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T 해킹 사태 송구…그룹 보안체계 점검"
"뼈아프게 반성" 강조…외부전문가 중심 정보보호위 구성 발표
SKT, 기술 고도화로 고객 피해 막기 총력 약속
14일부터 유심보호서비스 2.0 공개…로밍 유심도 보호
2025-05-07 15:15:40 2025-05-07 15:28:13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텔레콤(017670) 고객 유심 정보 유출에 대해 사과했습니다. 해커로부터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는 것을 인지한 지 19일 만입니다. 회사는 원인을 규명하고 또 고객 피해 발생을 막기 위해 만전을 기하는 동시에 SK그룹 대상 보안 체계를 강화한다는 방침입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7일 SK텔레콤 고객 정보 유출에 대해 공식 사과했습니다. 최 회장은 "사이버 침해 사고로 많은 불안과 불편을 초래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사고 이후 고객 입장에서 세심하게 살피지 못한 점에 대해 저를 비롯한 경영진 모두 뼈아프게 반성할 부분이라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7일 SKT T타워 수펙스홀에서 이번 유심 해킹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정부 조사에 적극 협력해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데 주력하면서, SK그룹사 대상 보안 체계 전반을 점검한다는 계획도 발표했습니다. 이 일환으로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정보보호혁신위원회도 구성할 방침입니다. 계열사 내 전문가와 외부 전문가가 모여 그룹 보안과 관련한 의사결정을 총괄하는 형태입니다. 최 회장은 "객관적이고 중립적 시각에서 개선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이번 사태가 단순한 보안 문제가 아니라 국방 문제라고 생각하며 안보(문제)이자 생명이라는 생각으로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위약금 부분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습니다. 최 회장은 해지 고객에 대한 위약금 면제 요구에 대해선 "형평성·법적 문제를 함께 검토해야 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SK텔레콤 이사회가 이 문제를 놓고 논의 중"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앞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유심 정보 유출이 회사 측의 귀책 사유인 만큼 SK텔레콤 고객들의 번호이동 위약금을 면제해줘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최태원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 오는 8일 SK텔레콤 유심 정보 유출 사태를 다루는 청문회도 별도로 준비 중이었는데요. 최 회장은 청문회 당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를 대비한 주한미국상공회의소 대미 통상 관련 행사가 예정돼 있다는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바 있습니다. 
 
SK텔레콤 유심 교체 현황. (사진=뉴스토마토)
 
SK텔레콤은 그룹 총수를 주축으로 보안 체계 구축에 나서는 한편 해킹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기술 고도화도 지속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날 최 회장 사과 후 진행된 사이버 침해 관련 일일브리핑에서 오는 14일 유심보호서비스 2.0을 도입한다는 계획도 발표됐습니다. 우선 김희섭  SK텔레콤 PR센터장은 "해외 로밍 요금제 이용자를 제외한 가입 가능한 모든 고객이 가입했다"며 "알뜰폰 고객은 100% 가입 완료한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전날 오후 6시 기준 SK텔레콤 망을 이용하는 고객 2411만명이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했습니다. 가입하지 않은 약 100만명은 해외 로밍 이용자로 현재 자동 가입을 유보해둔 상태입니다. 김 센터장은 "14일부터는 유심보호서비스와 로밍의 중복 이용이 가능한 2.0 서비스가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해당 서비스가 나오면 모든 SK텔레콤 고객이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할 수 있게 되는 셈입니다. 
 
유심을 교체한 가입자 수는 107만명으로, 전날 하루에만 4만명 교체가 이뤄졌습니다. 현재 유심 교체 예약 대기 인원은 800만명가량입니다. SK텔레콤은 이달 안에 확보하는 유심 500만개에 대해 예약자 대상으로 순차적으로 교체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유심 교체 속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 5일부터 신규 가입도 중단했습니다. 
 
SK텔레콤은 다음주부터 유심 재고 부족에 따른 고객 불편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임봉호 SK텔레콤 MNO사업부장은 "유심보호서비스 전체 가입과 이심(eSIM) 셀프 개통 개선, 유심 재고 확보 등이 이뤄지면 신규 영업 중지 해제를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유심 정보 유출 이후 현재까지 추가 피해가 접수되거나 확인된 바 없다며 이용자 불안 잠재우기에도 나섰습니다. 류정환 SK텔레콤 네트워크인프라센터장은 "아직까지 이번 침해 사고로 인해 확인된 피해 사례는 없었다"면서 "혹시 모를 가능성을 대비해 보안 기술도 고도화한 만큼 국민들께서는 안심하셔도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