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가 100% 순수 전기차 브랜드 전환이라는 기존의 고집을 내려놓고 하이브리드(HEV)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내연기관과 전기차를 잇는 가교로서 하이브리드를 전면에 내세워 프리미엄 시장의 주도권을 지키겠다는 승부수로 풀이됩니다.
제네시스 GV80 하이브리드 모델. (사진=제네시스)
17일 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80에 2.5 터보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장착해 다음달 출시한다고 밝혔습니다. 브랜드 출범 이후 처음 선보이는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큽니다.
그간 제네시스는 전기차와 가솔린 라인업만으로 시장에 대응해 왔는데, 정작 국내외 프리미엄 시장의 수요는 하이브리드로 빠르게 쏠리고 있었습니다. 경쟁 브랜드들이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을 늘리는 동안 선택지 자체가 없었던 제네시스로서는 캐즘 국면을 정면 돌파하기보다 우회하는 전략을 택한 셈입니다.
현재 제네시스는 전기차 GV60과 전기 고성능 모델 마그마를 비롯해 G80과 GV70 전동화 차량을 라인업으로 두고 있습니다. 하이브리드의 부재는 판매 실적으로 고스란히 드러난 바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제네시스는 국내에서 전년 동기 대비 23.1% 감소한 4만7024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습니다. 국내 완성차업계 전반에서 하이브리드 판매량이 늘어나는 흐름 속에서 제네시스에만 해당 파워트레인이 없었던 점이 판매 감소의 한 원인으로 지목돼 왔던 만큼, 이번 GV80 하이브리드 출시는 판매 반등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제네시스가 이번에 공개한 하이브리드 모델은 단순한 파워트레인 추가가 아니라 전기차 느낌을 내는 하이브리드라는 점에서 제네시스의 지향을 보여줍니다. 전기차 수준의 주행 감성과 압도적인 동력 성능을 극대화한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전격 공개하면서, 하이브리드를 전기차의 대체재가 아니라 전기차로 가는 과정에서 고객이 거부감 없이 선택할 수 있는 ‘연결 고리’로 자리매김시키려는 의도가 읽힙니다.
GV80 하이브리드 시스템. (사진=제네시스)
GV80에 적용될 2.5 터보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엔진 시동 및 발전을 담당하는 시동 모터(P1)와 구동 및 회생제동을 담당하는 구동 모터(P2)가 결합된 병렬형 구조를 갖췄습니다. 기존 2.5 터보 모델 대비 출력과 토크를 모두 끌어올리면서도 연비를 대폭 개선했습니다.
이번 시스템에는 현대차그룹 하이브리드 시스템 중 최초로 수냉식 하이브리드 배터리가 적용됐습니다. 수냉식 배터리는 온도를 효율적으로 제어할 수 있어 공냉식 대비 최대 방전 출력이 높고 배터리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냉간 시동 시 발생할 수 있는 진동과 소음을 최소화하기 위해 출발 직후 초기 구간까지는 모터를 활용한 EV 모드 주행을 적극 활용하도록 개발됐습니다. 지하 주차장 등 소음이 두드러지는 상황에서는 EV 모드로 이동하고, 일반 도로 합류 후 일정 차속 이상에서 엔진을 구동해 조용하고 편안한 주행 시작을 돕는 방식입니다.
신호가 많은 시내 도로나 정체 구간에서도 EV 모드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제어했으며, 스테이 모드와 하이브리드 계층형 예측 제어(HPC), 스마트 회생제동 등 하이브리드 특화 기능도 대거 탑재됐습니다.
제네시스는 최근 GV80 하이브리드의 디자인도 함께 공개했습니다. 새롭게 디자인된 외장 그릴과 휠을 적용해 한층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완성했으며, 실내에는 신규 투톤 컬러 4종과 리얼 우드 소재를 적용한 가니시 2종이 추가됐습니다. 퀼팅 패턴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시혁 제네시스사업본부장 전무는 “신규 파워트레인은 효율과 정숙성, 주행 성능의 균형을 정교하게 완성해 차별화된 주행 경험을 구현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GV80 하이브리드를 시작으로 시장의 환경 변화와 고객 니즈에 선제적으로 대응함과 동시에 신기술로 제네시스만의 감성과 철학을 전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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