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대한항공이 70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보잉 항공기를 100대 이상 구매하고, 엔진과 정비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입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해 출범하는 ‘메가캐리어(대형 항공사)’ 도약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대한항공이 25일(현지시간) 워싱턴 현지에서 보잉 차세대 고효율 항공기 103대 구매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19대 분량의 예비 엔진 구매 및 엔진 정비 서비스 계약도 추진한다. (사진 왼쪽부터)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스테파니 포프 보잉 상용기 부문 사장 겸 최고경영자,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은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윌러드 호텔에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스테파니 포프 보잉 상용기 부문 사장 겸 최고경영자, 러셀 스톡스 GE에어로스페이스 상용기 엔진·서비스 사업부 사장 겸 최고경영자 등 각사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보잉 항공기 103대 구매 △예비엔진 19대 도입·엔진정비서비스 도입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보잉 항공기 도입 추진은 통합 이후 성장에 대비한 선제적 투자의 일환입니다.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항공기 인도가 지연되면서 주요 항공사들이 항공기 주문 시점을 당기는 추세를 감안, 2030년대 중후반까지의 선제적 항공기 투자 전략을 수립한 것입니다.
보잉항공기 구매 50조원, 엔진 1조원, 엔진 정비 서비스 계약이 18조2000억원으로 총 70조원에 가까운 대규모 투자입니다. 구매 대상은 B777-9 항공기 20대, B787-10 항공기 25대, B737-10 항공기 50대, B777-8F화물기 8대입니다. 2030년 말까지 순차적으로 도입될 예정입니다.
아울러 GE에어로스페이스와 CFM으로부터 각각 항공기 11대분과 8대분의 예비 엔진을 구매하기로 했습니다. GE에어로스페이스로부터 20년간 항공기 28대에 대한 엔진 정비 서비스도 받습니다.
대한항공은 “선제적인 대규모 항공기 투자를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대한민국과 미국 양국 간의 상호 호혜적 협력에도 기여해 나가겠다”고 했습니다.
대한항공 보잉 787-10 여객기 (사진=대한항공)
항공기 기단 확대·현대화를 추진하면서 이번 투자를 통해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 이후 ‘메가캐리어’ 시대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통합 대한항공 출범의 청사진도 선명해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 전후로 에어버스와 보잉 등과 잇따라 항공기 도입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항공기 인도가 지연되면서 주요 항공사들이 항공기 주문 시점을 당기는 추세를 감안해 2030년대 중후반까지의 선제적 항공기 투자 전략을 수립한 것입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의 기단은 장기적으로 보잉사의 777, 787, 737 및 에어버스의 A350, A321neo 등 5가지 고효율 기단으로 재편될 예정입니다. 대한항공은 △안정적인 공급 증대 △기단 단순화를 통한 규모의 경제 △고효율 신기재 도입을 통한 연료효율성 제고 및 탄소배출량 저감 △고객 만족 극대화 등 다양한 효과를 꾀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한편, 대한항공은 올해 3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임기 시작과 동시에 미국을 방문해 보잉, GE에어로스페이스와 48조원 규모의 항공기·엔진 구매 계약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이어 5개월 만에 다시 한 번 투자 보따리를 풀면서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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