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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박예진 기자] 글로벌 스포츠웨어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
화승엔터프라이즈(241590)가 적자 사슬을 끊어냈다. 지난 2021년 당기순이익이 적자전환한 이후 3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다. 지난해 아디다스와 리복 등 스포츠 브랜드 ODM을 담당하는 화승 비나(HS Vina) 실적이 개선된 가운데 판매비와 관리비 감축에 나서면서 영업이익률도 크게 개선됐다.
(사진=화승엔터프라이즈)
판매비와관리비 줄이며 영업이익률 5%로 개선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화승엔터프라이즈의 매출액이 1조6096억원을 기록하며 2022년 1조6540억원 수준으로 회복됐다. 지난 2023년 매출액이 1조2138억원을 기록하며 직전년도 대비 26.61% 급감한 이후 크게 개선된 수치다. 이는 주요 매출처인 아디다스의 오리지널 세션 수주가 지속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외형 성장이 이뤄지면서 영업이익도 같은기간 130억원에서 826억원으로 6.35배 증가했다. 2022년(528억원) 대비로도 54.55% 증가했다.
지난 2021년 89.77%로 최근 5년간 최고치를 기록하던 매출원가율이 2022년 87.95%, 2023년 86.54%, 2024년 86.22%로 줄어든 가운데 지난해 판관비율을 직전년도 대비 낮추는 데 성공하면서다. 지난해 판관비율은 8.65%로 지난 2022년 8.85%보다 0.2%포인트, 2023년 12.39%보다 3.74%포인트 줄었다.
판매비와관리비 중에서는 경상개발비가 2023년 161억원에서 2024년 54억원으로 3분의 1수준으로 줄면서 가장 많은 감소세를 보였다. 이어 지급수수료를 281억원에서 154억원으로 45.30%, 기타판관비를 33억원에서 24억원으로 27.66% 줄였다. 이에 지난해 연간 판관비는 1392억원으로 직전년도(1504억원) 대비 7.44% 줄이는 데 성공했다.
판관비율과 매출원가율을 낮추면서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5.13%로 개선됐다. 이는 2020년 5.60% 이후 두번째로 높은 수치다. 앞서 화승엔터프라이즈의 영업이익률은 2021년 0.62%, 2022년 3.19%, 2023년 1.07%로 증감을 반복해왔다. 영업이익이 확대된 가운데 금융수익 증가와 지분법손익이 흑자전환으로 지난해 당기순손익도 적자를 탈출했다. 지난 2021년 68억원 적자를 기록한 이후 3년 만에 흑자전환이다.
이는 베트남법인 '화승 비나'의 실적 개선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화승 비나는 지난 2023년까지 149억원 적자를 기록했던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183억원으로 흑자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앞서 화승 비나의 당기순손익은 2020년까지 51억원 흑자를 기록했으나, 지난 2021년 123억원 손실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적자전환했다. 이어 2022년에는 손실규모가 201억원까지 확대됐다.
화승 비나, 흑자전환 성공했지만…종속기업 자본잠식 등은 '숙제'
화승 비나는 베트남 동나이성에 위치하고 있는 ODM 공장으로, 체계적인 아웃소싱을 통한 원가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위한 화승의 장기적인 계획 하에 미래를 보고 투자한 화승 재도약의 발판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로 화승 비나는 지난해에만 1849만켤레를 생산했다. 이는 인도네시아 법인(PT. Hwa Seung Indonesia)이 생산하는 물량인 4177만켤레, 화승(HWASEUNG RACH GIA CO) 1861만켤레 다음으로 많은 수다.
다만, 이 같은 생산량은 지난 2022년 4100만켤레와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지난 2022년 10월 아디다스가 유대인 혐오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미국 유명 래퍼 '예'(카니예 웨스트)와 협업 출시한 이지부스트 제품 등을 생산 중단하면서 재고 부담이 심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아디다스가 이지 시리즈 재고를 떠안게 되면서 신규 주문보단 재고 소진에 집중하면서 생산량이 줄었다. 여기에 유럽발 선적 지연으로 인해 400억원 가량의 매출이 올해 1분기 회계로 이연, 텍스타일 공장 재고 관련 대손충당금 60억~70억원 인식, 텍스타일 공장 내 가동률 회복 미진 등이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
그나마 지난해부터는 아디다스 오리지널 시리즈 신규 오더가 늘어나면서 실적이 개선세를 보였다. 화승 비나는 현재 베트남 현지에 신발제조·판매업을 주력으로 하는 법인 5개와 무역업을 영위하는 법인 1개를 종속기업으로 두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4979억원으로 전체 연결 매출액의 30.93%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직전년도(4216억원) 대비 18.10% 증가한 수치다. 증권가에서는 올해에도 아디다스 오리지널 시리즈 신규 오더에 대한 생산과 출하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화승 비나는 당기순손실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종속기업의 자본잠식과 당기순손실이 이어지고 있다. 2023년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콩 TY S-프린트와 대영텍스타일 베트남은 각각 당기순손실 17억원과 121억원 손실을 냈다. 콩 TY S-프린트의 당기순손실은 지난해 11억원으로 축소 됐으나, 대영텍스타일 베트남은 224억원으로 손실 규모가 되려 확대됐다.
화승 비나는 지난해 2월 프린트 제조·편직업 사업을 영위하는 콩 TY S-프린트(CONG TY S-PRINT)와 갑피 제조·판매를 주력 사업으로 하는 대영텍스타일 베트남(DAE YOUNG TEXTILE Vietnam)을 흡수합병한 바 있다. 특히 두 기업의 자본잠식 상태도 직전년도 대비 확대됐다. 대영텍스타일 베트남의 자본총계는 2023년 175억원 적자에서 지난해 427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고, 콩 TY S-프린트 역시 같은기간 43억원에서 59억원으로 자본잠식 규모가 확대됐다.
화승엔터프라이즈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전 계열사가 경비 절감 등에 노력한 결과 당기순이익이 흑자로 돌아섰다"라면서도 대영텍스타일 등의 순손실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은 피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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