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불법 선거운동 혐의로 정치적 위기에 몰린 유정복 인천광역시장이 광역단체장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인천시장으로서의 직무수행 평가에서 뚜렷한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맞은 정치적 위기를 벗어나 재선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최근 여론조사 전문 기관 리얼미터가 발표한 ‘9월 전국 17개 광역단체장 직무수행 평가’에 따르면 유 시장의 직무수행 평가는 47.9%로 전월(46.1%) 대비 1.8%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전국 광역자치단체장 가운데 7위입니다. 이는 수도권 경쟁 광역단체장 가운데 김동연 경기지사(9위)와 오세훈 서울시장(12위)을 압도한 수치입니다.
주목할 건 정당 내 광역단체장 평가 순위입니다. 이 같은 유 시장의 정책적 평가는 당내 시장 선거 출마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는 분석으로 볼 수 있습니다. 리얼미터의 지역별 지지 정당 계층 기준 정당지표 상대지수(소속 정당 지지도 대비 평가 우위 측정)를 보면 세종시 최민호 시장(125.5점)에 이어 유 시장은 120.8점으로 2위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서울시의 오세훈 시장(102.8점)을 압도하는 점수로, 국민의힘 지지 계층에서 유 시장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습니다.
주민생활 만족지수 또한 유의미합니다. 인천은 64.6%포인트로 5위를 기록했는데요. 이는 전월 대비 1.6%포인트 상승한 수치입니다. 경쟁 수도권 광역자치단체인 서울이 3위(67.7%), 경기가 65.2%로 4위였지만 두 곳 모두 전월 대비 주민생활 만족지수가 각각 0.8%포인트, 3.8%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인천시민들의 생활 만족도가 갈수록 높아지는 것과 대비되는 부분입니다.
유 시장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여러 서민형 복지 정책이 효과를 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앞서 유 시장은 서민 생활 안정과 복지 체감도 높이기를 위한 ‘1000원 시리즈’ 정책, 저출산 대책 일환으로 실시해 온 ‘아이(i) 플러스(+) 시리즈’ 등을 정책을 추진해 왔습니다. ‘1000원 시리즈’를 통해 유 시장은 교통 접근성이 낮은 지역과 고령층 대상 생활물류 지원사업(1000원 택배)과 청년·신혼부부 등 주거 취약계층 대상 공공임대주택 공급 정책(1000원 주택), 인천시민 누구나 1000원으로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정책(1000원 문화 티켓 사업) 등을 추진해 왔습니다.
초고령화 사회 진입 이후 저출산 문제가 국가적 난제인 상황에서 나온 인천시의 ‘아이플러스’ 정책은 출산부터 양육과 교육으로 이어지는 보육에 대한 전 단계를 종합 지원하는 정책입니다. ‘아이플러스’ 정책을 통해 인천시는 지난 7월 기준 통계청 발표에서 출생아 증가율이 가장 높은 광역자치단체로 꼽히기도 했습니다.
인천시장은 지난 15년간 수도권 시도지사 가운데 유일하게 연임이 없을 만큼 변동성이 큰 자리입니다. 유 시장 역시 14대(2014년~2018년)에 인천시장에 취임했지만 15대 연임에 실패했고 이후 2022년 16대 시장에 다시 당선됐습니다. 여야에게 인천시장은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유 시장은 지난 당내 대선 경선에서 인천시 전·현직 공무원들이 공무원 신분을 유지하면서 유 시장 경선을 지원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찾아온 정치적 위기 속에서 높은 시정 평가를 받은 유 시장이 반전의 기회를 포착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김재범 기자 kjb5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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