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영진 기자] 금융당국이 보험사 지급여력(K-ICS·킥스) 비율 권고 기준을 완화했지만 중소형 보험사들은 기준치에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본자본 규제 도입과 기준금리 인하 등 예고된 만큼 이들 보험사의 건전성 관리 고민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보험사의 킥스 비율 권고 기준을 기존 150%에서 130%로 낮췄습니다. 킥스 비율은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는 건전성 지표입니다. IFRS17 회계기준 도입 이후 150% 기준을 유지해오다가 보험사들의 자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권고 기준을 낮춘 것입니다.
앞으로 보험사는 후순위채 조기 상환이나 보험 종목 추가 등 인·허가 절차를 진행할 때 킥스 비율 130%를 넘기면 되는데요. 하지만 41개 보험사 중 10곳이 여전히 권고치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생명보험업권에서는 1분기 기준 경과조치 전 수치를 기준으로 △푸본현대생명 -23.8% △KDB생명 40.6% △IM라이프 90.5% △ABL생명 104.6% △IBK연금보험 125.0% △
동양생명(082640) 127.2% 등입니다.
손해보험업권에서는 △MG손해보험 -15.3% △캐롯손해보험 68.6% △
롯데손해보험(000400) 101.6% △NH농협손해보험 129.6% 등 4곳이 기준치에 미달했습니다. 이들 보험사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금리 하락 여파로 킥스 비율이 크게 악화됐습니다. 금리가 떨어지면 보험사의 부채 평가액이 자산 평가액보다 더 크게 늘어나 자본이 줄어들면서 킥스 비율이 하락합니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가 0.05%p 내려가면 생명보험사의 킥스 비율은 약 14%p, 손해보험사는 약 11%p씩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금융당국은 이달부터 정부, 관계 기관 등과 함께 '보험업권 건전성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할 예정입니다. 금융당국은 TF에서 보험사 수용 가능성을 고려해 건전성 관리 체계 고도화 방안을 도출하고 하반기 중 규제 방안을 확정할 방침입니다. 구체적으로 △자본의 질을 강화하는 기본자본 킥스 규제 도입 △2026~2027년 할인율 현실화 계획 △건전성 기준상 계리 가정 등 사실상 규제 강화가 논의되는 셈입니다.
중·소형 보험사들은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습니다. 대형 보험사에 비해 자본 여력이 부족하고 수익성도 떨어지는 만큼 자본 확충도 어렵습니다. 금리 인하 국면에서는 킥스 비율이 더욱 취약해질 수 있어 재무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보험사들은 대형 보험사에 비해 건전성 관리에 취약한 편인데 규제가 강해지면 더 힘들어질 것"이라며 "앞으로 자본 확충 계획을 세워 건전성 관리에 더 힘써야 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유영진 기자 ryuyoungjin153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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