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여파, 이달 알짜 노선 풀린다
장가계·베이징·삿포로 등 대상
독과점 해소 위한 구조적 조치
2025-09-04 15:01:20 2025-09-05 10:15:00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대한항공(003490)아시아나항공(020560) 합병으로 반납된 운수권·슬롯이 이달 중 재배분될 전망입니다. 중국, 일본, 동남아 등 주요 인기 노선이 포함돼, 저비용항공사(LCC)들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인천국제공항 활주로에서 아시아나항공기가 이동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이르면 이달 중 국제선 26개, 국내선 8개 노선의 운수권·슬롯을 재분배할 예정입니다. 대상 노선에는 일본 나고야, 오사카, 삿포로, 중국 장가계(장자제), 시안, 베이징, 상하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등이 포함됐습니다. 여객 수요가 많은 이들 노선은 항공사 입장에서 ‘효자 노선’으로 꼽힙니다. 
 
이 가운데 업계가 눈여겨보는 노선은 인천~장가계입니다. 영화 <아바타> 촬영지로도 알려진 장가계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명소입니다.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여행지’로 꼽히는 만큼 항공 수요가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탑승률도 90%를 넘는 경우가 많아 항공사들 사이에서는 사실상 ‘띄우기만 하면 수익이 나는 노선’으로 평가됩니다. 
 
다만, 이번 재배분에서 대한항공 계열사인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은 제외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합병 심사에서 대한항공과 그 계열사들이 갖고 있는 중복 노선에 대한 독과점 우려를 지적하며 구조적 조치를 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이들을 제외한 LCC들에게는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습니다. 
 
그러나 제주항공(089590)은 예외적으로 다소 불리한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국토부는 운수권과 슬롯을 배분할 때 각 항공사의 안전 투자 및 관리 현황을 반영하는데 제주항공의 경우 지난해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여객기 참사로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운수권과 슬롯 재배분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으로 인해 두 회사가 지닌 노선 점유율이 50%를 초과한 노선에 한해서 공정거래위원회가 독과점 해소를 위해 일부 운수권과 슬롯을 반납하도록 한 구조적 조치의 일환입니다. 
 
운수권은 항공기로 여객과 화물을 탑재하고 하역할 수 있는 권리로, 양국 정부 간의 협정에 의해 성립하고, 이후 각 국 정부가 배분합니다. 슬롯은 항공기가 특정 시간대에 이·착륙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두 요소는 항공사의 수익성과 직결되기 때문에 항공사 간의 경쟁은 치열할 수밖에 없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수익성이 높은 노선들에 대한 운수권과 슬롯 재배분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며 “국토부 배분 시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했습니다. 업계는 이번 조치가 지난 2분기 악화한 실적을 만회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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