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한화에어로, ROE 하락 자초하나…'고비용 유증'에 주주 우려
타인자본비용 8%보다 높은 자기자본비용 15%
재무안정성 이유로 차입보다 유증 선택
ROE 하락 최소화 등 주주 이익 극대화 관건
2025-06-20 06:00:00 2025-06-20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7일 14:2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이하 한화에어로)가 진행중인 유상증자가 주주가치를 침해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화에어로는 사업 확장을 위한 재원 마련을 위해 유상증자를 결정했지만, 유상증자 비용인 자기자본비용(15%)이 차입 등 타인자본비용(8%)보다 높기 때문에 재원 마련 수단으로 차입이 더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한화에어로는 유상증자를 강행하고 있다. 특히 유상증자로 자기자본이 커질 경우 자기자본이익률(ROE)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주주 우려를 최소화할 수 있는 ROE 확대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K9 자주포(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비용 높은 유상증자에 우려 지속
 
17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가 진행중인 유상증자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2조9000억원에 달하는 유상증자가 계획대로 마무리된다면 자본총계가 76% 늘어날 전망이라 그에 따른 배당 등 비용 증가 및 ROE 하락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유상증자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은 자기자본비용으로 설명할 수 있다. 자기자본비용은 주주가 주식을 보유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최소 수익률로 주식을 보유하는 기간 동안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비용으로 환산한 값과 유상증자로 인한 배당 등 지출 비용 등을 합한 비용이다.
 
이에 회사는 최소 자기자본비용보다 높은 ROE(자기자본수익률)를 창출해야 주주 요구에 충족할 수 있다. 또한 자기자본비용보다 낮은 선택지가 있다면 이를 선택하는 것이 회사 이익 극대화로 이어지므로 주주에게도 이익이 된다.
 
한화에어로는 매년 순이익 규모가 급증하고 있어 ROE도 함께 높아지는 상황이다. 지난해 한화에어로는 연결기준 순이익 2조5399억원을 거둠으로써 ROE 50.85%(자본총계 4조9951억원)를 기록했다. 이에 한화에어로가 공식적으로 밝힌 자기자본비용(15%) 대비 ROE는 높다. 여기에 고공행진 중인 주가 등 주주가 기대할 수 있는 주식 매도 이익을 더하면 정량적인 주주 이익 보장은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주주이익 극대화라는 측면에서는 최선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타인자본비용 대비 자기자본비용이 높기 때문이다. 타인자본비용은 회사채, 차입금 등 외부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이자 등 비용이다. 현재 한화에어로가 외부 자금을 조달함으로써 발생하는 타인자본비용 비율은 8%로 자기자본비용보다 낮다.
 
비용 측면에서 차입 등 외부 자금 조달이 유상증자보다 낮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낮은 자금 조달 수단을 두고 높은 자금 조달 수단을 선택한 의사결정에 대해 합리적이지 못하다는 평가가 업계로부터 나오고 있다.
 
한화에어로가 차입보다 유상증자를 선택한 배경은 회사 재무 안정성 때문이다. 수출을 확대하려면 안정적인 회사 재무 상황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회사가 과도한 부채비율로 인해 재정난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면 적극적인 수주 활동을 펼치기 어렵다. 이에 부채비율 상승이 없는 자금조달 방식인 유상증자를 택했다.
 
다만, 올해 1분기 한화에어로 부채총계(33조6982억원) 중 향후 매출로 전환되는 계약부채(14조4627억원)가 43%에 달하며 순차입금의존도는 21.2% 수준이다. 신용평가사들이 보는 마지노선인 30%를 밑도는 상태다. 이에 향후 1조4000억원 정도는 차입으로 들여와도 무리가 없는 수준이다. 기존 주주 이익을 극대화하고 자금 조달에 따른 후속 지출 규모를 고려한다면 외부자금조달이 합리적인 선택이 된다.
 
 
 
유상증자에 ROE 저하 불가피
 
한화에어로는 다음 달 9일을 유상증자 납입일로 정했다. 시장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우려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상증자 절차는 예정대로 진행되는 중이다. 차입보다 비용이 더 드는 유상증자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주주 불만은 지속될 수 있다. 이에 향후 한화에어로가 주주 불만을 잠재우려면 높은 ROE로 보답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해처럼 높은 ROE는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50%에 달했던 ROE는 일회성 요인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화에어로가 비주력 사업을 떼어내고 순수 방산 회사로 재편하는 과정에서 종속회사 처분 이익 1조1431억원이 순이익에 반영됐다.
 
이에 올해 ROE는 지난해보다 낮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대규모 자본확충이 더해져 지난해만큼 높은 ROE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확정된 유상증자 규모는 지난 1분기 자본총계(3조8018억원)의 76%에 달한다.
 
증권업계에서는 한화에어로가 거둘 순이익 규모가 올해 2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 반면 ROE는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유상증자가 반영되지 않은 전망치로 자본잉여금은 2070억원으로 고정돼 있다. 유상증자로 2조원 이상의 자본잉여금이 추가하면 ROE는 추가하락할 수 있다. 한화에어로가 거두는 순이익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유상증자 규모가 커 ROE 상승 행진이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편 한화에어로는 유상증자 대금과 외부 차입, 자체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 2030년 연결기준 영업이익 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향후 5년동안 영업이익(지난해 기준 1조7319억원)을 3배가량 키워야 한다. 국내 방산 수요로는 이러한 목표를 채우기 어렵기 때문에 한화에어로는 적극적인 해외 생산 기지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남우 한국거버넌스포럼 회장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한화에어로는 현재 업황이 좋아 양호한 현금흐름으로 투자 재원 마련이 충분히 보이며 외부 자금 조달 비용도 저렴하다. 그러나 회사가 상세한 현금흐름 추정치를 공개하지 않고 유상증자 필요성을 말하고 있어 주주들이 가치 희석 문제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이에 상세한 현금흐름 추정치를 공개해 유상증자 필요성을 말해야 유상증자에 대해 납득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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