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수사 불응·넘치는 김건희 의혹에 '특검 연장' 불가피
핵심 피의자 불출석, 잇단 의혹에 수사 범위 갈수록 늘어나
2025-08-18 15:46:37 2025-08-18 16:46:33
[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3특검(김건희·내란·채상병특검)이 활동 종료를 각각 한 달 정도 남겨뒀지만, 특검 기간 연장이 불가피할 걸로 보입니다. 윤석열씨에 대한 내란·외환 혐의를 수사하는 내란특검은 윤씨의 조사 불응에 막혀 진도가 나가지 않고 있습니다. 김건희특검은 김씨를 소환해 기소했지만, 수사 대상이 방대해 정해진 기간 안엔 결론을 내기 어렵다는 분석입니다. 정치권에서도 특검을 연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윤석열씨가 7월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직권남용 등 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구속영장 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원에 도착해 하차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내란특검은 6월18일 공식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이후 정부와 군의 핵심 인사들을 잇달아 소환하며 수사 속도를 올렸습니다. 이달 17일엔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이승오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 등을 불러 북한 무인기 투입 의혹을 집중 조사했습니다. 노 전 사령관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도와 포고령 작성에 관여한 핵심 인물로, 이미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특검은 특히 '노상원 수첩'이라 불리는 70쪽 분량의 메모에서 '북의 공격을 유도'라는 문구가 발견된 경위를 추적하고 있습니다. 
 
김용대 사령관 측은 작전 기획 초기부터 합참과 공유했다고 주장했지만, 김명수 합참의장은 사전 보고를 받은 적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한 걸로 전해졌습니다. 특검은 김 전 장관과 김 사령관이 작전 전후 수십 차례 통화한 사실을 확인했고, 수사를 거듭하며 "합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김 전 장관이 무인기 투입 위치를 변경하라고 지시했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내란특검은 계엄 당시 단전·단수 지시 의혹도 수사 중입니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12월3일 밤 윤씨의 전화를 받고 허석곤 당시 소방청장에게 한겨레·경향신문·MBC·JTBC 등 언론사와 여론조사 업체에 대한 전기·수도 차단을 지시한 혐의로 구속돼 있습니다. 그는 수사기관과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과정에서 위증을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습니다. 내란특검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이 전 장관을 불러 기소 전 혐의 다지기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내란특검은 오는 18일에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피의자로 소환할 예정입니다. 한 전 총리는 비상계엄 선포문을 사후에 작성하고 이를 다시 폐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내란특검은 한 전 총리를 통해 비상계엄 선포와 계엄 해제를 전후로 헌법상 국무총리의 역할이나 헌법적 책무가 형사적 책임과 어떻게 연결될지 조사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사건의 정점인 윤씨는 특검의 수사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그는 6월28일과 7월5일 두 차례 소환조사에 응했지만, 지난달 10일 재구속된 이후엔 이후에는 건강상 이유 등을 들어 추가 소한에 불응하고 있습니다. 그는 재구속된 이후엔 내란 혐의 재판에도 불출석하는 중입니다. 
 
내란특검은 8월18일 기준으로 62일째 수사를 진행 중입니다. 기본 수사 기간 90일 중 28일만 남아 있습니다. 수사 종료일은 9월15일이지만, 법에 따라 대통령 승인을 거쳐 30일씩 두 차례 연장, 최장 150일까지 수사가 가능합니다. 이 경우 활동 기간은 오는 11월14일까지입니다. 
 
박지영 특검보는 이날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정례 브리핑을 열고 "정식 수사 기간이 90일, 특검이 30일 정도 연장할 수 있고 그다음에 대통령한테 연장 신청을 요청하는 30일이 있다"며 "법상으로도 90일 정도 남아있기 때문에 지금 단계에서는 수사 연장 신청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윤석열씨 배우자 김건희씨가 1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구속영장 실질심사)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건희특검은 18일 김건희씨를 비롯해 집사게이트 의혹에 연루된 김예성씨,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소환했습니다. 하지만 김건희특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명태균씨가 연루된 공천 개입 의혹을 비롯해 수사 대상이 16개나 됩니다. 각 수사 대상마다 새로운 인지사건과 의혹도 늘어나 점점 수사량이 방대해는 판입니다. 수사 연장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이 가운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은 2010년대 초반 주가조작에 김 여사가 관여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입니다. 기존 검찰 수사에서도 일부 연루 정황이 제기됐지만, 부실 수사 논란이 제기됐었습니다. 특검은 새로운 거래 기록과 계좌 자료를 확보해 사실관계를 재검증하고 있습니다. 
 
김건희특검의 기본 수사 기간은 9월29일까지입니다. 하지만 방대한 자료 검토와 연쇄 압수수색, 관련자 소환을 고려하면 90일 내 수사를 마무리하는 건 쉽지 않다는 평가입니다. 김건희특검 역시 30일씩 두 차례 연장을 통해 최장 11월28일까지 수사가 가능합니다. 
 
민주당도 특검 연장론 띄우기에 가세했습니다. 김기표 민주당 의원은 지난 16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출연, "11월 말 정도까지 해도 수사가 다 안 끝날 것"이라며 "특검을 연장할 거냐 기존에 경찰, 검찰로 넘길 거냐 결단이 남았다. 따로 수사팀이 존속해야 된다는 필요성은 인정한다"고 했습니다. 함께 출연한 박주민 민주당 의원도 "특검을 연장해도 되고, 새로운 특검법을 만들어도 되고, 기존 수사기관이 해도 된다"면서도 "결단하고 판단하면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특검 연장은) 정치 보복을 위한 무리한 수사 연장"이라며 맞서고 있습니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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