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대 꺾인 가구업체, 쿠팡 로켓 앞으로
자사몰 강화하다 지난해 프리미엄 가구관 입점
매출 상승…로켓설치 지속 확대 예정
2025-06-16 16:25:56 2025-06-16 16:25:56
[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지난해 한샘(009240), 현대리바트(079430), 신세계까사 등 주요 가구업체들이 줄줄이 쿠팡 '프리미엄 가구관'에 입성하며 로켓설치를 시작했습니다. 가구 배송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내린 결단인데요. 일각에서는 실적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을 내놓기도 하지만, 주요 가구업체들은 쿠팡 입점 이후 매출이 증가한 점에 주목해 유통 채널로서 활용을 늘려나간다는 방침입니다.
 
지난해는 국내 주요 가구업체들이 쿠팡 로켓설치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해입니다. 자사몰 강화 정책을 펴던 가구업체들이 쿠팡에 손을 뻗은 것인데요. 업체 측은 빠른 배송을 원하는 고객들을 위해 물류가 잘 갖춰진 쿠팡에 입점하게 됐다고 설명합니다. 신세계까사는 지난해 5월, 한샘은 지난해 9월, 현대리바트는 지난해 10월 쿠팡 프리미엄 가구관에 본격 입점하고 로켓설치도 시작했습니다. 일룸의 경우 지난 2017년 쿠팡에 일찌감치 입점한 바 있는데, 지난해 프리미엄 가구관 입점 후 제품군을 확대했습니다. 기존에는 인기 제품인 키즈 소파, 키즈 의자류 위주로 판매를 했다면 프리미엄 가구관 론칭 이후에는 리빙 선반장, 책상 등으로 제품군을 늘렸습니다.
 
쿠팡 프리미엄 가구관에서는 쿠팡 브랜드 매니저들이 엄선하고 본사가 직접 공급하는 제품만 판매됩니다. 로켓설치는 설치가 필요한 대형가구 배송 시에 선택하면 되는데요. 오후 2시 이전에 구매하면 다음 날 혹은 희망 배송일에 배송 받는 시스템으로, 전국 어디서나 무료로 전문기사의 설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사다리차와 계단 이동비도 무상으로 지원합니다.
 
(이미지=쿠팡 캡처)
 
한 가구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쿠팡이 프리미엄 제품군 입점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주요 브랜드의 로켓설치 유입을 대대적으로 유도했다"며 "고객 서비스 확대 차원에서 입점을 결정했다. 우리 물류로 할 수 없는 것을 쿠팡을 통해서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자사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고객의 희망 배송일을 맞춰주지만 오늘 주문 시 내일 설치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며 "우리에게 없는 서비스를 쿠팡을 통해서 하면서 서로 윈윈하는 전략을 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부동산, 건설 경기 악화 속 자구책으로 쿠팡의 제안을 받아들인 경우도 있습니다. 그동안 가구업체들은 자사몰을 강화하기 위해 공을 들여왔는데요. 다른 플랫폼 대신 자사몰에서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고객을 유인하는 정책을 다양하게 펴왔습니다. 홈페이지를 개편해 새로운 기획관을 열고 멤버십을 개편하는 등 차별화를 꾀했는데요. 문제는 이 같은 노력이 결실을 맺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는 겁니다. 불경기가 길어지는 가운데 실적 부진에 시달리던 업체들이 결국 플랫폼 파급력과 이용자 수, 물류 시스템 등을 고려해 쿠팡에 입점하게 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일각에서는 상대적으로 고가에 해당하는 이들 기업의 상품이 쿠팡의 주 이용자층과 맞지 않아 기대만큼 빠른 재고 소진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다만 가구업체들은 대체로 만족하는 분위기입니다. 극적인 매출 성장은 아니지만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신세계까사의 경우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쿠팡에서 발생한 월평균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5% 가량 신장했습니다. 현대리바트는 프리미엄 가구관 입점 후 쿠팡 납품 매출이 지속 증가해왔으며 올해 들어서는 월평균 매출액이 입점 초기 대비 5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샘의 경우 쿠팡을 통해 유입된 신규 고객 비중이 높아 채널 확장을 통한 수요의 순증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한샘 관계자는 "현재 쿠팡에서 침실, 거실 등 고가 제품부터 실용적인 중저가 상품까지 다양한 한샘 가구가 판매되고 있다.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폭넓은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다"며 "이후 로켓설치 가능 품목의 지속적인 확대, 쿠팡 데이터 기반의 고객 인사이트 활용, 배송·설치 서비스 품질 고도화 등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가구업체들은 앞으로도 로켓설치를 이어간다는 방침입니다. 빠른 배송을 통해 고객 편의성을 지속해서 증대해 나간다는 계획인데요. 이를 통해 신규 고객을 유입하고 브랜드 접점도 더 넓혀간다는 복안입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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