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신당 임박…이재명, DJ·노무현 참배 '맞불'
새해 맞아 봉하 찾은 이재명, 정세균과도 조우
이낙연 "큰 싸움을 벌여야 한다"…이재명 직격
2024-01-01 16:28:50 2024-01-01 18:21:10
[김해 봉하=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신당 창당을 기정사실화하면서 민주당의 분열도 임박했습니다. 당대표직 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 당내 비명(비이재명)계 요구를 거부한 이재명 대표는 2024년 새해를 맞아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잇달아 참배했는데요. 민주당의 정통성이 자신에게 있음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분당 위기 맞은 이재명…'민주당 정통성' 부각 사활
 
이재명 대표는 갑진년 첫날인 1일 국립현충원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 참배를 마친 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이 있는 김해 봉하마을을 찾았습니다.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여 헌화대로 이동한 이 대표는 분향을 한 뒤 노 전 대통령이 잠들어 있는 너럭바위에서도 묵념했습니다. 방명록에는 "'함께 사는 세상' 깨어있는 시민과 함께 사람 사는 세상,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 꼭 만들겠습니다"라는 글귀를 남겼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당 지도부가 새해 첫날인 1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후 이 대표는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는데요. 이 대표에 앞서 노무현재단 이사장 자격으로 권 여사를 방문한 정세균 전 총리와도 함께 떡국 오찬을 나눈 것으로 전해집니다. 예정에 없던 만남이었지만 정 전 총리가 과거 종로에서 활동할 때의 이야기들을 해주며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식사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묘역 참배를 위해 식사를 마친 정 전 총리는 먼저 자리를 옮겼습니다. 퇴장에 앞서 정 전 총리는 "지도부가 잘 단합해 잘해달라"고 재차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정 전 총리의 이석 후 이 대표와 민주당 지도부 일행은 권 여사와 디저트를 겸한 차담을 진행했습니다. 이때 권 여사는 "나무가 거목으로 자랄 때까지 흔들리지 않고 자라는 나무가 어딨겠느냐. 흔들릴 때 고통스럽겠지만 그 과정을 통해 단련되고 지혜가 생긴다고 생각한다"며 민주당의 현 상황에 대한 우려와 조언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낙연 "양자택일 아닌 새로운 선택지"이르면 4일 탈당
 
실제로 현재 민주당은 분당이 갈림길에 놓였는데요. 이날 오전 경기 고양시 행주산성에서 신년 인사회를 개최한 이 전 대표는 "국민께 양자택일이 아닌 새로운 선택지를 드려야 한다"며 신당 창당 의지를 거듭 드러냈습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1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행주산성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산성 정상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특히 그는 "우리는 큰 싸움을 벌여야 한다. 국민께 새로운 선택지를 드리겠다는 세력과 선택의 여지를 봉쇄해 기득권을 누리겠다는 세력의 한판승부"라며 "시작은 어렵더라도 옳은 길을 가고 승리할 것"이라고 이 대표를 직격했습니다. 오는 4일 신당을 창당할 것이란 앞선 보도에 대해 "당원에게 고별인사라도 드리고 그다음이 순서가 되는 것"이라면서도 "그리 많은 시간이 남아있지 않다는 것을 아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전 대표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정 전 총리는 묘역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대한민국이 잘 돼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선거를 잘해야 된다"며 "책임 있는 분들은 어떻게 하면 선거가 잘될 것인지 깊이 생각하고 처신해야 될 것"이라고 현 상황이 만족스럽지 않음을 우회적으로 드러냈습니다. 
 
'현애살수'라는 말로 이 대표의 결단을 촉구했던 것에 대해서도 "민주당의 상임고문으로서 또 당원으로서 대표에게 하고 싶은 얘기를 기탄없이 다 해드렸다"고 말을 아꼈는데요. 추후에라도 당 통합을 위해 행동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는 "혹시 필요가 있으면 또 만날 수도 있다"면서도 "현재는 아무런 계획이 없다"고 일축했습니다.  
 
김해 봉하=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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