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혈 경쟁에 휘청이는 LCC…생존 해법은 ‘M&A’
국내 증시 LCC 4곳 2분기 적자
“LCC들 질적 경쟁 전환 불가피”
2025-08-18 13:50:32 2025-08-18 14:32:27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운임 인하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고환율·고유가 악재까지 겹치면서 국내 저비용 항공사(LCC)들이 올해 2분기(4~6월) 줄줄이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여기에 신생 항공사까지 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하면서 LCC 산업의 구조적 위기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난립한 LCC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인수·합병(M&A)을 통한 ‘규모의 경제’ 확보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항공기가 세워져 있다. (사진=뉴시스)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티웨이항공(091810), 제주항공(089590), 진에어(272450), 에어부산(298690)은 올해 2분기 모두 영업 적자를 냈습니다. 티웨이는 79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제주항공은 419억원, 진에어 423억원, 에어부산은 111억원의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주요 먹거리 노선인 일본과 동남아 등에 공급이 몰리면서 운임 할인 경쟁이 심화한 영향으로 분석됩니다. 
 
여기에 달러 강세와 고유가 부담도 더해졌습니다. 항공사들은 항공기 유류비와 임대 비용을 모두 달러로 지불하기 때문에 환율 상승은 LCC들에게 직격탄으로 작용합니다. 업계 관계자는 “2분기뿐 아니라 갈수록 운임 하락과 공급 과잉, 고환율·고유가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부담이 되고 있다”고 했습니다. 
 
문제는 앞으로도 경쟁이 완화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다음 달 중순 국내 9번째 LCC인 파라타항공이 취항을 앞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파라타항공은 연내 일본과 동남아 노선 진출을 예고했습니다. 시장에서는 정부의 면허 남발이 지금의 과열 경쟁을 불러온 요인으로 꼽습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019년 플라이강원(현 파라타항공),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항공에 신규 면허를 내줬습니다. 그 결과, 국내 LCC 수는 9곳으로 늘었습니다. 이는 국토 면적이 한국의 100배인 미국의 LCC 수(9개)와 맞먹는 수준입니다. 
 
전문가들은 LCC가 살아남기 위해선 M&A에 따른 재편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오는 2027년 하반기 대한항공(003490) 계열 진에어와 아시아나항공(020560) 계열 에어부산·에어서울이 ‘통합 LCC’로 출범을 앞두고 있어 시장 재편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입니다. 이스타항공의 경우 대주주인 VIG파트너스가 투자금 회수를 위해 매각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김광옥 한국항공대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국내 LCC 시장은 이미 구조적 재편의 길목에 들어섰다”며 “중장기적으로 LCC는 3~4개 체제로 압축될 가능성이 크다. 단순히 ‘싼 항공권’만으로는 생존하기 어려운 만큼, 자본·전략·네트워크를 결합한 질적 경쟁으로의 전환이 불가피하다”고 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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