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한화그룹이 매출 2조원대 규모의 종합식품기업 아워홈을 품에 안았습니다.
서울 강서구에 있는 아워홈 본사 (사진=뉴시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아워홈 지분 58.62% 인수를 위한 거래 대금 지급을 완료하고 인수를 마무리 했다고 15일 밝혔습니다. 이번 지분 인수를 위해 투입된 금액은 8695억원 입니다.
한화호텔엔드리조트는 지난해 10월 이후 현장 실사 등을 거쳐 거래를 마무리 지었습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올해 2월 특수목적법인(SPC) 우리집애프엔비를 설립했고, 지난달 국내외 정부 기관으로부터 기업결합 승인을 받았습니다. 이번 인수로 아워홈은 한화그룹 계열사로 편입됐습니다.
한화 측은 인수 직후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대표이사를 선임하는 등 경영권 확보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입니다. 인수 과정에서 변수로 꼽혔던 구지은 전 아워홈 부회장의 반발은 별다른 법적 대응 없이 일단락된 상태입니다.
이번 인수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 부사장 주도로 추진됐습니다. 외식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김 부사장은 F&B(식음료) 사업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앞서 한화갤러리아 자회사인 에프지코리아를 통해 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를 국내에 들여왔고, 지난해 3월에는 ‘로봇피자’로 알려진 미국 스텔라피자를 인수한 바 있습니다.
이번 거래를 두고 업계 안팎에서는 ‘새우가 고래를 삼킨 것’이라는 평가도 나옵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해 매출 7500억원 규모인데 반해 아워홈은 같은 기간 2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기 때문입니다.
서울 중구에 있는 한화그룹 사옥.(사진=연합뉴스)
아워홈이 한화호텔앤드리조트와 한솥밥을 먹게 되면서 양사의 경쟁력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레저와 식음 부문에서 오랜 기간에 걸쳐 다양한 성과를 내온 바 있고, 자회사 한화푸드테크를 통해 외식·연회 등 식음 사업도 꾸준히 해온 바 있습니다.
아워홈은 국내 급식업체 2위로 자체 생산시설을 비롯해 전국에 물류망을 갖추고 있습니다. 특히 아워홈은 단체 급식 외에도 식자재 유통시장에서의 이익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에 호텔과 리조트 식음업장에 아워홈의 식자재 유통망 등을 활용하는 등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한 푸드테크 개발을 통한 주방 자동화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김 부사장은 앞서 “푸드테크를 통해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식품으로 사회에 기여하겠다”며 사업 추진 의지를 드러낸 바 있습니다. 푸드테크를 집중으로 하는 한화푸드테크는 김 부사장이 전략기획 부문 총괄을 맡은 로봇 전문 계열사 한화로보틱스와도 협업을 이어가는 중입니다.
다만, 과제는 남아 있습니다. 범LG가(家)로 분류됐던 아워홈의 한화그룹 편입으로 기존 LG계열 고객사들의 이탈 가능성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경쟁이 치열한 단체급식 시장에서 고객사가 이탈할 경우 경쟁력에 타격을 줄 가능성이 큽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급식과 식자재 유통 부문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 아워홈과 함께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식품시장의 지각변동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며 “아워홈은 한화와 한식구가 된 만큼 그룹 내 여러 계열사와도 다양한 협업을 해나가겠다”고 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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