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상증자 참여…9800억원 규모

162만298주, 주당 60만5천원 인수현금과 금융 조달 통해 재원 마련"투자 필요성 공감…대주주 책임"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한화가 방산 계열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의 유상증자에 참여합니다. 한화는 총액 9803억원 규모의 재원을 보유 현금과 금융 조달을 통해 마련한다는 계획입니다.

 

한화그룹 본사 사옥 전경 (사진=한화)

 

한화는 26일 서울 중구 한화빌딩에서 이사회를 열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주배정 유상증자 참여의 건’을 가결했습니다.

 

한화는 33.95%의 지분율에 따라 회사에 배정된 신주 162만298주를 주당 60만5000원에 인수합니다. 발행가액은 추후 변동이 가능하며 오는 5월29일 확정될 예정입니다. 총액은 9803억원에 달합니다. 한화는 보유 현금과 금융 조달을 통해 재원을 마련한다는 계획입니다.

 

한화 측은 배정받은 물량 100%를 인수해 우량 자회사의 글로벌 도약과 지속 성장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승모 한화 대표이사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과감한 투자 필요성에 공감하며 자회사의 성장으로 한화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동시에 대주주로서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유상증자에 참여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신주 배정 기준일은 다음달 24일이며, 구주주 청약은 6월3~4일, 실권주 일반 공모 청약 기간은 6월9~10일입니다. 신주 상장 예정일은 6월24일입니다.

 

앞서 지난 20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역대 최대 규모인 3조600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의했습니다. 하지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해 사상 최대 영업익을 올린데다 향후 견조한 실적 전망이 예상됨에도 기존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가치를 희석하는 유상증자를 선택한 것을 두고 원성이 빗발쳤습니다.

 

특히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총수 일가의 지배력이 높은 기업들이 보유한 한화오션 7.3%를 인수한 뒤 불과 일주일 만에 투자를 명분으로 초대형 유상증자에 나선 것은 주주보다 총수 일가의 이익을 우선 고려한 결정이 아니었냐는 의심도 고개를 들었습니다.

 

논란이 확산하자 김 부회장 등 최고 경영진은 지난해 연봉에 해당하는 48억원을 자사주 매수에 투입해 주주 가치 제고에 나선다고 밝혔지만 논란은 쉬이 사그라들지 않는 상황입니다.

 

이와 관련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전날 경기도 성남에서 열린 주총에서 “’유럽 방산 블록화’와 선진국 경쟁 방산업체들의 견제를 뛰어넘기 위해 현지 대규모 신속 투자가 절실하다”며 “해외 입찰을 위해 부채비율을 관리하며 단기간에 대규모 투자를 하려면 유상증자가 최적의 방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e-mail]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