 설계사들이 이동하자, 자회사에서도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도록 해 조직 경쟁력을 높인 겁니다. 판매 주도권이 GA로 이동하는 상황에서 외부 GA에만 의존하지 않고 계열 판매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습니다.
 
이들 GA는 시장 영향력도 상당합니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상반기 설계사 수는 2만8161명으로 GA업계 1위를 차지했습니다. 자회사 GA 설계사 수는 △삼성화재금융서비스 6492명 △삼성생명금융서비스 4781명 △한화피플라이프 4756명 △한화라이프랩 3920명 △미래에셋금융서비스 3748명 △KB라이프파트너스 2720명 △DB금융서비스 1821명 △매트라이프금융서비스 1542명 등입니다. 
 
문제는 다양한 상품을 취급할 기반을 마련하고도 영업이 모회사에 집중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GA업계 관계자는 "특정 회사 상품을 압도적으로 많이 판매하는 대리점을 제너럴(포괄적) 에이전시로 부르는 게 맞는지 의문"이라며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이 왜곡될 수 있어 이같은 GA를 스페셜(특별) 에이전시로 별도 분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대형 GA에 대한 비교·설명 규제는 2017년부터 시행돼 왔습니다. 보험업감독규정에 따르면 소속 설계사 500명 이상 GA는 보험계약 체결 과정에서 동종·유사상품을 3개 이상 비교·설명하고, 설명 내용에 대한 확인서를 받아야 합니다.
 
올해 7월부터는 설명 범위가 판매 수수료로 확대됐습니다. 대형 GA는 추천 상품의 판매 수수료 등급과 순위, 추천 사유 등을 추가로 안내해야 합니다. 소비자가 폭넓게 상품 추천 배경을 이해하고, 보험상품을 합리적으로 비교한 뒤 선택할 수 있게끔 돕자는 취지입니다. 소비자는 추천 가능한 보험사 목록을 확인하고 원하는 보험사 상품을 포함해 설명해달라고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추가 규제가 편중을 얼마나 완화할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기존에도 대형 GA에서 유사상품 3개 이상 비교를 의무적으로 시행하게 했지만 자회사형 GA의 모회사 의존도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현행 제도는 판매 비중을 직접 제한하는 방식도 아닙니다. 비교·설명을 충분히 했다면 상품 가입률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더라도 제재할 방안은 없습니다. 
 
GA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상품을 취급할 수 있는 GA가 됐는데도 모회사 비중이 지나치게 높으면 소비자의 선택권이 제한될 수 있다"며 "자회사형 GA는 모회사의 브랜드와 안정적인 영업 지원체계라는 강점도 있어, 일반 GA와의 경쟁에서 이런 배경을 무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화생명 간판. (사진=뉴스토마토)
 
배희 기자 SheisH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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