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발 빅딜, 여수 마무리…감축 목표 가시권
롯데, 대산에 이어 여수 구조조정 합류
울산도 막판 협상 국면서 감산안 조율
산업부, 22일 간담회…지원 방안 논의
2025-12-19 15:48:34 2025-12-19 16:02:17
[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정부 주도의 석유화학 구조조정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대산에 이어 여수까지 ‘빅딜’이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지난 8월 자율 협약 이후 기업 간 이해관계와 지역별 셈법이 엇갈리며 감축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지만, 주요 사업 재편안이 윤곽을 드러내며 정부가 제시한 에틸렌 공급 감축 목표도 가시권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여수산단을 중심으로 한 나프타분해설비(NCC) 통합과 폐쇄가 확정 단계에 접어들면서, 구조조정 논의는 다음주 이행 국면으로 옮겨갈 전망입니다. 
 
여천 NCC 여수 2공장. (사진=여천NCC)
 
19일 주요 기업들이 정부가 요구한 시한에 맞춰 석유화학 구조조정을 위한 사업 재편안을 산업통상부에 제출하고 있습니다. LG화학은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의 이행 및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구조 개편에 참여하기 위해 사업 재편 계획안 자료를 제출했다”고 밝혔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 간 비밀유지 계약이 체결돼 있어 정확한 감축 규모를 공개하기는 어렵다”며 “대산의 경우는 이전부터 합작사가 설립되고 논의에 진전된 부분이 있어 구체화가 됐지만, 어디까지나 정부에 제출하는 안인 만큼 큰 틀에서 구조조정 방향을 묶어 제시하는 수준”이라고 전했습니다.
 
여수에서는 여천NCC와 롯데케미칼을 중심으로 한 구조조정이 급물살을 탔습니다. 여천NCC는 이미 가동을 중단한 연산 47만t 규모의 3공장 폐쇄 후 추가로 1공장(90만t)과 2공장(91만5000t), 롯데케미칼 여수공장(123만t) 가운데 한 곳을 폐쇄하는 방안을 놓고 최종 조율에 들어갔습니다. 당초 여천NCC 공동 주주인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 간 이견이 있었지만, 구조조정 지연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합의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여수산단 내 또 다른 축인 LG화학과 GS칼텍스도 구조조정에 동참합니다. 양사는 합작법인을 설립해 NCC 설비를 통합 운영하고, 이 가운데 설비가 가장 노후한 LG화학 제1공장(연산 120만t)을 가동 중단하는 방안이 유력합니다. 양사는 합작법인을 세운 뒤 비교적 최신 시설인 제2공장(90만t)을 공동 운영하는 것을 큰 틀로 잡고 세부적인 사항들만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경우 여수 지역에서만 최소 257만t의 대규모 에틸렌 감산이 이뤄지게 됩니다.
 
LG화학 여수공장 전경. (사진=LG화학)
 
앞서 충남 대산에서는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이 NCC 통폐합을 결정하며 연산 110만t 규모 설비 폐쇄를 확정했습니다. 여수와 대산의 합의만으로도 정부가 제시한 연간 270만~370만t의 감축 목표는 사실상 충족될 전망입니다.
 
울산에서도 막판 협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SK지오센트릭, 에쓰오일, 대한유화는 공동 사업 재편안 제출을 목표로 논의를 진행 중이며, SK지오센트릭의 연산 66만t 규모 NCC를 폐쇄하고 폴리머 공장을 공동 운영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울산에서 추가 합의가 이뤄질 경우 전체 감산 규모는 정부 목표치를 뛰어 넘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산업통상부는 오는 22일 주요 석유화학 기업 10곳을 소집해 간담회를 열 예정입니다. 정부는 기업들이 제출한 사업 재편안을 신속히 심의한 뒤 실효성을 따져 지원 방안을 마련할 방침입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이 자리에서 각사의 구조조정 이행 일정과 정부 지원 방향을 점검할 계획이며, 앞서 구조조정안 제출 기한을 연장할 계획은 없고 이를 지키지 못할 경우 정부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지난 8월 자율 협약 이후 처음 열리는 공식 회동인 만큼, 기업 간 합의를 바탕으로 구조조정이 실행 단계로 넘어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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