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승계 리포트)보령, 김정균 단독 대표 체제…우주사업 시험대 올라
3년 간 '우주 산업'에 900억원 투자…수익성 전망 밝지 않아
사상 첫 매출 1조 달성…제약, 우주 산업 시너지 입증 과제
2025-04-07 16:55:33 2025-04-07 18:25:35
 
[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보령이 올해부터 김정균 대표이사의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하면서 오너 3세 경영체제를 공식화했습니다. 올해부터 홀로서기에 나선 김정균 대표는 보령의 신사업으로 공들이고 있는 우주 사업 분야에서 성과를 내 리더십을 입증해야 하는 동시에 경영승계 막바지 작업인 지배구조 안정화를 마무리 해야하는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2022년부터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한 김정균 대표는 장두현 전 대표와 공동 대표이사 체제로 회사를 이끌었습니다.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연 매출 1조원을 넘은 보령은 김정균 대표 체제에서 미래 신성장 동력을 기반으로 기업 가치를 높이는 전환점을 맞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김정균 대표는 블록버스터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 패밀리의 시장 확대와 항암 부문 독립 및 오리지널 의약품 인수(LBA),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등을 이끌며 지난해 매출 1조원 달성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죠.
 
보령은 단독 대표이사 체제 변경에 대해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보령의 성장전략을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책임경영이 필요한 시기임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회사 측은 이어 "인류 건강에 꼭 필요한 회사가 되기 위해 전략적 필수 의약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이익 창출 역량과 글로벌 신성장 동력을 가속화 해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정균 보령 대표이사(사진=보령)
 
900억원 투자 우주산업, 성과 '아직' 수익성 '의문'
 
지난해 보령은 매출 1조원 달성과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전년 동기보다 각각 3.2%, 73.2% 증가했지만, 신성장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우주 사업 부문에서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가 없어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특히 보령과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한 액시엄스페이스가 재정난을 겪고 있어 우주산업 수익 전망은 밝지 않습니다.
 
국내 제약사 최초로 우주정거장 개발과 우주 의료 산업에 진출한 보령은 제약 사업과 시너지를 창출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우주산업을 확대한다는 전략입니다. 김정균 대표는 우주산업 부문에 약 9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습니다. 대표적으로 미국 민간 우주개발 전문기업 액시엄스페이스에 약 800억원를 투자해 지분 2.7%를 확보한데 이어 조인트벤처(JV) 법인 브랙스 스페이스까지 설립했습니다.
 
하지만 포브스 등 외신에 따르면 액시엄 스페이스가 지난해 자금난으로 직원 100여 명을 해고하고 임금도 20% 삭감했고, 우주 정거장 개발 관련 핵심 연구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우주산업에 대한 우려에도 김정균 체제에서는 미래 전략사업으로 지속적인 투자가 이어질 전망입니다.김정균 대표는 "기업 가치를 재평가받기 위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향후 우주 헬스케어 사업에 대한 장기적 청사진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엑시엄과 협업을 통해 우주 내 의약품 초기 연구개발(R&D) 단계를 촉진해 사업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우주 산업에 대한 수익모델이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 그는 "투자나 인수합병(M&A) 기회를 검토 중"이라며 "성과를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승계 완성은 '지분율 확대' 
 
김정균 대표는 김은선 회장을 이을 유력한 경영 후계자이지만, 아직 지배구조 정점에는 오르지 못했습니다. 지난해 말부터 보령의 지분율을 우회적인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보입니다. 지난해 11월 보령은 김정균 대표 및 특수관계자가 최대 주주인 보령파트너스를 대상으로 1750억원 규모의 제3자 유상증자를 단행했습니다. 유상증자를 통해 1750억원을 100% 받은 보령파트너스는 보령 지분을 20.85%를 확보하며 2대 주주에 올랐습니다.
 
현재 보령의 지배구조는 김은선 회장이 보령홀딩스 최대주주로 보령을 지배하는 구조입니다. 오너 3세 경영 승계 완성을 위해서는 김정균 대표가 김은선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보령홀딩스 지분 44.93%를 이전받아 지배구조 정점에 올라야 하는 수순이 남아 있습니다.
 
한편 이번 정기 주총 안건으로 올라온 RSA(양도제한 조건부 주식보상) 부여 관련 이사 보수한도액 승인의 건이 김정균 대표의 지분율 확보에 이용될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그는 "스톡옵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RSA 도입을 추진한 것"이라며 일축했습니다. RSA는 직원들의 성과를 보상하기 위해 일정기간 매도할 수 없는 조건으로 주식을 지급하는 제도로 "주식연계 보상수단을 통해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하는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습니다. 
 
보령 본사 전경 (사진=보령)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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