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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7월 3일 16:0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메리츠증권이 부동산금융을 중심으로 실적 키우기에 나섰다. 탄탄하게 마련해 둔 기반 덕분에 정통 투자은행(IB) 부문과 고액자산가 전담조직을 통한 자산관리 강화도 추진한다. 다만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와 부동산 위험노출액(익스포저) 부실화는 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사진=메리츠증권)
3일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2307억원이다. 3개월 만에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인 6301억원의 30%를 넘겼다. 올해에는 특히 수익성 지표 개선세가 도드라진다. 1분기 총자산순이익률(ROA)은 1.5%로 지난해 말 1.1%에서 0.4%p 올랐다.
수익성이 오른 것은 IB부문과 금융부문 실적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1분기 메리츠증권은 IB부문에서 1115억원을 벌어들였다. 전년 동기 766억원에서 성장했다. 같은 기간 금융부문도 3085억원에서 3680억원으로 수익 규모를 불렸다. IB부문의 경우 대부분 부동산PF 인수주선과 채무보증 수수료로 구성돼 있다. 배당수익을 제외한 금융부문 손익도 주로 IB부문과 연계한 기업대출과 보유채권이자에서 나온다.
특히 사업포트폴리오 중 IB부문에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2020년 4월까지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하게 종합금융업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는 증권사였다. 종금계정을 통해 고객 예수금을 조달했고, 이를 바탕으로 부동산금융부문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
이후 종합금융업 인가 만료 이후에도 부동산을 중심으로 수익을 확대하면서, 높은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1분기 메리츠증권의 IB부문 시장점유율은 12.1%에 달한다. 순영업수익 기준 시장점유율도 같은 기간 7.5%로 지난해 말 대비 0.2%p 올랐다.
수익성은 우수하나, 부담요인도 상존하고 있다. 해외 딜을 중심으로 자산건전성이 저하되고 있는 데다 부동산익스포저 규모가 부실화될 가능성이 있다. 1분기 기준 전체 부동산 익스포저는 8조8000억원으로 자기자본대비 129.3%다. 대형사 경쟁(피어) 그룹 대비 높은 수준이다. 나이스신용평가 커버리지 27개사의 자기자본대비 부동산익스포저 비중은 59%에 불과하다.
특히 비교적 위험도가 높은 해외 부동산익스포저 규모는 2조1000억원으로 자기자본대비 31.4%이며, 이 중 40%를 상회하는 규모가 상업용 부동산이다. 브릿지론과 본PF 중후순위 규모도 자기자본 대비 25%에 달해 종투사 평균인 16%를 훌쩍 넘겼다.
(사진=나이스신용평가)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도 메리츠증권의 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쳤다. 메리츠증권이 보유하고 있던 6551억원 규모의 홈플러스 대출채권의 건전성이 저하되면서 고정이하자산도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1분기 기준 요주의이하자산과 고정이하자산은 각각 1조8000억원, 1조3000억원이다. 같은 기간 충당금과 대손준비금은 559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 중 홈플러스 관련 규모는 1320억원이다. 1분기 고정이하자산비율은 전년 말 3.4% 대비 3%p 가까이 오른 6.5%다.
안수진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부동산금융 중심으로 우수한 사업기반을 보유하고 있어 양호한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으나, 부동산 등 여신성익스포저의 양적 부담과 해외 익스포저 관련 자산건전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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