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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박예진 기자]
교촌에프앤비(339770)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률을 7%대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치킨 수요 회복과 함께 지난해 230억원을 들여 가맹지역본부의 직영점 전환을 완료하면서 물류 비용 등에서 비용 효율화가 이루어진 영향이다. 그동안 교촌은 지역본부(지사)를 거쳐 가맹점으로 이어지는 2단계 사업구조로 인한 원부자재 가격 인상 문제로 수익성 저하를 겪어왔다. 이는 가맹본부인 교촌에프앤비가 경쟁사 대비 낮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원인으로 꼽히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10월에는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과정에서 교촌의 초창기 공신들로 분류되는 이들이 지사장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도 밝혀졌다. 전국 23개 지사 가운데 대구중부지사의 경우 친인척이 지사장을 역임하며 특수관계인으로 분류돼 왔다. 교촌이 '본사→지사→가맹점'으로 이어지던 유통 구조를 개선하면서 올해 상반기 수익성은 전년 대비 크게 늘었지만 여전히 현금 및 현금성자산의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영업활동현금흐름보다 큰 규모의 유형자산의 취득 등 자본적지출(CAPEX)이 지속되면서 투자활동과 재무활동현금흐름 유출이 발생한 영향이다.
(사진=교촌에프앤비)
가맹지사 직영 전환 1년 만에 영업이익률 급증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교촌에프앤비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4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58억원) 대비 약 2.5배 이상 늘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당기순이익에 비현금 비용을 더하고 운전자본 변동을 조정해 계산한 것으로 실제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현금 규모를 나타낸다.
지난해 7월 교촌에프앤비가 가맹지역본부를 직영으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진 결과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는 치킨 수요가 회복되면서 매출 250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2271억원) 대비 약 10.37% 늘었다.
세부적으로 보면 가맹점 신규 출점이나 교육 등을 통해 얻는 가맹점 매출은 지난해 대비 소폭 감소한 반면, 상품과 제품 매출액은 10% 이상 늘었다. 상반기 기준 상품매출은 지난해 1942억원에서 올해 2142억원으로 10.33%, 같은기간 제품은 311억원에서 356억원으로 14.36% 늘었다.
특히 지난해 7월 교촌에프앤비가 가맹지역본부를 직영으로 전환을 완료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전환 이전인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률 0.92%에서 올해 상반기 7.98%로 약 7.06%포인트 급증했다. 이는 지난 2020년부터 올해까지 약 5년 가운데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이다.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2020년과 2021년 각각 7.11%, 7.01%를 유지하다 2022년 3.62%, 2023년 4.11%로 줄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5월부터 7월까지 가맹지역본부의 직영점 전환 관련 비용 230억원이 지출되면서 영업이익률이 0%대로 떨어졌다.
직영 전환 완료 후인 올해 상반기에는 지난해 반기 대비 원가율이 0.85%포인트, 판관비율이 6.23%포인트 개선됐다. 원가율이 감소했다는 것은 원재료나 부품을 더 저렴하게 가져와 비싸게 판매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판관비율은 지급수수료가 225억원에서 86억원으로 급격하게 줄어든 가운데 보관료와 광고선전비, 행사비 등이 전반적으로 줄면서 개선됐다.
지난해까지 교촌치킨은 교촌에프앤비가 공급업체로부터 닭·소스 등을 매입해 전국 가맹지역본부를 거쳐 전국 가맹점으로 물류를 배송하는 2단계 사업구조로 운영됐다. 하지만 이 같은 사업구조로 인해 수수료를 2중으로 떼는 문제가 발생하고, 원부자재 가격은 최초 공급가격보다 높아질 수밖에 없는 단점이 있었다.
이와 관련,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과거 회사 성장기에 가맹점 수 폭발적인 증가에 따라 가맹점의 품질, 서비스, 청결 등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가맹지역본부(지사)의 역할이 중요했다"라며 "현재는 회사 규모 및 외부 환경이 변화하면서 2024년에 가맹지역본부를 직영 전환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18년부터 약 7년간 총 가맹점 수를 보면 2018년 1073개에서 2021년 1339개로 4년간 약 266개 매장이 급격하게 증가했다. 이후 2022년 1368개, 2023년 1378개, 2024년 1362개로 1300개 중후반을 유지해왔다. 지난해에는 오히려 가맹점 수가 전년 대비 줄었다.
친인척 등 지사장으로 배치…관리 어려웠나?
가맹본부인 교촌에프앤비가 지사 관리에도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교촌에프앤비는 거래상 지위를 이용해 협력사의 전용유 유통마진을 일방적으로 인하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2억8300만원을 부과받은 바 있다. 교촌에프앤비는 지난 2012년부터 교촌 가맹점만 사용 가능한 전용유를 별도 제작해왔다. 협력사인 전용유 유통업체는 교촌에프앤비가 제조사로부터 매입한 전용유를 다시 매입해 가맹점에 판매했다. 교촌에프앤비는 유통업체에 전용유를 판매하면서 가맹점의 구입가격을 미리 정해 차액가맹금을 얻고, 협력사에 유통마진을 '0원'으로 낮추는 것을 강제한 행위로 공정위의 제재를 받았다.
공정위는 교촌에프앤비가 협력사를 통해 전용유를 유통한 이유를 가맹점 관리 편의성과 함께 전용유 대금 미지급으로 인한 리스크 등을 전용유 유통업체가 지도록 한 것이라고 봤다.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서라는 교촌에프앤비 측 주장과 달리, 실질적으로는 가맹본부에서 지사를 컨트롤하기 어려웠다는 평가다. 교촌에프앤비 자재팀에서 근무했던 강씨의 진술조서에서는 "초창기에 교촌 성장에 공이 있던 분들이 지사장을 맡고 계셔서 일률적으로 본사에서 컨트롤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라며 "지사에서 전용유 물류를 맡게 되면 실제로 비용도 많이 들고 힘들어서 반발이 있을 거다. 실제로도 불만이 있었다"라고 진술했다.
실제로 사업보고서에 기재된 대구중부지사의 경우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창업주의 친인척인 안상욱씨가 2017년 지사장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인 임기 기간을 확인할 수 없지만, 안 씨가 친인척 관계에 놓여 있었던 만큼 대구중부지사는 특수관계자로 분류돼 왔다. 특수관계인이란 혈족이나 인척 또는 기업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과 법인 등을 의미한다.
그동안 대구중부지사와 교촌에프앤비 사이에서 거래를 통해 발생한 매출액은 2021년 54억원, 2022년 71억원, 2023년 60억원으로 연평균 62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2분기 이후에는 직영 전환이 완료되면서 15억원에 그쳤다. 현재는 지사의 직영화가 완료되면서 지사의 매출이 없이 본사에서 가맹점으로 매출이 직접적으로 잡히고 있다.
다만, 교촌에프앤비가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CAPEX 지출이 이어지면서 여전히 잉여현금흐름(FCF)은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FCF는 2022년 -82억원, 2023년 -115억원, 2024년 -43억원, 올해 상반기 -54억원으로 유출이 지속되고 있다. FCF는 기업이 사업으로 벌어들인 돈 중 세금과 영업비용, 설비투자액 등을 제외하고 남은 현금으로, 적자 시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을 제외한 재무활동현금흐름과 투자활동현금흐름 유출도 지속되면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022년 말 619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550억원으로 줄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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