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건설 경기 침체가 후방 산업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건자재와 도료는 물론, 가구업계까지 영향을 받으며 직격타를 입고 있습니다. 후방 산업 특성상 업계의 어려움은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건설 경기 악화와 소비 위축은 곧 인테리어 수요 감소로 이어졌습니다. 국내 주요 가구업체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이상 하락했습니다.
한샘(009240)의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8.2% 급감한 2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현대리바트(079430) 역시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8% 줄었습니다.
신세계까사의 2분기 영업 손실은 18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 대비 손실이 13억원 늘었습니다. 신세계까사의 경우 지난해 1분기에 2년 만에 흑자 전환을 한 뒤 상반기에 5억원의 영업이익을 내고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10억원을 기록하며 신세계 편입 후 처음으로 연간 흑자를 달성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영업 손실 16억원을 기록하며 연간 흑자가 달성이 어려워진 상황입니다.
지난 11일 서울 시내 한 아파트 건설 현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건자재 업계도 상황이 비슷합니다. LX하우시스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66.2% 줄어든 128억원을 기록했습니다. 국내외 건설·부동산 등 전방 시장 불황이 길어지면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줄었습니다. 비건자재사업 부문 중 자동차 소재는 선방했지만 산업용 필름의 이익은 둔화하면서 건자재의 빈자리를 메우지 못했습니다. 반면, KCC는 실리콘 업황 개선과 함께 실리콘 사업 부문 실적이 크게 상승하며 선방했습니다.
도료 업계 역시 뚜렷한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아직 주요 기업들이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 내부에서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대비 큰 폭의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신규 아파트 공급이 줄어든 상황에서 재도장과 상업시설 도장 수요만으로는 감소분을 만회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도료업계는 도료 외의 신사업도 진행하고 있지만 실적을 만회하기는 아직 어려운 수준입니다.
한 도료업계 관계자는 "올해 도료업계가 모두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무래도 후방산업이다 보니 건설 시장이 관건"이라며 "비도료 부문의 신사업도 있지만 당장 매출에 기여하기는 어렵다. 중장기적으로 가져가야할 사업"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도료업계는 봄·가을에 재도장 시즌에 작은 기대를 걸어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 다른 도료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어쩔 수 없고 내년에 실적이 좋기를 바라고 있지만 쉽지는 않을 것 같다"며 "신사업의 경우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상황이고, 기존 시장 지배 업체들과 경쟁해야 하다 보니 매출 실현까지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습니다.
건설 관련 매출 비중이 높은 다수 업체들은 뚜렷한 대응책 없이 올 상반기 실적 부진에 이어 하반기 실적 부진도 감내하며 한 해를 보내야 하는 실정입니다. 착공 물량, 부동산 거래 회복 등의 반영이 지연되면서 인테리어와 가구, 건자재, 도료 수요가 회복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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