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재연 기자]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과 김우영 민주당 의원 간 '욕설 문자' 설전이 국정감사장을 뒤덮으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감이 파행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시작 30분 만에 중단된 데 이어 오후 회의마저 20여분 만에 중단되면서, 이날 우주항공청과 원자력안전위원회를 대상으로 한 주요 현안 질의는 단 한 건도 진행되지 못했습니다.
16일 오전에 열린 국회 과방위 국감은 시작 30분 만에 파행됐습니다. 박 의원과 김 의원 간 욕설 문자 폭로 사태에 따른 충돌로 당사자 간 공방이 이어지면서 최민희 과방위원장이 정회를 선언한 것인데요.
김우영 민주당 의원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을 노려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 위원은 이날 신상 발언을 통해 "동료 의원에게 욕설한 것에 대해 국민과 동료 의원들께 사과드린다"며 "다만 김 의원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김 의원은 자신에게 "찌질한 XX"라는 문자를 박 의원이 보냈다고 주장했고, 이에 따른 양 측의 고성이 오갔습니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 14일 과방위 국감에서 박 의원이 자신에게 보낸 비난 문자를 공개했습니다. 해당 문자에는 "이 찌질한 놈아"라는 표현이 포함돼 있었으며, 이후 박 의원은 김 의원을 향해 "한심한 XX" 등의 폭언으로 응수했습니다. 박 의원이 문제의 문자를 보낸 것은 김 의원이 앞선 회의에서 자신의 장인인 차규헌 전 교통부 장관의 사진을 공개한 데 대한 불쾌감이 원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감은 오후 2시쯤 재개됐지만, 20여분 만에 다시 중단됐습니다. 재개 이후에도 양 의원들간 고성이 오가자 최 위원장은 의원 신상 관련 안건 논의를 이유로 취재진에게 퇴장을 요청, 회의를 비공개 전체회의로 전환했습니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의 비공개 회의 전환 선언 이후 꺼진 국회 중계 모니터. (사진=뉴스토마토)
이날 국감은 본래 누리호 반복 발사와 상업적 이용권 확보 등 민간 우주개발로의 전환을 다루는 핵심 자리가 될 예정었습니다. 또한 존리 우주청 우주항공임무본부장이 오는 24일자로 사직 의사를 밝힌 가운데, 이날 국감에서 차기 인사 문제 등도 거론될 것으로 보였는데요. 또한 우주청 현안을 다루기 위해 이준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우주사업부장(전무)과 이창진 건국대 명예교수(한국우주기술진흥협회 전문위원) 등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었습니다.
결국 우주청과 원안위를 대상으로 한 질의는 단 한 건도 진행되지 못했습니다. 최 위원장이 이날 국감에서 "국가 안보와 국민 안전이 걸린 주요 사업"이라고 강조했지만 의원 간 감정싸움으로 얼룩만 남긴 셈입니다.
박재연 기자 damgom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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