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서린바이오, 무이자 CB 발행…주주가치 희석 논란 불가피
유동비율 400% 넘는데…150억원 운영자금 마련
기존 발행주식 수 대비 17%…제품 제조 확대 계획
주식 전환 시 기존 주주가치 희석·오버행 '부담'
2025-06-17 06:00:00 2025-06-17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2일 18:4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재혁 기자] 서린바이오(038070)사이언스가 비교적 양호한 재무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사모 전환사채(CB) 발행에 나서 관심이 쏠린다. 해당 CB는 표면이자율이 0%여서 투자자들은 주식 전환 시에만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이며, 회사 역시 주식 전환이 이뤄져야 CB가 부채에서 자본 항목으로 계상된다. 다만 기존 주주들의 입장에서는 주식 전환 시 신주 발행에 따른 주식가치 희석과 오버행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만큼 이들이 납득할 만한 사유가 필요해 보인다. 사측은 새로운 모멘텀 확보 차원에서 성장성을 보유한 제품 제조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선제적 자금 확보라는 점을 피력했다.
 
(사진=서린바이오사이언스)
 
유동비율·부채비율 양호…150억 규모 CB로 운영자금 조달 왜?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서린바이오는 최근 150억원 규모의 제3회차 무보증 이권부 사모 전환사채 발행한다고 공시했다. 수량은 180만주, 주식총수 대비 17% 수준이다.
 
해당 CB의 표면이자율은 0%, 만기이자율은 1%이다. 표면이자율은 채권의 액면가액에 대해 연간 받는 이자율을 뜻한다. 즉, 표면이자율이 0%라는 것은 투자자 입장에서 1년간 채권을 보유해도 받을 수 있는 이자가 없다는 의미다.
 
이는 투자자들이 전환청구 시기에 주식으로 바꿔 시장에 팔았을 때만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인 만큼, 기업의 성장 가능성과 주가 상승에 대한 강한 기대감이 반영된 조건이라고 볼 수 있다. 전환청구 가능 시점은 내년 6월부터이며,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은 2027년 6월부터 행사가 가능하다. 만기일은 2030년 6월이다.
 
서린바이오는 조달자금의 사용 목적에 '제품 제조 및 운영자금 '이라고 기재했다. 다만 재무안정성 지표가 양호하고, 보유 현금도 비교적 넉넉한 현 시점에서 당장 회계에 부채로 계상되는 CB를 발행한 의도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연도별로 올해에는 자금 사용 계획이 없고, 내년에 50억원을 사용, 2027년 이후에나 100억원을 사용하겠다는 계획이어서 자금조달의 시급성이 다소 떨어짐을 반증하는 모양새다.
 
우선 회사의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였던 2022년도에 1047억원으로 정점을 찍었고, 영업이익은 92억원, 당기순이익은 106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2023년부터 엔데믹으로 전환되며 코로나 백신 관련 원부재료 공급 감소 등에 영향을 받으며 매출이 감소하는 추세에 있긴 하지만 꾸준히 이익을 내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매출은 180억원, 영업이익은 1억원, 당기순이익은 3억원이다.
 
또한 1분기 기준 회사의 유동비율은 417.6%, 부채비율 17.66%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보유 현금성자산(현금및현금성자산+기타유동금융자산) 규모는 220억원으로 단기차입금과 기타유동금융부채의 합산인 17억원을 상회하고 있으며, 지난해 판관비는 180억원이 소요, 연간 연구개발비는 매출액 대비 2% 안팎인 10억원 수준에 불과해 운영자금 조달이 시급한 상황도 아닌 것으로 보인다.
 
 
 
제품제조 확대 추진 중…주주는 주식가치 희석·오버행 '부담'
 
앞서 서린바이오는 지난 2021년에도 미래성장동력 확대 및 투자 목적으로 사용하겠다며 표면이자율 0%의 300억원 규모의 2회차 CB를 발행했으나, 2023년과 2024년에 걸쳐 전량을 조기상환한 바 있어 이번 3회차 CB 발행의 배경에 더욱 이목이 집중된다. 2회차 CB 발행 이후 기대와는 달리 주가가 지속적으로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은 결국 풋옵션 행사를 택했다.
 
그럼에도 회사는 재차 CB 발행에 나섰고, 이번에도 표면이자율 0%라는 유리한 조건으로 자금을 조달하게 됐다. 향후 사채 발행자와 사채권자 양 측의 바람대로 주가가 상승해 전환 청구가 이뤄진다면, 회사는 그간 부채로 잡혔던 CB가 자본으로 인식되며, 투자자들은 주가 시세차익을 통한 이익을 실현하며 윈윈하는 구조다.
 
다만 기존 일반주주들의 입장에선 전환 청구 시 전체 발행주식수의 약 17%에 달하는 신주 발행으로 인한 주식가치 희석과 오버행 부담을 짊어져야만 하는 만큼 CB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의 목적을 분명히 밝혀야 할 필요가 있다.
 
더욱이 CB 발행 이후 기대와는 다르게 주가가 하락한다면 리픽싱 옵션에 따라 전환주식 수가 늘어나면서 앞서 언급한 주주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우려가 있다. 나아가 2회차 CB와 같이 풋옵션 행사로 회사가 일시 상환에 나서야 할 경우 유동성의 급격한 악화로도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대해 서린바이오 측은 새로운 모멘텀 확보 차원에서 성장성을 가져갈 수 있는 제품 부문을 확장하기 위한 자금 조달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안정적인 재무구조와 회사가 제시한 방향성이 투자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며 제로 금리 투자유치를 이끌어냈다는 점을 강조했다.
 
서린바이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현재 유통 비즈니스가 매출의 상당 규모를 차지하는데, 바이오 장비 쪽 제조사업을 확장하려고 한다"며 "유동성 부분에 있어 회사의 재무구조가 안정적이긴 하지만 사업 검토 과정에서 추가적인 현금 유동성 부분을 감안해 표면금리 제로로 진행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회사의 주요 제품 및 서비스 비중을 살펴보면 올해 1분기 기준 바이오 연구개발 및 생산에 필요한 시약, 기기, 소모품 등 상품의 매출이 전체의 95.76%를 차지하고 있고, 위생 살균 소독수 제조장치 및 피부미용의료기기 등 헬스케어기기 제품 매출 비중은 2.04%에 그치고 있는데, 이 제품 제조 부분의 사업 확장을 염두에 둔 선제적 자금조달이란 것이다.
 
서린바이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바이오 장비 등 제품을 추가로 공급을 하게 된다면 물리적으로 물류와 같은 부분의 확장도 필요할 수 있다고 염두에 두는데, 아직까지 부지나 설비 확장 등 구체적인 내용들이 나온 단계는 아니다보니 제품 제조 및 운영자금이라고 명시했다"고 부연했다.
 
이재혁 기자 gur9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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