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장 "우리금융, 내부통제 등 개선 시 보험사 인수 긍정적"
"내부통제 미흡하다" 경고 불구
"우리금융·보험산업 발전 감안할 것"
2025-03-19 15:08:19 2025-03-19 17:44:32
 
[뉴스토마토 이종용 선임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매운맛'을 예고한 대로 우리금융지주(316140) 경영실태평가(경평) 등급이 3등급으로 떨어졌습니다. 우리금융이 그룹 차원에서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가 부실했다는 게 금감원의 판단입니다. 원칙상으로 현 경평 점수로는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가 어렵지만, 이 원장은 우리금융의 내부통제 개선 계획이 실효성이 있다면 편입 심사에 긍정적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개선책 실효성 있다면 긍정적"
 
이 원장은 19일 출입기자 간담회를 열고 우리금융지주의 동양생명(082640)·ABL생명 인수 관련 "심사의견을 최소한 3월 중에 금융위원회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자본금 증액, 부실자산 정리 등으로 금융위가 예외적으로 자회사 편입을 허용할 수있는 조건이 있는데, 감독 행정적 측면에서 각 기준별로 우리금융이 제출한 여러 개선책을 포괄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금감원은 전날 우리금융에 경평 종합평가등급을 2등급에서 3등급으로 하향했다고 통보했습니다. 금융위에도 이같은 사실을 전달했습니다. 금융지주 경평은 리스크 관리 부문와 재무 상태 부문, 잠재적 충격 부문 등 3개 평가 부분으로 평가합니다. 금감원에 따르면 우리금융 그룹 전체의 내부통제,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미흡한 사항이 확인됐습니다. 
 
금감원은 이번 경평 결과를 토대로 우리금융의 자회사 편입 승인 심사를 진행 중입니다. 앞서 지난 1월15일 우리금융은 금융위에 자회사 편입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고, 금융위는 금감원에 편입 심사를 의뢰했습니다.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 승인 여부는 이르면 5월 열리는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원장은 "경영실태평가는 원칙적으로 공개할 이슈는 아니다"라며 "내부통제 실패에 대한 개선 이슈뿐만 아니라 보험산업, 우리금융지주의 발전 등을 종합적으로 금융위가 판단해야 하며 판단에 어긋남이 없도록 보좌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원칙적으로 금융지주의 경평 결과가 3등급 이하면 자회사 인수가 어렵습니다. 다만 금융지주사 감독규정 제10조에 따르면 '자본금 증액, 부실자산 정리 등을 통해 2등급 이상에 해당할 수 있다고 금감원이 인정하는 경우에는 경영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본다'고 명시돼있습니다.
 
이 원장은 "내부통제 개선 계획 등이 실현 가능하고 효과가 있다고 한다면 (우리금융 M&A 편입 승인 심사에) 긍정적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서 우리금융 경영평가등급과 홈플러스 사태, 상법 개정안 등 주요 현안에 대한 긴급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당국, 예외 승인 조건 다각적 검토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과 보험시장의 발전을 감안해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 심사를 하겠다는 이 원장의 발언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금융의 은행 의존도는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높은 90% 수준입니다. 금융 그룹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합니다. 이번 보험사 인수에 성공하면 이를 단번에 80% 수준으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한 최근 MG손해보험 매각 무산으로 보험소비자 피해 우려가 커지는 상황인데요.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 무산으로 금융소비자들에게 또 다른 불안을 떠넘기기에는 당국으로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금융위가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안을 결국 승인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관건은 우리금융이 조건부 승인 조건에 부합하는 개선책을 내놓느냐는 것입니다. 자회사 편입 심사를 진행 중인 금감원과 최종 승인권을 갖고 있는 금융위가 조건부 승인을 할 수 있도록 부담을 덜어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금융은 최근 우리라이프와 우리금융라이프, 우리에프앤아이 등 보험사 상표를 출원한 상태입니다. 앞서 우리금융은 지난해 8월 동양생명 ABL생명의 대주주인 중국 다자보험그룹과 비구속적 양해각서를 체결하며 본격적으로 생명보험사 인수 절차를 시작했습니다. 우리금융은 인수가의 10% 규모인 1550억원가량의 계약금도 지불했습니다. 
 
우리금융은 자본건전성을 나타내는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12.08%로 금융당국이 권고하는 기준(12%)을 넘었습니다. 우리금융은 지난 2004년에도 경영실태평가 3등급을 받았지만, 금융위로부터 LG투자증권을 자회사 편입을 조건부로 승인받은 전례가 있습니다.
 
금감원이 아직 금융위에 우리금융 경영실태평가 등급을 통보하지 않아 조건부 승인 여부나 조건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우리금융은 보험사 인수 여부와 상관없이 재무 건전성 상향에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입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고환율 속에서도 다른 금융지주사와 달리 보통주자본비율을 개선했다"며 "당국의 개선 권고뿐만 아니라 자체적으로도 내부통제 강화에 만전을 기하는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우리금융지주는 내부통제와 건전성 관리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종용 선임기자 y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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