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인도네시아 시장에 다시 발을 들이고 있습니다. 최근
한화투자증권(003530)과 한국투자증권이 잇따라 현지에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선보이며 디지털 금융시장 공략에 나섰습니다. 인도네시아는 젊은 인구와 빠른 디지털 전환 속도로 주목받는 시장이지만 수익을 내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이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모바일트레이딩 플랫폼 '파인픽(Pinepick)'을 출시했습니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인수한 칩타다나증권을 기반으로 모바일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섰습니다. 이 앱은 안면 인식과 지문 인증 기능, 추천 주식·시장 전망·회사 분석 정보 제공 등 사용자 편의성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보다 하루 먼저 MTS 'iKISI'를 선보였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은 "iKISI는 현지 시장환경과 고객 투자성향을 고려한 맞춤형 플랫폼"이라며 "젊은 투자층을 대상으로 사용성과 기능성을 높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중 한국투자증권은 2023년 9000만원 손실에서 지난해 5억원 순이익을 올리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KB증권의 순이익은 35억원에서 46억원으로 32.7% 성장했습니다. 키움증권은 순손실 13억원으로 적자가 확대됐지만 활동계좌가 전년보다 700% 이상 증가하는 등 리테일 기반이 빠르게 커지고 있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은 11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으나 적자 폭을 줄였고, NH투자증권 역시 20억원에서 15억원으로 손실 규모를 줄였습니다.
반면 신한투자증권은 2018년 인도네시아에 진출했으나 3년 연속 적자로 고전 중입니다. 지난해에도 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자회사인 자산운용사는 매각해 사업을 정리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투자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은 인도네시아 시장의 디지털 전환 속도와 리테일 성장이 가능하다는 판단 하에 현지화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인도네시아는 2억8000만명의 인구와 3년 연속 5%대 경제성장을 기록하는 등 디지털 금융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라며 "칩타다나증권과의 시너지를 통해 고객과 상품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iKISI가 현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시장에 안착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MTS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고 동남아시아 디지털 금융시장의 선도적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이들의 노력에도 인도네시아 시장에 대한 회의론도 존재합니다. 최순영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증권사들이 인도네시아에 진출할 당시엔 자본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제로는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며 "지배구조 불투명, 주가조작, 낮은 공시 신뢰도 등 구조적 문제도 여전하다"고 덧붙였습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인도네시아는 분명히 성장 가능성이 있는 시장이지만 단기 성과는 기대하기 어렵다"며 "현지화에 성공한 일부만이 살아남는 구조"라고 진단했습니다.
9일 인도네이시아 현지 언론 VOI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8일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자회사 칩타다나증권과 함께 새로운 모바일 앱 출시 행사를 열었다. (사진=칩타다나증권)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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