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단계 DSR 앞두고 2금융권 대출 풍선효과 재현
규제 전 '막차 수요' 급증
2025-06-23 13:47:26 2025-06-23 17:09:37
 
[뉴스토마토 유영진 기자] 내달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시행을 앞두고 2금융권 대출이 증가하는 '풍선효과'가 다시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 당시 1금융권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수요가 2금융권으로 쏠렸던 상황과 유사합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9개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BC·NH농협카드)의 카드론 잔액은 5월말 기준 42조6571억원으로, 직전달(42조5005억원)대비 1500억원 증가했습니다. 지난 2월말 42조9888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뒤 3월 부실채권 상각 효과로 감소했지만, 두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신용대출 금리를 공시하는 저축은행 34곳 중 20곳에서도 신용대출 평균금리가 상승, 중저신용자 유입이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SBI저축은행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5월 14.27%에서 6월 14.38%로 0.11%p 상승했습니다. 같은 기간 OK저축은행은 16.38%에서 16.95%로 0.57%p, 상상인플러스는 19.5%에서 19.87%로 0.37%p 각각 증가했습니다. 
 
1금융권의 가계대출이 빠르게 늘자 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몰리는 양상인데요. 실제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최근 하루 평균 약 2102억원씩 증가했는데, 이는 지난해 8월(3105억원) 이후 약 10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폭입니다. 은행권은 대출 취급을 일부 중단하거나, 리스크가 낮은 고신용자 위주로 대출을 선별해 공급 중입니다. 
 
DSR 규제 강화에 따른 풍선효과는 스트레스 DSR 2단계가 시행되던 지난해에도 나타났습니다. 규제 시행 직전인 8월에는 은행권 가계대출이 크게 늘었다가 규제가 시행된 이후 감소세로 전환했습니다. 반면 2금융권 가계대출은 6월부터 서서히 증가하다 8월에 급증한 뒤, 9월에 일시적으로 줄고 10월부터 급격히 늘기 시작했습니다. 저축은행과 여신전문금융사를 중심으로 증가세가 두드러졌습니다.
 
특히 이번 스트레스 DSR 3단계 규제는 은행뿐만 아니라 2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가계대출까지 적용 범위가 확대되면서 규제 시행 전 대출을 받으려는 막차 수요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2금융권도 대출 총량 규제를 받고 있어 대출 심사가 까다로워진 상황인데요. 고신용자들이 2금융권으로 이동하면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중저신용자들은 대출 시장에서 밀려나 대부업이나 불법 사금융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강성진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실질 수요자들이 1금융권에서 대출을 못 받으면서 풍선효과가 나타난다"며 "아직은 아니지만 규제가 강화돼서 대출이 안 되면 2금융권 외에도 불법 사금융까지 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강 교수는 "자영업자들이 불법 사금융으로 밀려나면 진짜 위기"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유영진 기자 ryuyoungjin153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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