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윤혜원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른바 ‘돈봉투 의혹’으로 민주당을 탈당하고 프랑스에서 귀국하는 송영길 전 대표를 향해 “반성과 책임이 0점”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김 대표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송 전 대표가 지난 22일 진행한 기자회견에 대해 “국민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은 전혀 몰랐다며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고 알고 싶지도 않은 파리에서의 개인 일정, 소신 등을 피력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며 이렇게 밝혔습니다.
그는 “위장 탈당이 습관이 된 민주당에서 송 전 대표의 임시 탈당은 책임을 지는 자세가 전혀 아니”라며 “자신으로 인해 집안에 불이 났는데, 홀로 애국자라고 강변하는 송 전 대표의 모습은 오히려 민주당의 무책임한 민얼굴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어느 누가 송 전 대표를 위해, 송 전 대표도 모르는 뇌물을 받아 돈봉투를 살포하겠나”라며 “당대표 당선 후 돈과 조직을 잡는 핵심 요직인 사무총장과 부총장 등 당직에 녹취록의 주인공이 임명됐다. 그럼에도 관련이 없다고 일관하는 것은 국민을 속이는 처사”라고 지적했습니다.
김 대표는 민주당 내에서 송 전 대표에 대해 ‘큰 그릇’ 등의 평가가 나온 데 대해서도 “가관”이라며 “이재명 대표 방탄에 여념이 없는 민주당 시각에서 볼 때 송 전 대표 비위 혐의는 별거 아니라고 여기는지 몰라도, 상식을 가진 일반인 시각에서는 민주당의 심각한 도덕 불감증을 여실히 느끼게 할 뿐”이라고 비꼬았습니다.
또 “‘돈봉투 부스럭’ 소리로 대표되는 의원부터 라임 펀드 김봉현에게서 거액의 금품을 수수한 의원들까지 민주당 곳곳에서 돈봉투 냄새가 가득하다”며 노웅래 의원과 기동민·이수진(비례) 의원을 겨냥하는 듯한 발언을 한 뒤 “민주당 전체가 돈독에 오염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러면서 “국민 앞에서는 민생을 입버릇처럼 강조하는 민주당이 뒤로는 검은돈을 쫓았다니 이율배반적”이라며 “송 전 대표를 비롯해 이재명 대표 등 비리 의혹의 중심에 있는 사람들의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한다”고 당부했습니다.
한편 태영호 최고위원은 지난 20일 최고위 불참 나흘 만에 이날 최고위에 참석했습니다. 태 최고위원은 “저번 최고위 회의는 누구의 요구가 아니라 제 개인적 사유로 불참한 것이라는 말씀을 드린다”며 “현 상황에서 제가 최고위 회의에 나오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제가 이 자리에 있는 이유는 당원들이 선택해줬기 때문”이라며 “지난 전당대회는 여론조사 3%라는 꼴찌로 시작했으나, 그렇다고 오만(온갖의 방언) 곳에 도움을 구걸하지도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향해 “이참에 전 목사에 한마디 하겠다. 정말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위한다면 조용히 있어달라. 이 대표와 민주당을 상대로 싸워야 하는 우리 당에 해가 되는 행위를 그만 멈춰주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태 최고위원은 제주 4·3 사건을 두고 ‘김일성 지시에 의해 있었던 일’이라고 하고, 백범 김구 선생이 ‘김일성에 이용 당한 것’이라고 발언해 역사 인식과 관련한 논란을 일으킨 바 있습니다.
윤혜원 기자 hwy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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