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PF현황 진단)②키움증권, 오피스 개발로 무게 이동…PF전략 재편
2024년 IB 수익 75.9%가 부동산 PF에서 발생
공동주택 중심에서 도심 오피스 재개발로 전환
서울 중림동 프로젝트, 지연 속에서도 '기대감'
2025-04-24 06:00:00 2025-04-24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1일 17:1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위원회가 올 상반기 중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의 사업성과 분양 실적 등을 반영한 새로운 영업용순자본비율(NCR) 산정 기준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는 금융사의 PF 채무보증 리스크를 사업장별로 차등 평가함으로써 업계 전반의 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그동안 증권업계는 부동산 금융을 핵심 수익원으로 삼아왔지만 최근 시장 불확실성과 지방 미분양 확대 등으로 리스크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 이에 <IB토마토>는 주요 증권사의 PF 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당면한 과제와 향후 전망을 분석해 해법을 모색하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지난 한 해 키움증권(039490) 기업금융(IB) 실적은 부동산 PF가 이끌었다. 경쟁 증권사 대비 우수한 재무구조 덕분으로 경쟁자들이 주춤한 사이 PF 확대를 통해 IB 역량을 키웠다. 올해 키움증권은 부동산 금융 전략에 변화를 예고한다. 기존 공동주택 중심 포트폴리오에서 서울 도심 업무지구 재개발로 초점을 옮기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이다.
 
"지금이 기회"…부동산 익스포저 늘리는 키움증권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키움증권의 부동산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은 매입확약 기준 36건, 보증 잔액 1조6297억원이다. 직전년도 2023년 32건 1조2172억원 대비 건수는 4건, 규모는 33.9% 증가했다.
 
(사진=키움증권)
 
지난해 키움증권은 부동산금융을 IB 확대 기반으로 삼고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롯데건설의 2조3000억원 규모 PF 유동화증권 매입펀드 조성 참여를 시작으로 서울과 수도권 지역 공동주택 사업장을 중심으로 매입확약을 진행했다.
 
키움증권 2024년 IB부문 수수료 추이 (사진=키움증권)
 
실제 2024년 키움증권 IB부문 수수료 수익 총 2094억원 중 부동산 PF 수수료가 1589억원으로 75.9%를 차지했다. 리테일에 치중된 사업 구조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부동산 금융 확대 움직임으로 이어졌다. 일반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온라인 플랫폼 중심의 영업구조가 안정적인 사업 재원이 됐다는 평가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전 1조원을 밑돌던 키움증권의 부동산 익스포저는 지난해 1조원 중반까지 늘어났다”라며 “상대적으로 익스포저 확대 여지가 있는 상황에서 기존 주력 사업부문인 리테일 이외 다양한 부문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라고 말했다.
 
수익 구조 다변화, 오피스 시장으로 눈 돌려
 
키움증권은 주로 서울과 수도권 지역 공동주택 사업장을 중심으로 부동산 금융을 키웠다. 지난해 동산 매입확약 익스포저 중 서울과 수도권 지역 익스포저는 직전년인 2023년 8753억원에서 1조1081억원 규모를 키웠다. 아파트나 오피스텔 같은 공동주택 비중도 늘어 같은 기간 4798억원에서 6730억원으로 서울 수도권 익스포저 중 공동주택 익스포저의 비중은 54.8%에서 71.9%로 증가했다.
 
 
 
다만 2024년부터 키움증권 부동산 익스포저는 공공주택 이외에 서울 중심가 업무지구 재개발 익스포저도 늘어 나고 있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서울 수도권 분양 익스포저 이외에 다소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지만 공동주택보다 수익성 측면에서 성장성을 기대할 수 있도록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진행 중인 것이다. 
 
키움증권은 650억원 규모 ‘케이서소문제일차’를 매입확약 포트폴리오에 추가했다. 해당 사업은 서울특별시 중구 서소문동 58-9 일원에 업무시설과 판매시설 신축 사업으로 시공사로 포스코이앤씨가 참여한다.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회사인 JLL 코리아는 2025년 한국 상업부동산 시장 전망에서 서울지역 오피스 시장은 비교적 임대가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는 한편 공급이 제한적인 이유로 견고한 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경기 둔화로 인한 수요 감소가 예측되는 유통 상업시설이나 물류시설 부동산 전망과는 대조적인 전망이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이 발간한 ‘작년 4분기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 조사’에 따르면 서울과 수도권 오피스 공실률은 각각 5.6%, 5.1%의 낮은 공실률이 유지되는 한편 오피스는 투자수익률이 6.32%로 1년 전보다 1.76%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림동 재개발 난항…내년 상반기 착공 '목표'
 
현재 키움증권의 업무지구 부동산 익스포저 중 가장 큰 사업장은 리멤버제일차와 민스크제일차 사업장이다. 키움증권은 해당 특수목적회사(SPC)에 각각 1450억원, 300억원 대출을 진행했다.
 
해당 SPC가 진행 중인 중림동 복합개발사업은 지하철 2·5호선 충정로역 바로 앞에 지하 7층~지상 25층, 연면적 9만9899㎡ 규모로 업무시설과 상업시설등을 조성한다.
 
서울시 중구 중림동 624번지 일원 마포로5구역 10, 11지구 도시환경정비사업장 (사진=IB토마토) 
 
키움증권은 해당 사업장에서 선순위 대출을 진행했다. 각 대주 등급은 리멤버제일차가 트랜치(Tranche) A, 민스크제일차가 트랜치B 급으로 안정성이 높다는 평가다.
 
그러나 문제는 해당 사업 진척 속도가 현저하게 늦다는 점이다. 마포로5구역 10, 11지구는 1979년 도시정비형 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됐다. 이후 40년이 지난  2009년이 되어서야 조합설립추진위원회가 승인됐다.
 
현재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영업용순자본비율(NCR) 산출 방식 개정안에 따르면 사업장의 진척 정도에 따라 NCR 위험가중치가 달리 산정된다. 마포로5구역 10, 11지구와 같은 착공 전 사업장 브릿지론의 경우 기존 일괄 18% 적용에서 LTV 60% 미만은 60%, LTV 60% 이상의 경우 90%까지 적용이 확대된다.
 
결과적으로 해당 익스포저 운용의 향방은 사업 진척에 따라 달렸다. 하지만 해당 사업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18일 기준 <IB토마토> 취재 결과, 중림동 복합개발사업은 첫 발도 못뗀 상황이었다.
 
사업부지인 서울 중림동 624번지에는 구식 상가와 한옥 주택이 아직 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인적이 없는 가구 담벼락에는 ‘철거’라는 문구만 어지럽게 적혀 있을 뿐이었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에서도 진척 상황에 대한 답은 들을 수 없었다.
 
시행사 이노디앤씨에 따르면 해당 사업은 2020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2023년 상반기 분양과 착공을 목표로 했다. 그러나 서울시 인허가 일정이 지연되며 지난해 11월에서야 변경 사업계획 승인이 완료됐다.
 
앞서 시행사 이노디앤씨는 관계사 '디앤씨덕은'으로부터 100억원 가량의 담보를 제공받은 바 있다. 이어 오는 9월19일로 6개월 연장하는 '변경 대출약정서(2차)'를 체결했고 현재 만기 연장 후 올해 중 본 PF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노디앤씨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지역 입주자 대다수와 합의한 상태”라며 “현재로서는 내년 상반기 착공을 목표로 사업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