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프로젝트 ‘첫발’…에너지·철강 참여 ‘저울질’
포스코인터, 미 글렌파른과 예비 계약 체결
포스코, 사업 참여 시 계열사 간 연계 효과
철강업계도 참여 검토…강관 등 수혜 예상
2025-09-16 14:38:17 2025-09-16 14:43:11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역점 사업인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가 연내 착수를 목표로 속도를 내면서, 국내 에너지·철강업계도 참여 여부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당초 사업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부정적이던 국내 기업들은 최근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정부 차원의 투자 사업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커지자 태도 변화를 보이고 있는 모습입니다.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사진=글렌파른 홈페이지 캡처)
 
알래스카주 정부 산하 알래스카 가스라인 개발공사(AGDC)와 함께 민간 투자자로 참여한 에너지 기업 글렌파른은 최근 올해 안에 이 프로젝트에 대한 최종투자결정(FID)를 완료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FID가 완료되면 사업 타당성 검증을 거친 대규모 에너지 프로젝트에 실제 자본이 투입되고 본격적인 건설이 시작됩니다. 상업 운전 목표 시점은 2030년입니다. 
 
국내 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참여 검토를 공식화한 곳은 포스코인터내셔널입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 11일 글렌파른과 LNG 도입을 위한 예비 계약을 체결하며 첫 행보에 나섰습니다. 이번 계약은 구속력은 없지만, 사업 타당성 검토를 거쳐 수익성이 확인될 경우 연간 100만톤(t) 규모의 LNG를 20년간 공급받는 오프테이크(사전구매) 계약으로 이어간다는 방침입니다. 또 이번 계약에는 약 1297㎞에 이르는 파이프라인 설치에 포스코 철강재를 공급하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특히 포스코그룹은 프로젝트 참여 시 철강재 공급과 건설 부문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옵니다. 포스코 철강 부문은 파이프라인 건설에 필요한 강재를 제공할 수 있고, 포스코이앤씨는 국내외에서 LNG 터미널 건설 경험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얀마 가스전 운영과 LNG 트레이딩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그룹 차원에서도 알래스카 프로젝트 참여 시 연계 효과가 기대됩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타당성과 수익성이 담보될 경우 이사회 등 회사 내부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통해 사업 참여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파이프라인에 사용될 지름 42인치(약 106.7㎝) 강관 등에 대해서는 철강업계가 주시하고 있습니다. 고압과 극저온 환경을 견딜 수 있는 특수 철강 제품인 강관은 국내 기업으로는 세아제강, 휴스틸, 넥스틸 등이 생산하고 있으며, 원료인 열연강판과 후판은 주로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공급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알래스카 주지사 등과 기업인 면담에 참석한 이휘령 세아제강 부회장은 당시 “알래스카 프로젝트가 현실화한다면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동국제강도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사업 참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여전히 불확실성은 큰 상황입니다. 이 프로젝트를 초기부터 주도했던 미 에너지 기업 엑손모빌조차 낮은 경제성을 이유로 철수한 전례가 있고, 미 정부 차원의 구체적인 사업 계획 보고서도 아직 공개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대규모 초기 투자 비용과 사업적 불확실성 등 높은 리스크로 인해 정부 차원의 지원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민간기업의 단독 참여는 사실상 어려운 구조입니다. 이에 수요와 수익성이 안정화돼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경우에 참여 가능성을 검토할 것으로 보입니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사업의 안정적인 수익 구조만 보장된다면 기업 입장에서는 참여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며 “각국 정부와 기업 간 투자 수익 배분과 협력 방식이 명확히 정리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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