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종합가전기업
쿠쿠홈시스(284740)의 자회사가 말레이시아 진출 10년 만에 현지 증시에 입성합니다. 배우 김수현과의 광고 계약 논란과 미국발 관세 악재에도 불구하고, 견고한 실적과 시장점유율을 바탕으로 투자자 신뢰를 지켜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번 상장으로 약 128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해 싱가포르 등 인접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과 제품 다각화를 본격 추진할 계획입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쿠쿠홈시스의 말레이시아 합작법인 '쿠쿠 인터내셔널(Cuckoo International)'은 오는 24일 말레이시아 증권거래소 메인보드(THE MAIN MARKET OF BURSA MALAYSIA SECURITIES BERHAD)에 상장합니다. 지난 2015년 말레이시아 진출 이후 10년 만의 성과로, 이번 기업공개(IPO)는 쿠쿠의 동남아 시장 확대 전략에서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됩니다.
업계는 쿠쿠의 IPO를 사업 구조에 따른 '필연적 선택'으로 보고 있습니다. 렌털사업은 일정 수준 이상의 계정 수를 확보해야 손익분기점(BEP)에 도달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초기 고정비용이 많이 드는 만큼, 현지 1위 코웨이에 이은 후발 주자인 쿠쿠가 점유율 확대를 위해 자금 유치에 나선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라는 분석입니다.
다만 IPO까지의 여정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당초 지난 4월30일로 예정돼 있던 상장은 광고 모델 김수현씨의 사생활 논란과 미·중 갈등에 따른 관세 리스크로 약 두 달간 연기됐습니다. 김씨의 광고 중단, SNS 콘텐츠 삭제, 계약 관련 법적 대응까지 겹치며 브랜드 리스크 관리에 집중해야 했고, 미국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말레이시아산 제품에 대한 24% 관세 부과 발표도 불확실성을 키웠기 때문입니다.
쿠쿠 인터내셔널 연간 실적 추이. (그래프=뉴스토마토)
그럼에도 쿠쿠 인터내셔널은 실적으로 신뢰를 회복했습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11% 증가한 962억원을 기록했으며, 연간 매출도 2022년 2932억원에서 지난해 3683억원으로 꾸준히 성장해오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에서만 렌털 시장 점유율 20%, 100만명 이상의 구독 계정을 확보하며 정수기, 공기청정기, 매트리스 등 종합 렌털 플랫폼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이번 IPO에서 상장 예정 주식 수는 14억3280만주, 발행주식 총수는 12억8952만주입니다. 이 가운데 신주가 1억4328만주, 구주매출은 1억5044만4000주입니다. 쿠쿠 인터내셔널의 자산은 약 4921억원으로, 모회사 쿠쿠홈시스의 자산(1조4104억원)의 34.9% 수준입니다.
호 키안춘(Hoe Kian Choon) 쿠쿠 인터내셔널 CEO는 최근 외신 인터뷰에서 "공모 연기 결정에 많은 투자자들이 만족했고, 이탈한 주요 투자자는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회사는 목표 공모 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줄여 3억9500만링깃(약 128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며, 주당 공모가도 기존 1.29링깃에서 1.08링깃으로 조정했습니다. 기업가치는 15억5000만링깃(약 5000억원)으로 평가됩니다.
쿠쿠는 이번 상장을 통해 말레이시아 시장 내 브랜드 인지도와 영업력을 강화하고, 옴니채널 유통망 확장과 물류·데이터 인프라 개선에도 속도를 낼 계획입니다. 상장 이후 조달한 자금은 렌털 제품 확보, 오프라인 매장 확대, 싱가포르 등 인접국 진출에 활용될 전망입니다.
업계에선 말레이시아의 정수기 보급률이 25%, 공기청정기 보급률이 10%에 그치는 만큼 시장 확장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쿠쿠 관계자는 "말레이시아 상장과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은 조만간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사진=쿠쿠 말레이시아 홈피)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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