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중기 가전업계 임원-직원 '보수 격차' 심화
업계 주요 기업 상반기 임직원 보수 분석
코웨이, 방준혁 의장 13.8억 수령
SK인텔릭스, 직원 평균 4700만…김완성 대표 5.4억 챙겨
위닉스, 실적 부진에도 윤철민 8억…3년 연속 7억 이상
2025-08-20 16:04:15 2025-08-20 17:36:51
[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중견·중기 가전업계에서 임원과 직원 간 보수 격차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습니다. 직원 급여는 수년째 제자리걸음인 데 반해 임원들은 억대 인상을 거듭하며 수억원씩 받아가는 양상인데요. 업계에선 합리적 기준 없는 보수 체계가 내부 사기를 꺾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습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경동나비엔(009450)은 상반기 직원 1인당 평균 보수가 3540만원에 그친 반면, 미등기임원 30명이 총 31억6520만원을 받아 1인당 1억550만원을 기록했습니다. 등기이사 6명은 총 11억원을 챙겼는데 1인당 1억8350만원 꼴입니다. 최근 3년 추이를 보면 등기이사 보수는 2년 전보다 25% 넘게 오른 반면, 직원 보수는 10% 남짓 오르는 데 그쳐 격차가 더 커진 모양새입니다. 업계에선 "임원 숫자가 과도하게 많은 데다 보수 수준도 높아 합리적인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생활가전 시장 강자 코웨이(021240)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상반기 직원 평균 보수는 3723만원이지만, 미등기임원 32명은 총 52억7500만원을 수령했습니다. 1인당 1억6500만원 수준입니다. 등기이사 3명은 총 26억원을 받아 1인당 수령액이 8억6400만원을 기록했습니다. 직원 보수는 2년 전보다 11% 남짓 올랐지만 등기이사 보수는 같은 기간 20% 늘었습니다. 특히 방준혁 의장은 올 상반기에만 13억7581만원을 챙겼는데, 이는 2년 전(8억4325만원) 대비 63% 이상 오른 수치입니다. 서장원 대표 역시 9억2635만원을 받으며 급증세를 보였습니다. 업계에서는 이해선 전 대표 퇴임 후 보수가 방 의장과 서 대표에게 집중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SK그룹 계열 SK인텔릭스는 직원 평균 보수가 4700만원으로 중견 가전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는데, 등기이사 보수는 1인당 4억2100만원에 달했습니다. 임원 중 김완성 대표는 5억3600만원을 수령했습니다. 
 
쿠쿠그룹은 지주사 쿠쿠홀딩스(192400)의 경우 직원 평균 보수가 3700만원 수준이고, 미등기임원 1명이 2000만원을, 등기이사 2명은 1인당 2억3000만원을 수령했습니다. 반면 사업회사 쿠쿠홈시스(284740)는 직원 평균 보수가 3000만원에 불과했습니다. 미등기임원은 1명으로 7500만원을 받았고, 등기이사 2명은 1억4800만원씩 받아갔습니다. 최근 3년간 임원 보수는 1억~2억원대를 유지했지만 직원 보수는 사실상 제자리걸음입니다. 
 
위닉스(044340)의 경우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도 등기이사 보수는 1인당 6억4321만원에 달했습니다. 지난 3년간 6억원대를 꾸준히 유지했고, 특히 윤철민 대표는 올 상반기에만 약 8억원을 받아 최근 3년 연속 7억원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신일전자(002700) 역시 매출·이익 규모가 경동나비엔이나 쿠쿠보다 훨씬 작은데도 등기이사 보수가 1인당 2억5500만원에 달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직원 보수가 3년째 제자리인데 임원 보수는 매년 억대 인상되는 구조라면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경영 성과를 평가하는지 의문이 든다"면서 "상장사라면 주주와 시장을 설득할 수 있는 합리적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실적 부진 속에서도 임원만 두둑하게 챙기는 건 내부 사기 저하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습니다. 
 
상반기 임직원 중견·중기 가전업계 임직원 1인당 보수 현황. 쿠쿠홀딩스 2025 상반기 1인당 직원 보수는 작년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 (표=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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