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주현 기자] 성폭력범죄 등으로 집행유예형이 확정된 변호사 이름이 '법무부 마을변호사' 명단에 계속 남아 있었던 건 물론, 소속 법무법인 홈페이지에도 '대표변호사'로 표시됐던 걸로 확인됐습니다. 변호사법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를 받은 자는 일정 기간 변호사 등록이 취소됩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변호사였던 A씨는 지난 2024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범죄처벌법) 위반과 공갈미수 혐의로 기소됐고, 법원에선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받았습니다. 아울러 대법원은 지난 6월25일 A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형을 확정했습니다.
변호사법 제5조(변호사의 결격사유) 제2호엔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그 유예기간이 지난 후 2년이 지나지 아니한 자는 변호사가 될 수 없다"고 규정됐습니다. 이에 따라 A씨는 집행유예 3년에 경과 기간 2년을 더해 총 5년 동안은 변호사로 등록할 수 없습니다.
대한변호사협회 역시 A씨의 변호사 등록이 취소된 상태라고 답했습니다. 변협에서 제공하는 변호사 검색 서비스에서도 A씨의 이름은 조회되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A씨의 이름이 법무부 마을변호사 명단과 소속 법무법인 홈페이지에 한동안 그대로 남아 있었다는 점입니다.
A씨는 2024년 8월 제7기 마을변호사로 선정돼 경기도 여주시에 배정됐습니다. 마을변호사는 변호사를 만나기 어려운 지역 주민들이 무료로 법률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재능 기부 변호사를 연결하는 공공 법률 복지 제도입니다. 임기는 2년입니다.
A씨는 2024년 성범죄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고 형이 확정됐지만, 그가 마을변호사로 배정됐던 지역엔 이런 자격 변동 사실이 전달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여주시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마을변호사는 법무부에서 받은 명단을 토대로 운영하고 있다"며 "A씨의 자격 변동이나 명단 제외와 관련한 별도 통보는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변호사 등록 취소 사실이 여러 기관끼리의 통보를 거쳐 명단에 최종 반영되는 구조 탓입니다. 법무부에 따르면 변호사 자격에 결격 사유가 발생하면 법무부가 변협에 등록 취소를 명령하고, 변협이 당사자의 등록을 취소한 뒤 그 사실을 다시 법무부에 통지하는 방식으로 절차가 진행됩니다. 등록 취소 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등록 취소와 명단 삭제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A씨가 마을변호사 명단에서 제외된 건 대법원 형 확정 후 약 두 달이 지난 12일이었습니다. 본지가 이 사안에 관해 취재를 시작하면서 법무부와 변협 등에 문제를 제기한 이후에야 명단에서 빠진 겁니다.
A씨는 소속 법무법인 홈페이지에서도 대표변호사로 표시돼 있었습니다.
<뉴스토마토>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지난 7일 A씨의 활동 여부 등을 소속 법무법인 측에 문의했을 당시만 해도 홈페이지엔 A씨의 변호사 프로필과 이력이 남아 있었습니다. 이후 17일 홈페이지를 다시 확인한 결과, A씨의 변호사 프로필과 이력은 삭제됐습니다. 다만 홈페이지 하단 법인 대표자 표시에는 여전히 A씨의 이름이 기재돼 있습니다.
변협 관계자는 "변호사 등록이 취소된 사람은 법무법인 홈페이지에서도 변호사로 표시·기재할 수 없다"며 "대표변호사 자격으로 사무실도 운영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뉴스토마토>는 A씨와 소속 법무법인 등에 관련 내용을 질의했지만 현재까지 답변은 받지 못했습니다.
정주현 기자 giveh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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